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감염으로 질병유발 않도록 주의

 
소모성 질병의 하나인 이유자돈 전신성 소모성증후군(PMWS)이 국내 양돈장에 급속도로 퍼져서 막대한 손실을 주고 있다. PMWS 증상으로 인한 자돈의 폐사는 계속된 사료값 인상과 함께 오랜 저돈가 시대를 빠져나온 양돈인들에게는 이중삼중의 고통이 되고 있다.
PMWS 증상은 성돈이나 신생·이유직후의 자돈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5∼7주령의 이유·육성자돈에서 발생한다.
임상증상은 주로 발열, 위축, 호흡기 증상에 따른 폐사 형태가 가장 많이 관찰되고 있으며, 위축돈의 40∼50%가량이 폐사하고 있다. 주로 4월에서 6월까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PMWS 증상은 돼지 써코바이러스 2형(PCV2)이 1차적인 원인으로, 국내에서는 1997년 처음 발생이 보고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양돈장이 써코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러나 써코바이러스는 단독으로 PMWS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돼지 파보바이러스나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바이러스에 대한 복합 감염시에 PMWS는 전형적인 증상을 나타낸다.
국내의 일반적인 양돈장들은 PMWS 증상이 나타나면 해열 및 호흡기 질병에 효과적인 약제를 수의사의 추천이나 병성감정 기관의 감수를 통해 처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PMWS 증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동물약품이 없는 상태이고, 약제사용을 중단할 경우 예전의 심각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처방안은 못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PMWS 증상 예방 및 개선방법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가장 이상적인 예방방법은 자돈사의 올인/올아웃이다. 3개월에 한번씩 자돈사를 완전히 비우고 소독 후 완전히 건조하고, 일주일 정도 비워둔 후 자돈을 입식 하는 방법이다. 이는 산재성 병원균을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올인/올아웃이 어려울 경우 차선의 방법으로 돈방 단위로 철저히 수세소독을 하고, 다른 방 돼지와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칸막이를 설치하는 방안도 효과를 보고 있다.
둘째, 인간이나 동물이나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튼튼한 자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모돈 관리가 중요하다. 또 정상적인 돼지는 21일령 전후에 이유 하지만 자돈의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30일령 이상까지 이유자돈을 분만사에서 키우다가 이동시키는 방법이 있다.
셋째, 과밀 사육은 자돈의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사료효율과 항병력을 저하시킨다. 그러나 너무 적은 두수를 수용할 경우에는 이동 후 온도 유지가 되지 않아 적응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넷째, 액상형태의 젖에 익숙해져 있는 자돈에게 죽 형태의 사료를 급여한다. 혹은 대용유나 조기이유자돈(SEW)사료 등의 고에너지 사료를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많은 농장에서는 액상사료를 급여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으나 10일 이상 급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생시체중이나 이유시 체중이 가벼운 허약한 자돈은 과감하게 도태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자돈에게서 질병이 시작될 확률이 가장 많으며, 일단 임상증상이 나타난 돼지들은 수일 내로 죽거나 심한 위축 현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사전에 신속하게 도태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섯째, 현재 PMWS 증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동물약품은 없는 상태다. 따라서 6개월 이상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보통 농장에 맞는 제품을 사용할 경우 30∼50%의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 병성감정 기관의 감수성 검사를 통해 자신의 양돈장에 맞는 약제를 추천 받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항생제나 면역개선제 등은 근본적인 치료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2차적인 감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데는 다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PMWS 관련 전문가는 “PMWS는 분명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꾸준히 관리하지 않을 경우 양돈장이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기대하지 말라”고 단언하고 “돼지의 생리적 변화, 환경의 변화, 사료의 물리적 변화 등을 충분히 반영해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희 기자 penergy@chukkyung.co.kr


- 인터뷰 -
■ 채찬희 서울대 수의대교수

“국내 양돈장의 90% 가량이 PMWS의 1차 원인체인 돼지 써코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2차 감염으로 인해 질병의 정도가 심해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서울대 수의대 채찬희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PMWS에 대한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채 교수는 “그러나 휘발유가 발아점이 높다고 혼자 발아할 수 없는 것처럼, 돼지가 써코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모두 PMWS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써코바이러스는 대부분 다른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2차 감염이 없을 경우 PMWS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우에 따라서는 돈사의 여유가 없을 경우 자돈 30%를 죽이는 것보다 모돈 10%를 줄여서 포유기간을 늘리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다”라며 “밀사 방지와 올인/올아웃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데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PMWS 증상이 한번 나타난 양돈장을 예전처럼 만드는데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의 방법임을 강조한 것이다.
채 교수는 PMWS 발생이 사양관리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과거 80∼90년 초반까지는 포유자돈의 이유시기가 28∼35일령이었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이유시기가 18∼24일령으로 짧아지고 어린 연령의 이유자돈을 자돈사로 이용하면서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28∼70일령의 자돈을 한 돈사에서 키우는 것은 한 교사가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이러한 경우에는 이유 후 관리가 제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28일까지 포유를 하고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고, 환기, 온도에 신경을 쓰면 PMWS 예방 및 피해 감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이유자돈 입식후 5일 동안 정도는 죽 사료를 급여하고, 이유자돈부터 50일령까지 포유자돈에 대한 백신접종을 과도하게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채 교수는 써코바이러스가 2차 감염으로 PMWS 증상을 보일 경우 완벽한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철저한 소독 등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최근 PMWS로 인해 많은 양돈농가들이 돼지값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양돈농가는 자체 방역을,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희 기자


■PMWS예방을 위한 20가지 권고

(분만사)
1. 뱃치간에 돈사를 비우고, 세척, 소독(올인/올아웃을 철저히 적용)
2. 분만전 모돈 세척+치료(기생충)
3. 교차양육-필요한 정도로 하정, 24시간 이내

(이유돈사)
4. 작은 축사(<13), 견고한 칸막이
5. 돈사를 비우고, 세척, 소독, all-in/all-out
6. 사육밀도(3두/㎡)
7. 여물통에서의 공간 + 7cm/두
8. 공기의 질 : 완결(NH3<10ppm, CO2<0.15%)
9. 온도 : 완결
10. 뱃치간 혼합 금지

(육성돈사)
11. 작은 축사, 견고한 칸막이
12. 돈사를 비우고, 세척, 소독, all-in/all-out
13. 이유돈사와 혼합 금지
14. 구획간 혼합 금지
15. 사육밀도 : +0.75/㎡/돼지
16. 공기의 질, 온도 : 적절

(기타)
17. 적절한 예방접종 프로그램
18. 건물 내의 적절한 흐름(공기, 동물)
19. 엄격한 위생(거세, 주사...)
20. 아픈 돼지의 조기 제거 병실 격리
<자료:농림부>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