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분뇨 성분별로 완벽하게 처리 활용

 
▲ 양돈협회 네덜란드 PTC+ 2차 연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두 번째가 필자인 조진현 과장) 
네덜란드 바네벨트 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PTC+(Practical Training Center) 교육과정은 말 그대로 현장 위주의 교육시스템이다.
현장 교육을 위해 모돈 200두 규모의 시범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범농장은 PSY 25두 이상의 높은 성적을 내고 있다. PTC+ 교육과정은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아침 일찍 배운 환기시스템의 종류를 오전에 직접 둘러보고, 오후에 교육받은 분뇨처리 시스템을 다음날 찾아가서 확인한다. 환기시스템에 손을 갖다 대 보고, 분뇨처리 된 부산물의 냄새를 직접 맡아보는 현장 교육이 진행됐다.
시범농장에는 돈방마다 다른 종류의 환기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 비교분석이 가능하고, 다양한 급이 시스템과 농장사례를 체험하기 위해서 지역 내 다른 양돈장들을 방문하기도 한다. 머리로 외우는 교육보다는 직접 체험하는 잊혀 지지 않는 교육 시스템이다.
또한 PTC+ 교육과정은 국내 교육과정과는 사뭇 다르다. 몇 두 규모 돈사에 환기 휀이 몇 개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 보다는 왜 환기 휀을 달아야 하는지부터 가르친다. 즉,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원리와 논리를 가르치기 위해 교육의 역량이 모두 집중되어 있다.
모든 강사들이 10년, 20년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분뇨·환기·전산 등 한 분야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개발·연구하고 있어 누구보다도 전문지식이 풍부하다. 방역복과 작업복이 더 어울릴 만큼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정기적으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는 전문 강사들은 통일된 지식을 양돈농가들에게 전해준다.
특히 네덜란드의 농장 환기에 대한 지식은 대단하다. 거의 모든 양돈장이 무창돈사로 되어 있는 네덜란드는 돈사에서 입기량과 배기량, 공기의 흐름과 속도, 악취와 암모니아 제거에 이르기까지 원리와 공식이 오랜 연구와 개발로 정립되어 있다. 우리와는 다른 환경이지만 환기의 개념과 중요성에 대해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는 농업이나 양돈농가에 대해 특별한 지원이나 혜택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농가 스스로 풀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하고 있다. 8종류로 흩어져 있던 전산프로그램을 하나로 묶어 국가 내 전 양돈농가가 동일한 전산 경영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지원하는가 하면 방역문제의 큰 골칫거리인 폐사돈 문제를 정부에서 나서서 수거, 처리해 주고 있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산업지원 시스템과 교육 프로그램이 오늘날 국가 평균 PSY 24두의 네덜란드 양돈산업을 이룩했을 것이다.

◇악취방지 시스템= 최근 네덜란드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돼지 사육시설을 설치하거나 규모를 늘릴 때 의무적으로 악취 및 암모니아 제거시스템을 설치토록 하고 있다. 거의 모든 돈사가 무창돈사인 네덜란드는 돈사 내 배출되는 공기를 한 곳으로 모으는 환기시스템이 발달되어 있고, 모아진 배기공기를 물과 황산을 통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걸러내고 있었다.

◇성분별 가축분뇨처리= 네덜란드는 가축분뇨 대부분을 옥수수 경작지 등 농경지에 퇴·액비로 활용하고 있으나, 새로운 기술로 가축분뇨를 비료성분 별로 과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가축분뇨 중 주요 비료성분인 질소·인·칼륨은 성분별로 분리해 가축분뇨로 인한 작물, 토양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고 재오염을 막기 위해 고액분리시 어떠한 첨가제도 사용하지 않고 전기분해 방식만을 이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양돈농가는 이러한 성분별 처리방식이 가축분뇨의 자원화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완벽한 정화처리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P(인)은 고액분리(원심분리)를 통해 퇴비로 배출하고, N(질소)는 혐기성 발효시설을 통해 질소성분을 뽑아 공중 질소로 방출한다. 또 K(칼륨)은 정화처리 과정에서 재 분리해 비료로 활용한다.

◇액상 급이 시스템= 최근 네덜란드의 대규모 양돈농가들은 액상 급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액상급이 시스템을 도입한 양돈농가는 비육돈 말기 제한급여와 소화효율 극대화로 사료 요구율을 최대한 낮추고 있다. 즉,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육돈 사료비의 절감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액상사료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옥수수와 함께 잔반 등을 일부 섞어 급여하며, 유산균 발효 사료를 급여해 사료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연간 돼지가격이 변동이 거의 없고 생산성은 높지만 두당 순수익이 극히 작은 네덜란드에서는 새롭게 각광받는 사료급여 시스템이다.
3마리씩 한 라인을 통해 급이하며, 급이량 조정이 용이해 돼지의 사료 섭취량을 일정하게 제한할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러한 제한급여에도 불구하고 165일령 125kg 출하를 이뤄내고 있다.

◇위생적인 폐사돈 처리= 네덜란드는 양돈장으로 들어가는 큰길 앞에 뚜껑을 덮은 통이 하나씩 있다. 양돈농가들은 폐사축이 발생되면 이 통에 넣어 길목에 내 놓으면 일주일에 2번씩, 또는 24시간 이내 수거차량이 와서 수거해 간다. 수거해 간 폐사돈은 사료로 재활용 해 오다가 돼지콜레라 발생 이후 전량 소각처리하고 있다.
소각처리시 발생될 수 있는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은 충분한 여과장치를 통해 안전하게 처리되고 있다. 이러한 수거사업은 정부 용역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수거업체는 농가부담금에 정부 지원금을 추가로 받아 운영하고 있다.

◇통합 전산시스템= 네덜란드의 농장 관리프로그램은 단 1종류이다. 전 네덜란드 양돈농가의 성적을 한 눈에, 정확히 서로 비교·분석 할 수 있다.
수년전 네덜란드에는 8개의 전산 프로그램이 혼용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정부는 8가지 경영프로그램의 장점을 살린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했고, 농가들이 이 프로그램을 쓰도록 자금 지원의 우선순위를 두는 등 적극 권장했다.
지금도 정부는 프로그램 운영업체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양돈농가들은 프로그램 임대료(이용료)를 내고 있다. 이러한 통합 농장관리 전산 프로그램은 네덜란드 정부의 돼지육종과 양돈정책을 수립하는데 가장 기초적이고 정확한 자료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