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행복’이 협동조합의 존재 목적”


‘잃어버린 10년, 옛명성 되찾자’
외적 성장보다 조합원 복지에
자체 사료 생산 동물병원 신축
생산성 향상 등 실익사업 초점

‘퇴비유통 조직’… 축분 자원화
친환경 축산 통해 민원 최소화
김천한우 브랜드화로 사업 활성
여성·후계 양성 미래축산 초석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물병원 신축 개원식, 사료판매사업소 개소식, 김천시와 김천한우브랜드 추진 협약, 김천 육종농가 모임.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물병원 신축 개원식, 사료판매사업소 개소식, 김천시와 김천한우브랜드 추진 협약, 김천 육종농가 모임.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국내 축산업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농촌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축산업을 ‘오염산업’으로 여기는 부정적 시각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축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축협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합니다.”

김흥수 김천축협 조합장은 현재 축산업이 처한 현실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은 축산인의 한 사람으로서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문제를 알았으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조합장이 줄곧 가져온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것에 대한 자문자답(自問自答)은, 지난해 조합장 동시선거에 출마하게 한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로 그는 자신과 많은 조합원들의 생각이 같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리고 김흥수 조합장은 결산 2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김천축협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내년엔 또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김흥수 조합장은 당선 직후 스스로에게 ‘잃어버린 10년, 그 옛 명성을 되찾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과거 축협은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해 협동조합의 존재 목적인 조합원의 권익보호와 축산업 생산성 향상을 외면한 채 수익위주의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면서 “그 때문에 외적성장은 어느정도 이루었지만 정작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이 조합을 외면하기 시작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조합장의 ‘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소신은 지난해 그리고 올해 조합 자체 사료 ‘착한 한우’ 출시, 동물병원 신축, 친자확인사업, 암소검정사업을 통한 가축개량, 헬퍼사업 등 조합원이 혜택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사업의 활성화를 꾀했다. 

영농자재지원, 복지지원, 생균제 지원, 가축시장 출하장려금‧인공수정료 지원은 물론 축산기자재와 보조재 계통구매공급 등 다양한 지원과 리스크 관리 강화와 내실경영을 통해 10여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 신축개원한 동물병원은 조합원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동물병원 개원에 따라 양축농가의 가축질병에 대한 컨설팅‧교육‧상담이 활발해지면서 보다 안심하고 양축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구제역 백신은 물론 각종 질병예방 약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조합원들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이는 조합원들의 생산성 향상과 동시에 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도를 훨씬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특히 동물병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운영시간 외에도 전화상담과 출장진료까지 병행함으로써 조합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면서 얻어진 신뢰가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 지는 사업 전이용에서 나타난다”면서 “조합원이 행복하고 모두가 잘 사는 ‘축산인의 행복공동체 김천축협’으로 가는 첫 걸음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OEM방식으로 조합에서 생산하는 ‘착한 사료’도 같은 맥락이다. 조합원 선택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료사업은 저렴한 가격의 고품질 사료를 조합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생산비용 절감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또 김천축협은 환경문제가 사회문제로 이슈화되어 각종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어려움에 봉착한 조합원 농가의 고충을 처리하기 위해 올해 가축분뇨 자원화를 위한 퇴비유통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지자체에 사업 예산 1억6000만 원을 확보하고 장비구입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이와 병행해 축사환경 개선사업, 악취저감제 지원 등 친환경 축산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흥수 조합장은 “이같은 사업들이 활발하게 진행되면 조합원‧양축농가의 삶의 질 향상과 주변 환경개선 및 인근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해소될 것이며,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이웃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깨끗한 축산환경도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천축협이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환경개선 등은 축협 독자적인 힘으로 될 수 없는 것이며, 더불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축협의 역할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이같은 필요성이 김천축협과 김천시가 합작해 추진하고 있는 ‘김천한우’브랜드 사업이다. 

김흥수 조합장은 “김천은 조선시대 전국 5대 시장 중 하나였을 뿐만 아니라 김천한우는 예부터 그 우수성이 구전으로 전해질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면서 “김천시와 함께 옛 명성을 되찾아 미래산업으로 발전시키면 지역 경제까지 되살아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천축협은 올해 ‘검정우사업단’을 구성했고 김천 전체 한우브랜드화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친자확인 및 암소검정사업을 실시, 우량정액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김천한우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우량 밑소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김천 육종농가모임’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종축개량체계의 기틀을 다져나간다. 

김천 육종농가모임은 김천한우의 우수 형질 확보를 위해 ‘김천한우종축사업단’을 설립 운영하며, 우량종축 공급, 혈통등록, 능력검정 위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조합원이 행복한 축협’을 지향하는 김천축협은 다양한 환원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축산업의 심각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령 조합원에 대한 배려 역시 착실히 진행 중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현재의 조합을 만든 헌신과 공로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조합원들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컨설팅, 현장교육, 가축방역지원, 방역물품 지원 등이 그것이다. 또 어쩔 수 없이 탈퇴하게 된 조합원들에게는 명예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제한적이지만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배려한다. 

지속가능한 미래축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여성 축산인과 후계 축산인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작목반을 통한 지원은 물론 정보에 목말라 하는 젊은 축산인들에게 선진기술과 농장 경영컨설팅을 제공해 자립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김흥수 조합장은 “조합장은 가정의 가장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가장(家長)론’을 편다. 가장은 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리더이기 때문에 가장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가정을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그 가정의 형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가장이 원칙을 가지고 때론 엄격하고 때론 부드럽게 아내와 자식들을 대해야 평탄하고 화목하고 번창해지듯 조직도 마찬가지란다. 어떤 사람이 조직의 장이 되느냐에 따라 조직도 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투명하고 원칙적이고 공정한 경영‧인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는 김천축협이 조합원들이 힘들 때 가장 먼저 찾아오는 조합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흥수 조합장은?
 1989년 귀농해 한우 5마리로 축산업을 시작, 현재 비육우와 번식우 7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축산농가다. 김천한우 관광농원 영농조합법인 대표와 전국한우협회 김천시지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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