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소비 감소로 가격 하락
코로나 확산에 소맥 수요 증가

3월 들어 무려 네 차례나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어 미국 증시는 대폭락하는 상황이 전개됐으며 국제 유가도 줄곧 곤두박질쳤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8일 배럴당 20.37달러를 찍어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안전  지대가 없어졌으며 세계는 경제 위기에 직면해있다. 상품이나 원자재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으며 곡물 시장도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미국 시카고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요 곡물 선물가격은 보름 사이에 10% 내외로 급락하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됐다. 세계 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으며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도 앞 다퉈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미 연준(Fed)은 지난 3일과 15일 두 차례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으며 미국은 ‘제로 금리’ 시대를 맞이했다. 미 연준은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의 경제 활동을 저해하고 있어 가계 및 기업의 자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미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업어음(CP)을 매입해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오는 7월 및 8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어 경제 침체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부분의 국민에게 현금 1000달러를 지급하는 것을 포함에 1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개인 및 기업에 대한 세금 납부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제시로 미국 증시는 일시 안정을 되찾는 모습도 보였으나 다시 주저앉았으며 다우지수는 2만 선이 무너지는 등 백약도 무효한 상황에 처했다. 
에너지 시장이 붕괴되고 에탄올용 옥수수 소비가 크게 줄자 옥수수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반면 큰 폭으로 하락했던 대두 시장은 다소 낙폭을 줄이고 있다. 미국 내 많은 바이오 에탄올 공장들이 봄철 유지 보수에 들어가 원료인 옥수수 소비는 줄었으며 부산물인 옥수수 주정박(DDGS)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축산농가들은 사료용 원료인 DDGS 소비를 줄이고 대두박 소비를 늘림에 따라 대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소맥 시장도 저점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외식 문화가 줄어들고 가정에서의 식사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소맥을 원료로 한 식품 소비가 많아지자 소맥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남미 시장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주요 곡물 수출항들도 봉쇄 조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항만 운영자들은 선제적으로 노동자들의 집단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다. 이미 아르헨티나 로자리오 항은 선적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물류 문제뿐만 아니라 대두 생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산지의 건조한 날씨 탓에 대두 생산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반면 브라질에서의 곡물 생산은 확대될 전망이며 헤알화 약세로 국제 시장에서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은 브라질과의 수출 경쟁에서 밀려나 곡물 수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올해 옥수수 및 대두 파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는데 최근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농무부(USDA)가 내놓은 예측 자료보다 옥수수 파종 면적은 늘어나는 반면 대두 파종 면적은 약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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