[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국내 유통대기업의 마케팅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최근 이마트가 축산대체식품 4종을 수도권 20개 지점에 신규로 들여오면서 축산업계와 갈등을 낳고 있다. 축산대체식품을 축산물 전용 코너에 진열·판매하면서다.   
이마트는 축산대체식품이 마트·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적인 제품인데다 식물성 식단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맞는 말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는 것은 기업마케팅의 기본 덕목이다.
이를 통해 성장 동력을 얻고 시장을 개척하는 건 당연하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본질을 흐려선 안 된다. 축산대체식품 판매가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시작부터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축산대체식품을 축산물 전용 코너에서 판매하는 행위가 문제다. 100% 식물성 단백질을 표방하는 축산대체식품이 동물성 단백질인 축산물과 한데 섞여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다. 분명 식물성 원재료만을 활용한 채식 상품을 모은 ‘채식주의존’을 이마트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겉표지만 얼핏 보면 축산물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매우 흡사하다. 
축산물을 애용하던 소비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혹은 의도치 않게 축산대체식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축산물과 축산대체식품을 한 곳에 두고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게 국내 굴지의 유통대기업이 할법직한 마케팅인지 되묻고 싶다. 이러한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제공하는 게 아니다. 
소비자를 현혹·기만함은 물론 축산업에 상처주고 기반을 위축시키는 저급한 상술이다.
이렇게 하나의 사례로 굳어지면 제2, 제3의 축산대체식품들이 축산물 전용 코너에 잇달아 진열될 것이다. 전통 축산물과 축산대체식품은 하루속히 분리를 원칙으로 판매돼야 한다. 
축산물은 가축을 가족처럼 정성스레 돌보는 농가의 애환이 깃든 결과물이다. 축산대체식품과는 결이 다르며 가치에 있어서도 비교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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