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홍 양돈연구소 안기홍 소장

‘수급 안정 지속’ 예상되지만 생산량 관리 필요

그동안 방역 과정 철저 분석
취약점 보완 기회로 활용하면
악성 질병 발생·각종 규제 등
선제적 대응 언제든 가능해져

SOP·법과 제도 등 검토 보완
협회·농장 간 긴밀 협조 구축
위기 관리 대응팀 상설 운영
재입식 교육 프로그램도 절실

수출국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양분 총량제와 환경 부담세
퇴비 부숙도 등 산적한 과제
변화와 혁신 주도하는 자세를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올해 11월 ‘세계 동물성 단백질의 2020년 전망-불확실한 세계에서 기회를 찾자’라는 주제의 글을 발표했다. 라보뱅크에 따르면 2020년에 전 세계 동물성 단백질은 주로 ASF로 인해 불확실성과 기회에 직면하게 된다. 무역분쟁과 지속 가능성은 도전 과제이지만, ASF로부터 회복, 지속 가능성, 지속적인 무역 흐름 확보를 위한 투자 등이 기회다.
불확실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ASF는 2019년처럼 2020년 전망을 압도하며 전반적인 성장을 저해하고, 모든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다. 둘째, 양식 및 가금류는 2020년에 생산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소고기는 안정적이고, 해산물은 감소할 것이지만, 이러한 변화는 돼지고기의 생산량 감소에 비하면 미미할 것이다.

셋째, 무역분쟁 및 이슈로 인해 글로벌 동물성 단백질이 불확실해지며, 미·중 무역전쟁이 가장 뚜렷이 예상된다. 넷째, 지속 가능성은 2020년대를 통해 동물성 단백질 생산과 소비의 성장을 형성할 것이기 때문에 아직 덜 드러난 문제이지만 여전히 중요하다.
기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속적으로 ASF에서 벗어나려 할 것이다. 둘째, 공급망 활용 및 시장 신호 선행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나간다. 셋째, 불확실성을 줄이고 지속적인 시장 접근을 보장할 수 있는 계속적인 무역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계속된다.

 

# ASF 발생과 우리의 준비·반성
우리는 대내외적으로 성공적이라 평가받고 있는 ASF 방역 대책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ASF 발생을 예상하고 국경검역, 잔반급여, 야생멧돼지 등의 외적인 대책에 치중했다. 이런 가운데 내 농장과 우리 한돈산업은 지속 가능성 향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반성해야 한다.
농장 차단방역, 돈사와 퇴비장의 야생 조류 대책과 폐사돈 처리대책 등을 얼마나 철저히 준비 했나. 발생지에서 400km이상 떨어진 경상 남·북도의 이동제한을 예상했나. SOP상에도 없는 시군 전체 돼지 살처분과 무분별한 이동제한을 예상했나. 이로 인해 한돈산업 전체가 힘든 상황이 됐을 때 우리의 대응은 얼마나 선제적이고 조직적이었는가.
2019년 9월 15일 ASF 발생 이전과 ASF 발생 3개월이 지난 12월 15일 현재. 내 농장의 차단방역을 점검해보자. ①경계울타리와 정문 출입문 설치 ②정문 온수 소독 실시와 기록 ③돈사별 장화 갈아 신기와 소독조 설치 ④돈사 방조망 설치 ⑤퇴비장 방조망 설치와 구멍막기, 출입문설치 ⑥퇴비장에 폐사돈과 후산 버리지 않기 ⑦폐사돈 보관함설치와 처리대책 ⑧돈사 출입시 전용작업복착용, 손 씻기 ⑨매일 전 돼지의 관찰과 기록 ⑩전담수의사 지정과 직원에 전문가 교육.
위 10가지 항목에 대해 5단계(매우 우수 10-8-6-4-2 매우 미흡) 평가를 해보고, 취약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위 10가지 방역대책은 앞으로 재입식을 위한 위험도 평가기준과 일반 양돈장 방역지도의 핵심내용이 된다.
한돈산업은 언제든 발생 우려가 있는 ASF, FMD 등에 대한 가축전염병 방역과 점점 강화되는 각종 규제에 조직적이고 과학적이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ASF, FMD의 SOP 검토 보완, 각종 법과 제도의 검토 보완, 한돈협회와 농장의 SOP 제정, 위기관리대응팀 상설 운영(법률, 제도, 대언론, 기획, 수의, 경영, 축산학계, 수의학계 등으로 구성), 재입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준비 등이 필요하다.

 

# 한돈산업 국제 경쟁력
양돈 선진국가와 우리나라의 생산비와 생산성을 비교해보면 <그림1>과 같이 각각 50%,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품질 부문에 대한 수치비교는 어렵지만 많은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가 선진국의 2/3 수준으로 진단한다. 주로 우리나라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양돈 선진국가에는 없는 각종 백신의 부작용에 의한 이상육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 걱정스러운 점은 많은 투자와 노력에도 한돈산업의 주요 성적지표 모두 최근 5년간 정체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MSY, 생산비, 1등급비율의 3대 지표 모두가 정체 또는 퇴보인 현실에 대해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표1 참조>
2020년을 맞으면서 양돈경영자가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2019년 결산과 2020년 목표 수립이다. 추가해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중점실행 사항도 함께 정리해보자.<표2 참조> 

# 시대적 요구 소통·상생·혁신
한돈산업은 농업부문 생산액 1위에 걸 맞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해 향후 10년을 대비해야 할 때다.
2020년부터 강화되는 각종제도와 규제 등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 적정사육두수 기록·보고, 돈사환경 개선(암모니아 25ppm이하, 조명 40룩스 8시간), 임신돈 군사의무화(6주령 이후, 신규농장부터. 기존농장은 10년 유예), 퇴비부숙도, FMD 항체양성률 과태료 기준 강화, 수의사 전자 처방제 의무화 등은 당장 2020년에 양돈 현장에서 지켜야할 규정과 규제 사항들이다. 외국산 돼지고기의 공격적인 마케팅, 냄새 규제강화, 양분총량제와 환경부담세 검토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의 유지와 성장을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산업 내적인 과제와 함께 사회, 경제전반의 변화와 트렌드에 적응하고, 리드해나가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1인 가족, 워라밸, HMR(가정 간편식), 맛과 프리미엄의 시대, 소비자의 관심과 참여 유도, 동물복지와 항생제 내성 관심증가, 안전·안심의 투명한 생산과정 요구 등이 그것이다.
참고로 2020년에는 마케팅 4P에서 4C 시대로의 변화에 한돈산업도 눈을 떠야 한다. 마케팅 4P는 △Product(제품) △Price(가격) △Place(장소, 유통, 공간) △Promotion(촉진, 판매, 광고)으로 생산자의 입장과 생산자 중심의 전통적인 요소이다.
마케팅 4C는 △Customer(고객 혹은 고객가치, 고객의 니즈) △Cost(고객이 지불하는 유형·무형 비용) △Conveienience(접근·활용 등의 편의성, 배달) △Communications(의사소통, 참여, SNS)으로 소비자중심, 소통중심의 현대적인 마케팅요소이다.
정리해보자! 한돈산업은 한마디로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우군도 없다.
불확실성과 기회가 양립하는 2020년대를 맞이 해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자만과 안주의 시대에서 소통과 상생의 시대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냉정하게 내 농장과 한돈산업의 위치를 평가·반성해 보자. 내가 주체가 되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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