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출장길에 들어선 휴게소에 걸린 ‘로봇카페’라는 간판이 그날따라 유독 눈에 띄었다. 커다란 자판기의 유리 안에 주문을 기다리는 로봇에게 커피를 주문하고 로봇이 커피를 완성하기까지는 약 1~2분 내외. 
로봇이 만든 커피는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고, 가격도 나름 합리적이었다. 로봇카페를 이용하는 사이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휴게소에 있는 로봇이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커피가 만들어지나 궁금하기도 했던 이들은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세상이 오다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을 실제로 보았다면서 중얼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어느 날, 패스트 푸드점에서 한 중년 남성이 주문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햄버거를 주문하기 위해서는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하는데, 기기 사용에 자신이 없었던 그는 선뜻 주문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서서 키오스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한참을 서성이던 그는 주문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결국, 주문하지 못해 자리를 벗어난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가 활성화되면서, 무인 판매 시스템과 인공지능 AI 기술을 탑재한 로봇 기기들의 활용이 더 빠르게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이제, 어딜 가도 이런 모습들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 중 하나가 되면서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축산업계에도 로봇화‧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농협 한우 프라자는 최근 자율주행 서빙 로봇을 시범 도입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선호와 인력 부족이 심해지면서 트렌드에 맞춰 무인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로봇은 점원이 선반에 음식을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를 누르면, 최적의 경로를 파악해 이동하고 장애물을 마주치면 스스로 판단하여 피해 가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젖소 목장에서는 소가 스스로 착유장으로 들어가 로봇 착유기의 차례를 기다린다. 올해 2월 기준 국내에 도입된 로봇 착유기는 153대로 우리나라 전체 낙농가의 약 2% 수준이 로봇 착유기를 사용하고 있다. 
수억 원대의 로봇 착유기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올해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로봇 착유기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더 많이 보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우농가에서는 농장주가 없더라도 시간이 되면 자동급이기가 작동되면서 우사에 사료를 공급한다. 농장주는 애플리케이션이나 CCTV 영상 화면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오리 농가에는 깔짚 자동살포기를 설치할 수 있다. 오리사 깔짚 자동살포기는 축사 천장에서 왕겨나 톱밥 같은 깔짚을 자동으로 뿌려준다. 살포기는 레일을 따라 직진 주행하면서 깔짚을 축사 바닥에 고르게 뿌려주고, 중간에 깔짚이 소진되면 돌아와 깔짚을 채운 후 살포 중단 지점에서 다시 살포를 시작해 다 끝나면 처음 지점으로 되돌아온다.
전문가들은 로봇화‧자동화 장치들은 농촌 고령화 등으로 일손 부족이 심각한 축산농가 인력난을 해소하고, 고된 작업을 손쉽게 빨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생산성에서 많은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은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까지 챙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경쟁력 향상의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규 인력 유입이 어려운 축산업에서 로봇화·자동화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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