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아카시아나무는 상록수로 오스트레일리아를 중심으로 열대와 온대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없는 수종(樹種·종자)이다. 우리나라에서 꿀 채집을 위한 나무는 낙엽 활엽수인 아까시 나무로 고향은 북아메리카 캘리포니아 주로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의 산과 들에 분포해 있다. 보통 5~6월경 한 가지에 많은 꽃이 붙어서 핀다. 아까시는 심고 나서 4년 후부터는 벌에게 꿀을 준다. 현재 우리나라의 벌꿀 생산량은 70% 이상을 아까시 나무에 의존한다. 2019년도 기준 꿀 생산액 5620억 중 3900억을 아까시 나무가 수입을 올려준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아까시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23년 전인 1897년 중국으로부터 들여와 인천 공원에 처음으로 심었던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벌들이 꿀을 얻기 위한 나무를 밀원수(蜜源樹)라 한다. 꿀벌들은 야산 등지에서 활짝 핀 아까시 나무, 헛개나무, 밤나무, 산초나무, 참죽나무 등지에서 주로 꿀을 채집한다. 향후 한국의 양봉산업은 가존 아까시 나무 등에서 탈피하여 밀원수를 피나무, 음나무, 때죽나무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꿀벌이 1kg의 꿀을 채집하려면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 다녀야 한다니 꿀벌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꿀은 절대 상하지 않는 완벽한 화학성분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놀라운 특성을 보여주는 아카시아 나무들이 있다고 한다. 그 나무들은 영양이나 염소가 자신을 뜯어 먹으려 하면 제 수액의 화학적 성분을 독성으로 변화 시킨다. 동물은 나무의 맛이 달라졌음을 깨닫고 다른 나무를 뜯어먹으러 간다. 그러면 이 아카시아 나무는 즉각 냄새를 발산해 근처의 다른 아카시아 나무들에게 약탈자의 출현을 알린다. 몇 분 만에 그 주위의 아카시아 나무들은 모두 동물들이 뜯어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되고 만다. 그러면 초식 동물들은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난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경보 신호를 감지 못한 아카시아 나무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동물들을 대규모로 사육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염소 떼와 아카시아 나무 무리가 같은 장소에서 맞부딪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 경우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동물들에게 먼저 뜯긴 아카시아 나무가 다른 아카시아 나무들에게 위험을 알리면 나머지 모두가 독성으로 변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모른 짐승들은 독이 든 나무를 뜯을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많은 염소가 죽게 된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그 까닭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아카시아가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책이다. 아까시 나무와 꿀벌은 서로가 필요한 존재로 화분 매개 등 자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고마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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