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찌게에서 반찬·술안주까지
1인 가구·소포장 선호 편승
편의점·무인판매 경로 확대
소수 인원 즐기는 외식 창출

생산자단체들, HMR 참여 붐
한 차원 높인 ‘RMR’ 제품도
‘정기 배달서비스’ 인기 몰이
곰탕 등 부산물 소비확대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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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협회는 부산물 소비활성화를 위해 HMR 상품을 기획하고 ‘한우 한 마리 곰탕’을 출시했다.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코로나19가 소비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축산물 소비트렌드도 180도 바뀌었다.

외식 중심에서 가정내 소비로 전환되면서 소포장 또는 가정 간편식 수요가 급증한 것. 

이에 축산업계도 발맞춰 잇따라 가정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탕이나 찌개에 국한됐던 것에서 벗어나 반찬, 요리, 술안주까지 반경이 넓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편의성뿐 아니라 맛과 건강까지 고려한 제품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또 1인가구 등 소포장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고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점, 무인 판매 등으로 판매 경로도 확대됐다. 

외식문화는 소수의 인원이 즐기는 프라이빗 파이닝 형태로 진화하면서 한우 오마카세 등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다. 

 

# HMR 성장세 지속

가정내 소비가 늘어나면서 식사 준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집안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가정간편식 시장규모가 오는 2022년 5조원을 기록할 것이며, 이같은 추세를 이어갈 경우 향후 약 10년 후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17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간편식이 유통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며 축산업계도 간편식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림과 마니커, 참프레 등 닭고기 전문기업은 삼계탕, 찜닭, 닭갈비를 비롯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치킨 등을 출시했다.

또한 도드람은 양념왕구이, 순대국, 족발, 직화불막창·불곱창 등을, 팜스코는 우거지선지해장국, 불껍데기, 불곱창 등을 판매해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육가공품을 필두로 생산자 단체도 HMR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한우협회는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한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부산물 소비 활성화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직접 부산물을 활용한 HMR 제품 ‘한우 한 마리곰탕’을 런칭 하고 NS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 HMR→RMR 까지

최근에는 HMR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레스토랑간편식) 제품들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유명식당의 메뉴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코로나 19확산으로 ‘집에서 먹는 외식’ 문화가 생겨나면서 간편함과 전문점의 맛과 메뉴 까지 겸비한 RMR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우업계도 이에 발맞춰 한우 RMR 제품군도 라인업하고 있다. 갈비 전문점 송추가마골은 자사 브랜드들을 통해 ‘한우 불고기 전골’을 BHC의 한우 전문브랜드 창고43은 한우 프리미엄 도시락 등을 출시했다. 

 

# 편의점에서도 신선육 구입

편의점들은 최근 주요 고객층인 1~2인 가구 필요에 따라 정육제품 판매도 시작했다.  CU는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미트와 손을 잡고 전국 200개 점포에서 200g짜리 소포장된 냉장 정육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천미트의 ‘상상정육’은 정육점에 가지 않아도 집 앞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만나볼 수 있는 신선육 제품이다. 판매 단위는 200g으로 1인가구 맞춤형 소단량 제품이어서 구매 부담도 없다. 제품은 CU 편의점 내에 별도로 비치된 특별 제작 냉장고와 냉동고에 보관돼 최상의 신선도가 유지된다. 

미니스톱도 지난해 9월 서울 동대문 장안장평지점에 정육자판기를 설치하며 소포장 육류 판매를 시작했다. 대형마트나 정육점과 달리 150~200g 가량 소포장된 냉장ㆍ냉동 육류를 구매할 수 있어 젊은 층 수요가 높은 편이다.

 

# 무인·택배 서비스도 

이제 고기·계란도 자판기에서 무인으로 판매하는 시대가 열렸다. 언택트 소비에 힘입어 소가구·1인가구를 위한 시스템이 축산물 유통에 뛰어든 것. 

자판기를 이용하면 소포장 된 고기를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 

계란은 택배 정기 배송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마트 출입 빈도가 낮아지는 가운데 고정적으로 소비되는 품목에 대한 소비 방법중 하나로 정기 배달 서비스가 도입된 것. 

가정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일 산란한 계란을 안전하게 집에서 받아볼 수 있고, 정기 배송을 신청할 경우에는 가격도 할인돼 주기적으로 계란을 소비하는 가정에 인기다. 

계란 유통 전문 기업 가농바이오는 정기배송 서비스와 함께 배달서비스 스타트업 회사와 손잡고 당일 배달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다한영농조합법인은 경기도 광주 소재 아파트 단지와 광주시청 등 두 곳에 계란자판기를 설치·운영해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외식은 ‘프라이빗’ 하게 

외식문화도 진화했다. 일식에서 주로 사용되는 오마카세가 프리미엄 한우 다이닝과 결합해 파인다이닝(fine-dining)으로 재탄생했다. 

오마카세(お任せ)는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선택을 온전히 맡기고 요리사는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즉, 셰프가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만들어낸 요리를 소수에게 선보이는 것으로 고급 식문화의 한 분야이다. 

파인다이닝은 ‘훌륭하다’는 뜻의 ‘파인(fine)’과 ‘정찬’이라는 뜻의 ‘다이닝(dining)’을 결합한 ‘멋진 정찬’을 뜻하며 캐주얼다이닝보다 고급스러운 개념으로 통한다. 

한우 오마카세 전문점은 본앤브레드, 설로인, 모퉁이우 ripe, W가나 우가나, 우텐더 등이 대표주자다. 한우 오마카세 전문점에서는 1인에 최소 10~25만원이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특별한 서비스로 한우를 맛볼 수 있기 때문에 파인다이닝을 선호하는 소비층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유통사들과의 콜라보도 오마카세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유통사들은 잇따라 콜라보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추석 신세계 백화점은 모퉁이우 ripe와, 우텐더, 우가, 설로인등 유명 한우 오마카세와 세트 상품을 기획하고 50만 원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판매했다. 이들 선물세트는 판매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완판 되는 진기록을 세우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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