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 한 일과 슬픈 현실

사람이 살다보면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거나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질 때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고 말한다. 
불가사의라는 용어는 원래 ‘마음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이치’를 의미하는 불교 용어라고 전해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는 것을 ‘가장 뛰어난 불가사의’라고 하고 깨달음의 경지를 다른 말로 ‘불가사의한 경지’라고 한다. 
최근에는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거나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일컫는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건축물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기하면서도 정교하게 축조되어 아직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하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Angkor Wat)를 가까운 지인들과 여행을 간 일이 있다. 
캄보디아 유적의 진수 앙코르 와트는 ‘도시의 사원’이라는 뜻으로 1860년 프랑스 박물학자 알베르 앙리 무오(Albert Henry Mouhot)가 발견하기까지 400년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에서 가장 큰 석조 건물이자 종교 건물이다. 
앙리 무오는 진기한 나비를 채집하기 위해 현지 안내인 네 명과 함께 캄보디아의 밀림 속을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 도착하자 안내인들이 더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더 들어가면 몇백 년 동안 텅 빈 도시가 나오는데 그곳에는 주술(呪術·미래를 점치는 행위)에 걸린 수많은 유령이 들끓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인 무오는 텅 빈 도시가 있다는 말에 흥미를 느껴 직접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안내인들을 설득해 밀림으로 계속 들어가던 무오는 갑자기 펼쳐진 장관에 넋을 잃고 말았다. 
그는 일기에서 그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늘의 청색, 정글의 초록색, 건축물의 장엄함과 우아한 곡선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리스와 로마가 남긴 그 어떤 유적보다도 위대하다. 세계에서 가장 외진 곳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이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앙코르 와트는 불가사의하다.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2년이 지나면 비정규직을 쫓아내고,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법이 전·월세난을 가중하고 세입자가 오갈 데 없이 만드는 불가사의한 일이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진실이 호도(糊塗·속이거나 감춤)되고 위선이 판을 치는 세상이 더욱 슬프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언제나 돌아올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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