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리스토퍼 올슨 위스콘신대 수의대 교수 발표

 
“신종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돼지는 물론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연구의 권위자 크리스토퍼 올슨 미국 위스콘신대 수의대 교수는 지난 20일 (사)양돈연구회(회장 이승준) 주최로 경기도 분당 소재 수의과학회관에서 개최한 ‘제6회 신기술 양돈워크숍’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올슨 교수가 워크숍 둘째 날 ‘최근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연구 동향 및 예방 대책’이란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돼지호흡기 질병의 주요 원인인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930년대에 돼지에서 최초로 분리됐다. 이후 1998년경부터 북미 지역의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급변, 미국 전역에 사육되는 돼지에게서 H3N2 바이러스와 H1N2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유행했다. 또 캐나다 지역의 돼지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4N6이 분리됐다. 따라서 효율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일반적인 돼지 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은 이유자돈과 육성돈에서 발병하며, 사람의 독감과 비슷한 임상 증상이 관찰된다. 발병한 농장에서는 감염율이 80% 이상으로 매우 높고, 고열(섭씨 42도 이상)을 동반한 폭발적인 기침을 유발한다.
하지만 1997년 이후 미국에서 출현한 H3N2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전형적인 특성 외에도 모돈에서 고열과 사료섭취 거부를 동반했으며, 2∼5일이 경과되면 유산하게 된다. 개체별로 증상이 심한 모돈은 폐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는 양돈을 주로 하는 미네소타, 아이오아, 네브라스카 등의 중서부 주에서 발생했다.
2년 후 다시 고전적인 H1N1과 1997년 출현한 신종 H3N2가 다시 혼합되어 또 다른 신종 H1N2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미국 중서부 주에서 출현했다. 이러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3N2와 같이 이유 자돈과 육성돈에서 심한 호흡기 질병을 유발했다. 또 임신 모돈에서는 고열과 식욕부진, 유산 등은 물론 유산한 모돈의 폐사까지도 나타난다. 최근 미국은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농장의 피해가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단에도 어려움이 많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종간의 장벽을 넘어 돼지와 인간 모두에 발병하고 있다. 사실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역사는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매우 밀접하게 얽혀있다.
독감은 1918년 미국서부의 늦여름과 가을 사이 돼지에서 최초로 알려졌는데, 그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2억∼4억명의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었다.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930년대에 최초로 분리됐다. 이 바이러스는 고전적인 H1N1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1918년에 유행했던 사람 바이러스가 이런 초기의 돼지 바이러스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수 공통 전염체로서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관련된 인수 공통 감염이 미국, 유럽, 홍콩에서 보고됐으며, 사망자도 발생했었다.
넓은 시야에서 보았을 때 조류 바이러스가 포유동물 세포에서 증식을 위해 하나의 숙주로 돼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1957년과 1968년에 유행한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재배합 한 것이다.
최근에는 사람·조류 재배합 바이러스가 유럽 지역의 돼지로부터 소수 분리됐고, 네덜란드의 아이들에게서도 분리됐다. 이러한 사건은 유전자 재배합이 돼지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북미 지역에서 돼지 독감은 거의 고전적인 H1N1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었다. 그런데 1997∼1998년에 상황이 바뀌었다. 사람 바이러스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서 유래된 유전자를 가진 H3N2 바이러스가 미국과 캐나다의 몇몇 지역에서 분리되기 시작했다. 또 콜로라도 주, 오클라호마 주, 위스콘신 주, 일리노이주, 노스케롤라이나 주에서 분리됐고, 미국 전 지역의 돼지 사육 농장에서 발견됐다.
이런 H3N2 바이러스의 특징은 첫째, 몇몇 H3N2 바이러스의 발병은 호흡기 질환과 유산에 관계가 있다. 그러나 유산이 바이러스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인지, 단지 고열 때문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둘째, 초기에 분리했던 돼지 인플루엔자 H3N2 바이러스가 1998년에 분리됐지만, 이 바이러스는 오히려 1997년에 분리된 사람 H3N2 바이러스와 H3 HA 유전자 측면에서 매우 유사했다. 이것으로 사람/조류/돼지 유전자를 갖는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기 전에 사람 바이러스가 2년 정도 돼지 집단에서 유행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셋째, 넓게 퍼지는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에 비해 유전자 조합이 안되어 있는 Sw/ONT/97 바이러스와 유전자 재조합된 Sw/NC/98 바이러스는 돼지 집단에서 영구히 존속하지 못했다. 이것은 적절한 보호, 동물 이동의 차단과 같은 특별한 조치의 결과겠지만,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가 유전자 조합이 안 되어 있는 Sw/ONT/97 바이러스와 유전자 조합이 된 Sw/NC/98 바이러스 사이의 유전적인 차이가 감염력이나 바이러스 증식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사이에 숙주 특이성은 여러 유전자적 요소에 지배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중 HA 유전자가 수용체 결합 단백질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초기의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의 HA는 사람 유래 바이러스로부터 12개의 아미노산차이를 보인 데 반해 Sw/ONT/97와 Sw/NC/98은 이런 아미노산 잔기를 비교했을 때 대부분에서 사람 바이러스와 거의 동일했다.
우리는 현재 HA의 차이에 따른 HA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돼지 H3N2 바이러스의 감염성과 증식률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유전적 요소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역학을 이해하고 문서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진단 실험실의 역할이 중요하다. 진단 실험실에서는 H1N1과 H1N2 바이러스를 감별하기 위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HA와 NA 유전자 아형을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또 다시 출현할지 모를 잠재성이다. 미국 돼지 집단에서 이렇게 순환하는 3종의 바이러스가 다시 유전자 재배합을 통해 새로운 아형의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 또 돼지가 아닌 이종 전파를 통해서도 그 가능성은 크다.
지금 주목해야 될 점은 유전자 조합된 H1N2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이미 노스케롤라이나 주 지역의 야생 물새에서 분리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전적인 H1N1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H3N2 또는 H1N2 바이러스 사이에서 유전자 재배합을 통해 새롭게 H1N1 바이러스를 출현시켰으며, 이런 바이러스가 돼지뿐만 아니라 미국의 사람으로부터 분리됐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상업 백신이 시판되고 있으며,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판되고 있는 백신은 1999년에 새로이 출현한 H1N2에 대한 항원을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 백신이 최근 출현한 바이러스까지도 예방할 수 있는지는 좀 더 연구해야한다. 또 겨울철 철새 등의 외부 동물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만약 농장에서 발병될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의 가장 큰 특징은 고열이므로 해열제 등의 사료첨가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때에는 파스튜렐라성 폐렴 등 2차 세균이 문제되므로, 해열제와 함께 사료첨가 항생제도 같이 첨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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