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참 편리하다. 가고자 하는 목표를 정하면 지하철은 고맙게 목적지까지 아무 불평불만 없이 데려다준다. 지하철을 타면 수많은 군상들을 만난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 즐겁고 편안한 자리를 지하철은 제공한다. 가만히 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핸드폰(cellular phone)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나는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을 찾아보려고 무진 애를 쓰지만 거의 찾을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 information technology)의 강국이라서 그런가.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핸드폰은 무궁무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정보를 찾기 위한 개개인의 탐색작전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화 보는 사람, 고스톱 하는 사람, 드라마 보는 사람, 스포츠 중계 보는 사람, 고래고래 목소리를 높여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그저 웃고 키득 거린다. 언젠가 일본을 갔을 때 지하철을 탓 는데 책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조용하게 다른 사람들을 배려(配慮)하고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중국의 광조우를 갔을 때도 자리를 양보 받은 기억이 난다. 아마도 양보한 젊은이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내가 서있는 것이 안쓰러워서 양보한 것 같다. 어디에서든지 어른에게 양보하는 미덕은 아름답다. 하지만 간혹 보기 민망한 장면들이 연출된다. 다리를 쩍 벌리거나 다리를 꼬아서 진로를 방해하는 것을 보면 왜 저렇게 할까.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그 안에서 사색에 잠긴 사람,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 사업이 잘 안되어 노심초사하는 사람 등이 많을 텐데 조금이라도 배려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디에서나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참 보기 좋다. 언젠가 결혼식이 있어 예식장에 일찍 도착해서 라운드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었다. 테이블에는 많은 음식이 차려져 있어서 사람들이 테이블을 꽉 채우고 예식이 시작 되면 자연스럽게 준비된 음식을 먹으면 된다. 열 명쯤 앉을 수 있는 자리에 나 혼자 있었고 조금 후에 어떤 중년부부가 앉더니 안자마자 열 명분 떡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폭풍 흡입하더니 옆자리에 있는 떡 까지 훔쳐(?) 먹는 괴력의 부부를 보니 어안이 벙벙하고 내가 괜히 왔나 후회가 앞섰다. 내가 왜 이런 몰상식한 사람과 마주했을까. 미안해서라도 한 개 먹어보라는 말도 없이 마구 먹는데 떡 못 먹어서 한 맺힌 부부를 보고나서 그날 내내 기분이 언짢았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깨끗하고 편리하게 되어있다. 중국이나 일본은 역사가 깊어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나라처럼 깨끗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러면 편리한 지하철이 언제 어디서 만들어 졌을까. 세계 최초의 지하철은 1863년 1월 10일 영국 피어슨이라는 사람이 두더지를 보고 힌트를 얻어서 제안해 만들어 졌다고 하니 153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현대식의 지하철이 새워진 것은 1890년 런던에서 시발하였고 그 뒤에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지하철이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는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 9.54km로 처음 전철이 생긴 때가 1974년이고 북한의 지하철은 1973년 9월에 서울지하철1호선보다 1년 먼저 개통되었다고 한다. 지하철은 두더지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하는데 쥐는 4년 살고 두더지는 3년 산다는데 배려 없고 몰상식의 극치를 보인 남의 떡까지 먹는 파렴치한 그분들은 몇 년쯤 살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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