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부숙도 의무화 ‘D-74일’Ⅰ…현황] 5년의 유예기간 거쳤다지만…갈 길이 멀다
[퇴비부숙도 의무화 ‘D-74일’Ⅰ…현황] 5년의 유예기간 거쳤다지만…갈 길이 멀다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1.01.0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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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되면
매년 의무적으로 1~2회 검사
기준 미달퇴비 살포하면 처벌
검사 결과 3년 동안 보관해야

정부, “대상 농가는 5만517호”
자체 관리 가능 농가 71.2%
하지만 100% 완숙 기대 금물
기기 작동 안되고 운용 어려움

‘공동자원화 위탁’ 선택했어도
현재 대부분 돈·계분 주를 이뤄
젖소 유기물 비중 상대적 낮아
함께 처리하기엔 곤란한 상황
겨울철에는 퇴비 온도가 낮아 부숙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농가에서는 트랙터 등을 이용해 퇴비를 뒤집어 쌓아 수분을 조절해 미생물이 활성화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과정을 예비부숙이라 한다.
겨울철에는 퇴비 온도가 낮아 부숙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농가에서는 트랙터 등을 이용해 퇴비를 뒤집어 쌓아 수분을 조절해 미생물이 활성화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과정을 예비부숙이라 한다.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 경기도 평택에서 젖소 100여 마리를 사육하는 A씨. 

그는 퇴비부숙도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농장에 퇴비처리 기기를 들였다. 

지자체 지원과 자부담으로 1억여 원을 투자한 A씨는 골칫거리였던 퇴비처리 걱정을 훌훌 털어버릴 기대에 차있었다. 

그런데, 기기 설치 한달도 채 되지 않아 그의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

손쉽게 축분을 퇴비화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자신의 손을 거쳐야 했기 때문. 

 

# 경기도 안성의 B 낙농가. 이농가는 퇴비사 및 시설 구축이 여의치 않자, 축분처리를 위해 공동자원화 시설에 문의를 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공동자원화 시설은 대부분 돈분 또는 계분을 활용한 자원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축분이라는 이유에서다. 

공동자원화시설 운용 지침에 따르면 축분도 시설 유입이 가능하지만, 돈분·계분과는 달리 처리 시간이 길고 번거롭기 때문에 시설에서는 반기지 않는다는 것. 

또 축분 전체의 수거는 불가능하고 육성우장 또는 운동장 등 수분기가 적은 물량의 유입을 선호하기 때문에 처리시설로 보내는 것을 포기했다. 

 

가축분뇨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제도가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3월 25일 본격 시행된다. 

이제, 3월 25일 부터 축산농가는 매년 의무적으로 1~2회의 부숙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부숙도 검사 받지 않거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퇴비를 농경지에 살포하면 지자체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부숙도 의무검사 횟수의 경우 신고 규모는 연 1회, 허가 규모는 6개월에 1회를 받고, 그 결과를 3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참고로 허가규모는 △돼지 1000㎡ 이상 △소 900㎡ 이상 △가금 3000㎡ 이상이고, 규모가 이보다 작은 농장들은 대부분 신고 규모에 포함된다.

가축분으로 만든 퇴비를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축사면적이 1500㎡ 이상인 농가는 ‘부숙후기’ 또는 ‘부숙완료’로, 1500㎡ 미만인 농가는 ‘부숙중기’ 이상으로 부숙 시켜야 한다. 

계도기간이 끝나는 3월 25일 이후에는 퇴·액비화 기준 초과시 지자체에서 과태료를 부과한다. 과태료가 허가규모는 △1차 100만 원 △2차 150만 원 △3차 200만 원의 처분을 받는다. 신고규모는 △1차 50만 원 △2차 70만  원 △3차 100만 원이 부과된다. 

퇴비부숙도의 의무화를 3달여 앞둔 가운데, 아직도 퇴비부숙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월, 농식품부가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가축분뇨법에 따른 퇴비 부숙도 적용을 받는 축산 농가는 5만517호로 파악됐다. 

축종별로는 한우 3만8868호, 젖소 4596호, 돼지 3582호, 가금 2170호, 기타 1301호로 해당 농가 모두가 퇴비 부숙도 검사 이행을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비사와 장비 등을 충분히 갖추고 자체 부숙 관리가 가능한 농가는 전체 5만517호 중 71.2%인 3만5944호인 반면 부숙 역량 미흡, 교반장비·퇴비사 부족 등으로 지자체와 지역 농축협 등의 집중 관리가 필요한 농가는 약 28.8%인 1만4573호였다. 

관리가 필요한 농가에서는 부숙 관리 미흡, 교반 장비 미흡, 퇴비사 부족 등의 문제점들이 있었고 이러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안고 있는 농가도 일부 존재했다. 

또한 농가별 부숙도 검사에서 2.4%인 728호가 부적합으로 판명됐다.

이 가운데 특히 낙농의 경우에는 축분의 특성상 공동처리 시설 반입이 어려울 뿐 아니라, 목장 내에서의 처리도 까다로워 애로사항이 많은 편. 또 퇴비사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자체 지원 사업 등으로 퇴비사와 장비를 갖춘 농가가 71.2%로 집계됐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퇴비 부숙도를 위한 준비는 갖춘 농가들이다. 

그러나 시설 및 공간을 확보했다고 해서 100% 완숙 퇴비를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는 금물이다. 

실제 발효기 등의 설치 농가들 가운데서는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계절별 온도차 등으로 기기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교반 및 발효기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완숙 퇴비를 만드는 것이 더욱더 쉽지 않은 상황.

퇴비사를 갖춘 농가들은 추가적인 인력과 트랙터 등 시설을 투입해 교반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작업에 어려움이 있어 포기하는 농가들도 속출하고 있다. 

또 퇴비사 확보가 어려운 농가들의 경우에는 공동 자원화 시설로 위탁 하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녹록치 않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퇴액비화 공동자원화시설에는 돈분과 계분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 

반추위를 가진 젖소의 특성상 분뇨에 유기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부숙이 더디게 이뤄진다. 호기성 미생물의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돈분·계분과 함께 처리하기가 어려운 상황. 

때문에 공동자원화 시설 처리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실제적으로 공동자원화 시설을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장비 및 퇴비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와 부숙역량이 미흡한 농가가 1만4573호로 조사됐다.

전체 대상농가의 1/3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이들에 대해서 축사바닥 깔짚관리, 퇴비더미 수분관리, 미생물 살포 등 퇴비 부숙관리 요령에 대한 교육과 전문가 등을 활용한 현장 컨설팅을 병행해 의무화에 대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장비 또는 퇴비사 부족 농가에 대해서는 농가 여건에 맞는 이행방안 및 관련 지원 사업 등의 조치를 통해 이들이 모두 퇴비 부숙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간다는 것인데, 얼마나 이행될지는 알 수 없다. 

또한 퇴비사가 확보되지 않은 농가들을 위해 마을 공동자원화 시설 구축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을 공동자원화 시설은 총 사업비 2억 원(국비 40%, 지방비 30%, 국비 융자 30%)으로 추진되며, 퇴비화 시설, 퇴비사, 건조장, 악취저감시설 등을 건립하며, 악취측정 정보통신기술(ICT) 기계장비 지원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그러나 마을형 퇴비자원화 시설은 축사 깔짚과 개별 퇴비사에서 1차 부숙을 거친 중기 이상의 분뇨를 받아 공동으로 퇴비로 만들기 때문에 1차부숙은 농가에서 이행해야 한다. 

또 아직 시설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설을 구축해서 가동될 때까지는 농가에서 퇴비부숙을 해야 한다. 

경기도의 한 축산농가는 “유예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실제 제도가 시행되어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축산농가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부정적 시각 보다는 제도를 따를 수 있도록 독려해 낙오자 없이 제도에 연착륙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바른 퇴비 관리를 하는 농장에는 퇴비사에 구간별 퇴비가 쌓여있어야 한다. 완숙 퇴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분과 부숙이 완료된 완숙 퇴비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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