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불명예 털고 고속성장 기틀 마련

1분기 경영 실적 가히 폭발적
순익 28억…목표대비 360%나
파견직 최소화 세대교체 바람
의욕 충만 “희망 보았다” 소회

브랜드 소비자 인식 조사 1위
내부보다 외부에서 신뢰 굳건
올 사업목표 7000억 원 설정
공격 경영 통해 시스템 구축케

1인 가구·비대면 소비에 대응
가정간편식 통합 브랜드 개발
온라인 채널 다양 품목 확대
농가·농축협·협력 업체와 협업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농협목우촌은 농협 경제지주 계열사다. 1995년 김제 육가공공장 개장으로 본격적인 육가공사업에 뛰어들어 100% 국내 돈육 사용·무전분·무방부제를 사용함으로써 육가공산업을 한 차원 높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축협 통폐합 과정 등을 겪으며 매출 1조 클럽 가입을 장담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5000억원대에 머물고 장기적 침체에 빠져 매년 인사 때마다 직원들이 ‘가기 싫어하는 곳’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애물단지로 변했던 목우촌이 지난해 매출 6000억 원대를 돌파하더니 올해는 7000억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목우촌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해 열기를 이어받아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정종대 대표이사 취임 100일’을 맞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 취임 직후부터 현장을 순회하는 등 100일 동안 바쁘게 움직였다. 먼저 소감을…

“목우촌의 분위기가 장기간 침체로 우울할 줄 알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편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임자인 곽민섭 대표, 표기환 전무 등이 흐트러졌던 체계를 잡아놨더라. 뿐만 아니라 본부 파견직원이 최소화되고 자체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사업 개편, 직원들의 세대교체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100일 동안 현장을 돌아보니 직원들의 ‘하고자 하는’ 업무 자세와 목우촌에 대한 자부심 또한 강했다. 설 선물세트 판매목표 35만 세트를 무사히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분위기가 동력이 됐다.”

정종대 대표이사는 ‘농협목우촌’이 축산경제에서 갖는 의미는 단순한 ‘상표’도 하나의 계열사도 아니라고 한다. 협동조합이 국내 축산업을 주도하고 발전시켜온 ‘불쏘시개’였다는 것이다. 그의 말 그대로 농협목우촌은 국내 돼지고기 신선육 시대뿐만 아니라 육가공산업을 질적으로 접근하도록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던 까닭에 적자 사업장으로 전락하면서, 농협 내에서 받아온 홀대를 뼈아프게 여겼던 몇 남지 않은 인물 중에 한 명이 그였다. 

대표이사 취임 직후 공장과 지점 등을 돌고, 동종업계를 방문하면서 사업 활로를 찾겠다고 뛰어다닌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그런 와중에 그는 밖에서 본 농협목우촌과 내부에서 보고 있는 시각이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100일의 소감에서 가장 먼저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직원들의 의욕이 함께 어우러지자 그 결과는 무리하게 보였던 판매량 100% 달성이라는 설 선물세트 판매에서부터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판매량 대비 29% 성장한 수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3월 말 경영실적은 가히 폭발적이다. 매출액 1556억, 당기순익 28억원으로, 계획대비 실적 107.8%, 당기순익 360.5%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7%와 무려 730.2%의 파격적인 성장이다. 올해 목우촌은 매출 7000억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다. 

 

- 공격적인 경영을 표방했다. 자신감을 가졌다는 의미인가?

“2020년 농협중앙회는 닐슨에 의뢰해 ‘농협 브랜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농협목우촌은 육가공 매출 상위업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맛과 품질의 우수성, 신뢰 등에서 타 브랜드 대비 월등한 성적으로 ‘고품질의 맛있는 햄’으로 남녀노소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면 그동안 내부에서조차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목우촌 브랜드가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러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할 수 있느냐만 남았다. 

이미 지난해부터 성장 동력에 힘이 생겼고, 그 불씨를 큰불로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됐다. 그것은 선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계열농가 확보로 물량을 확대하면 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이는 판매물량 확대로 이어진다.

이런 구조가 정립된다면 누가 대표로 오더라도 사업의 기조는 바뀔 이유가 없다. 농협에서 계열사의 대표 임기는 일반 회사와 달리 1년 단위다. 따라서 대표가 바뀔 때마다 사업 기조가 흔들리게 되는 단점이 있는데, 시스템이 완성되면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사업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8대 핵심추진사업’을 선정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식품산업계의 영역 파괴 등 주변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지금부터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 목우촌은 없다. 따라서 신규 성장 동력사업에 대한 투자와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현대식 자동화설비 투자, 차세대 전산 시스템 조기 정착 등 생산 최적화와 디지털 전환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어떻게 전개하나?

“1인 가구 증가와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크게 확산됐다. 이와 관련 통합브랜드를 개발 육성할 것이다. 목우촌에 ‘생생’ 등 몇 가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인식이 낮다. 목우촌 대표브랜드인 ‘주부 9단’을 활용한 국산 원료 위주의 차별화되고 고품격의 통합브랜드를 조만간 개발한다. 

또 온라인 판매채널 다변화와 취급 품목을 확대한다. 목우촌의 몰을 개편하고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따른 자사몰 판매 활성화를 도모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개설과 카카오 선물하기 입점으로 고객 접근성을 대폭 강화한다. 

역량 있는 온라인 밴더사를 신규 발굴하고, 쿠팡,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 온라인 유통업체와 협업한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3월 이미 자체 온라인 판매채널을 구축했다. 앞으로 자사 채널 활성화와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등 라이브커머스 확대 편성 등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대대적으로 넓혀나갈 것이다.

또한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 시대로 접어들었다. 시장 규모도 6조원에 이른다. 신성장 동력사업의 일환으로 펫사업도 대폭 강화한다. 이미 펫사업 전담 T/F 조직을 구성해 운용 중이다. 

고품질 펫용품‧사료를 중심으로 생산 및 유통기반을 확충해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반려동물 간식류와 펫상품의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온라인 몰 입점도 추진한다.”

 

- 올해 각오는?

“사업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페달을 부지런히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쓰러진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쓰러지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뒤처지면 따라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농협목우촌은 이미 그런 경험을 했다. 

때문에 뒤처진 갭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가히 발버둥을 쳤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출시한 ‘뽀로로와 친구들 비엔나소시지’는 맘카페를 중심으로 큰 인기몰이를 하면서 비엔나류 매출액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SNS 임직원 홍보단 ‘M플루언서’를 확대 운영하면서 목우촌 내‧외부 홍보 메신저 역할 역시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큰 폭의 성장은 바로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쌓여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목우촌은 협동조합의 계열사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축산농가는 물론 협력업체‧농축협‧계통조직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십의 정도 경영의 틀을 세워나갈 것이다. 

또 직원들이 이를 목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공정한 인사원칙과 기준을 마련해 소외되는 직원 없이 모두가 주어진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세심히 챙겨나가겠다. 

소비자에게 건강한 축산 제품을 공급하고, 대한민국 축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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