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갈수록 위축 협동조합 역할 중요한 때”


영세농가에게 ‘미래의 삶’ 부여해
안심하게 생업 종사할 수 있어야
생산서부터 유통까지 전과정 책임
삶의 가치 잃지 않게 전방위 지원

조합장 취임 이후 줄곧 지원 초점
전문 인력 현장 투입 생산성 향상
초음파·임신 진단, 헬퍼사업 강화
소득 증대·복지 향상 모두 다 잡아

‘장수한우’·‘마이산 포크’ 성공 가도
유전자 센터 통해 ‘명품 정액’ 공급
가축분퇴비 생산 ‘친환경’ 토대 마련
나눔 활성화로 지역 상생 적극 추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축산물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ASF 발생, 코로나 사태까지 국내 축산농가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여기에 미허가 축사 적법화에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는 영세농가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축산업이 전·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대규모 농가들은 그나마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소규모 영세농가들은 어쩔 수 없이 그동안의 터전에서 쫓겨날 수밖에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동조합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송제근 무진장축협 조합장은 최근 축산업의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협동조합의 가치와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힘없는 영세농가들을 하나로 모아 그들에게 지속적인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 할 일이고, 농협중앙회는 회원조합들의 그러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15년 조합장에 취임한 이후, 송제근 조합장이 생산에서부터 유통까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조합원들의 전반적인 생업에 파고든 이유나, 위탁사육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이유도, ‘고령화된 조합원 그리고 영세 조합원들도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신조에서였다.  

조합이 운영하는 동물병원 등의 전문 인력을 컨설팅에 투입하고, 소규모 농가를 위한 초음파 진단, 임신 진단, 헬퍼 사업 등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송 조합장은 “65세 이상의 영세 조합원들 중 대부분이 후계농가가 없어서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송 조합장은 조합장이 되고난 후 조합원의 불편사항을 직접 듣고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사료회사, 지역 군청, 의회 등을 직접 방문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조합원의 편익을 위해서라면 장소와 사람을 불문하고 찾아간다. 

그에 대해 송 조합장은 “무진장축협은 무주와 진안, 장수까지 3개 군을 아우르고 있다. 때문에 화합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자칫하면 지역 간의 갈등으로 조합이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기에 그렇단다. 

그래서 농가가 모이는 자리나, 가축시장 등을 수시로 방문해 조합원들과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이같은 조합장의 낮은 자세는 임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작년 2월 농협중앙회 정례조회에서 ‘2018년도 축산 육성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축산육성 대상은 농협중앙회가 전국 축협을 대상으로 축산물 유통‧판매사업의 선도적 역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실익 및 경제사업 활성화 등을 평가한 결과 우수 축협으로 선정하는 것으로, 일선조합에서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다.   

무진장축협은 이 뿐만이 아니라 2018년 NH농협손해보험 연도대상 우수상, 장수한우 한우 능력평가대회 국무총리상, 우수축산물 브랜드 인증, 농협중앙회 공판장 계통출하실적 전국 2위를 차지하는 등 각 부문에서 기염을 토하는 실적을 올렸다. 

송제근 조합장의 조합 발전에 대한 공헌은 바로 지난 선거에서 전북 지역조합 중 유일한 무투표 당선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축산환경대상, 농협사료 판매 달성탑,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사업 대상까지 전국적인 조합으로 거듭 태어났다. 

송 조합장은 이러한 결실들이 조합 직원과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서 비롯됐다고 말하지만 그러한 화합과 소통을 이끌어낸 것은 전적으로 투명한 경영과 사람을 아끼는 그의 철학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는 2015년 처음 조합장에 당선되었을 때, 직원들에게 했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90% 이상의 직원들이 자신이 조합장에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은 직원 어느 누구에게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설명했고, 오직 능력으로 자신을 입증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공정한 인사를 단행했고 직원들과 신뢰가 쌓이자 조합에 활력이 넘쳤다고 했다. 

송 조합장은 자신이 한 말을 실천하기 위해 120명이 넘는 직원들을 일일이 알아보기 위해 직원 명단과 사진 파일을 작성해 놓고 시간 날 때마다 외웠다고 한다. 직원들의 생일을 챙기고 잦은 소통이 이뤄지자, 그러한 믿음은 곧바로 조합원들에게로 전이됐다. 

조합을 중심으로 조합장-직원-조합원이 하나로 화합하자 추진하는 각종 사업이 날개를 달았다. 여기에 수익성 제고 및 리스크 관리 강화로 내실 경영을 추구하며 축산물 유통망 확충과 마케팅을 활성화하면서 판매역량도 배가됐다. 

무진장축협은 현재 조합원이 생산하는 한우와 한돈은 구축된 판매망을 통해 전량 소비해 주면서 ‘판매농협’으로서 완전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그 결과물이 ‘장수한우’와 ‘마이돈 포크’ 다. 

꾸준한 개량을 통한 우수한 유전자 확보, 사양관리 체계 통일에 따른 품질 균일화, HACCP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안전과 위생의 확보는, 일선축협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2개의 브랜드 동시 성공’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이 2개의 브랜드는 가공시설을 현대화해 전국 대형 유통망에 입점, 전국적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이미 우수 한우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장수한우는 그렇다고 쳐도, 마이돈 포크 브랜드를 의외의 성공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반전의 매력이 있다. 

상시 모돈 6000마리 규모의 마령양돈사업장을 중심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마이돈 포크는 물량이 초과되고 있어 거금의 자금을 투입해 시설 확대와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무진장축협의 성공은 이뿐만이 아니다. 조합의 유전자센터를 통해 ‘명품 정액’을 브랜드화해 전남북 지역으로 우수한 정액을 공급하고, ‘흙에 그린 가축분퇴비’까지 생산함으로써 조합뿐 아니라 축산업에 친환경 순환농업의 토대도 마련했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가축재해 보험료‧출하 등급 장려금‧출하 운송료‧출하 손해금 일부‧양돈정액 이용 장려금‧한우 임신진단비‧사료 장려금 등등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 조합원과 여성 조합원 아카데미, 소독약품에 조합원 자녀 장학금 지원을 비롯 지역 상생 나눔축산운동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힘든 환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2017년 8월 장수 라이온스클럽 회장에 취임한 송제근 조합장은 지역 사회 봉사에도 열성이다. 장수 라이온스클럽은  ‘소박하고 참된 봉사’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군내 유일한 봉사단체다. 

이런 다양한 활동에 힘입어 무진장축협은 지난해 16억9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출자배당 4.3%, 이용고 배당 6억5000만원을 배당했다. 

“조합의 가치는 조합원이 부농의 꿈을 실현하게 지원해 주는 것이며, 조합과 조합원의 신뢰가 쌓이면 어떠한 사업도 실패할 리가 없다. 그것이 바로 조합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송제근 조합장은 조합장 역할을 설명한다. 

그는 농협중앙회의 일선조합에 대한 지원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 하에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조합 위주로 재편성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