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의견 배제…‘반쪽’의 성과

생산자단체와 낙농조합들
구조개편 전면 반대 표명
수요자 측에서만 ‘공감’
법률 적용 놓고 충돌 우려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정부는 지난 12일 열린 낙농산업발전위원회에서 낙농진흥회의 의사결정체계 개선방안과 생산비 절감 방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위원회는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소비자, 낙농진흥회, 생산자, 수요자 대표 등 17명의 위원이 참석해 정부 실무 작업반이 취합한 내용을 토대로 논의를 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참석 위원들이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 개편에 대해 긍정적이었으나, 생산자를 대표하는 위원들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거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위원회에서 제기된 내용을 실무 추진단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진전사항을 정리해 다음 회의에서 추가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생산자단체와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강력하게 비판하는 한편, 진흥회 의사결정 구조 개편안에 전면 반대를 선언했다. 특히 현장에 참석한 생산자 측 위원들은 진흥회의 공공 기관화에 강한 우려를 표하는 한편, 이해당사자 간 사전협의 없이 밀실에서 진행되는 논의 과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 진흥회 의사결정 구조 개편

정부는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에 따르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낙농진흥회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이사회는 일반 국민(소비자)·전문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지나치게 엄격한 이사회 개의 조건을 완화하되 △의결 조건은 강화하고 △이사 선임 절차를 총회에서 이사회로 위임하는 한편 △정관 제·개정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 생산자 제외, 정부 의견에 공감

정부의 방안 제시에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측 위원들은 정부의 방향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학계에서는 연세대학교 윤성식 교수가 공공 기관화를 제안하고 지인배 동국대학교 교수가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의 균형을 맞출 필요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 개편 취지에 힘을 실어줬다.

수요자측인 유가공업계 역시도 이창범 유가공협회장이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공익성을 갖춘 측이 참여하여 갈등 상황에서도 의사를 결정할 필요 있다”고 공감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생산자 강한 우려 표명

생산자측 위원인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과 맹광렬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 사혁 서울우유상무, 조재철 농협경제지주 상무 등은 진흥회 의사결정 구조 개편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승호 회장은 “과거 이사회나 총회 개최가 문제가 된 사례가 없었다”라고 밝히며 “사단법인인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처럼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의 방향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사혁 서울우유 상무는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개편은 매우 중요하며, 추후 낙농 산업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므로 의견수렴을 통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철 농협경제지주 상무는 진흥법이 민법의 사단법인 부분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있기 때문에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라 개편할 경우 법적 충돌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생산자…위원회 진행과정 불만 제기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과 맹광렬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은 위원회가 소통없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회의자료가 사전배포 없이 회의 당일 배포되면서 논의 사항들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현장에서 생산자측 위원들은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승호 회장은 “회의자료가 회의 당일에 배포됐다”면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자료에 포함되어있다”라고 지적했다. 

맹광렬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도 “앞으로 회의 직전에 자료를 배포하는 일은 지양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차기 위원회의 운영에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박영범 차관은 “오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듣고 다음 회의 때 이야기하겠다”면서 “각 위원님께서 오늘 이 건에 대해 의견을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박 차관은 “치밀하게 대책을 만들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각론이 들어가면서 이견이 많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의견을 개진할수있도록 창구를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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