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호 대상팜스코(주) 마케팅실장

 
많은 양질의 돈육을 생산하기 위해 우리 양돈산업은 육종 개량, 품종 다변화, 사양관리 방법 개선, 영양 수준의 업그레이드 등을 꾸준히 시도했다. 이러한 노력은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져 농장의 수익 증가와 경영상태 호전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농장의 생산성에 따라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출하되는 비육돈의 절대수가 부족해 높게 형성되어 있는 고돈가 시기에 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MSY의 변화
국내에서 사육되는 돼지 품종이 보유한 산육능력은 어느 선진국 못지않게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개량된 돼지에게 사양관리와 영양관리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과부족에 의한 성적 저하가 나타난다.
모돈 1두가 연간 몇 마리의 비육돈을 출하(MSY)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적이 개선되어 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질병에 의한 피해다.
많은 노력의 산물로서 농장 생산성의 한 지표인 PSY(모돈 1두당 연간 이유자돈수)는 많이 개선됐으나, 이후에 PMWS, PRDC 등으로 많은 폐사가 속출하여 MSY는 오히려 나빠져 온 것이 서글픈 현상이다.

■돼지가 사료를 많이 먹게 하는 방법
‘돼지는 먹은 만큼만 큰다’란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흔히 말하는 ‘돼지는 배고프면 먹는다’가 아니라 돼지는 자라기 위해 사료를 먹고, 물을 마시고, 공기를 들이 마신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돼지가 이런 행위를 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 주어야만 돼지가 잘 자란다는 것이다.
△돼지가 먹을 수 있는 공간 만들어 주기
돈사에 들어가 보면 어느 돈방의 경우에는 밀사라고 말하기 보다는 차라리 못자리라고 할 정도로 돼지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밀사를 하지 마세요”라는 교과서적인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밥 그릇 수를 늘려 달라는 것이다. 또 급이기 한 구석에는 분변과 엉켜져 상한 상태의 사료가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제발 돼지를 키우고 싶다면 청소 좀 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린다. 또 돼지가 하루 24시간 중에 사료를 먹는 시간은 겨우 2시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급이 공간이 부족하면 더 먹고서 크고 싶어도 못 큰다는 것이다.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자
일당 증체의 70% 정도가 물에 의해 증체가 일어나고 있다. 즉 돼지가 제대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돼지가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는 시설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숨 쉴 수 있도록 하자
농장의 경영자 분들은 돈사에 최신 설비와 첨단 시설을 이용하여 환기를 하기 때문에 환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돈사 내에서 관리하는 종업원들을 보면 마스크를 쓰고서 일하는 것을 종종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돈사에는 뿌연 먼지와 자극적인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에 도저히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폐병에 걸릴 정도라고 한다. 하루 8시간 일하는 관리인이 폐병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마스크 쓰고 일하는 돈사에서 24시간 아니 평생을 살아야 하는 돼지는 건강할까라고 생각해 보면 돈사의 공기 품질을 어떻게 유지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온다. 돼지나 사람이나 숨 쉬지 않고 몇 분이나 견딜 수 있을까?
△잘 먹을 수 있는 사료를 주자
‘돼지는 먹은 만큼만 큰다’라고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과연 우리는 돼지가 먹을 수 있는 사료를 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돼지가 사료를 먹을 때에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의 총량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위가 허용하는 부피만큼을 먹게 된다는 사실이다. 즉 성장에는 하루 몇 kg 속에 들어있는 영양소의 총량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부피 단위로 섭취하기 때문에 영양소의 집적도가 높은 사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또한 소화율과 영양소의 이용성이 좋아야 성장에 활용된다.
따라서 돼지가 잘 먹을 수 있는 사료란 영양소의 집적도가 높고, 영양소 간의 균형이 이루어져 있고, 소화율과 이용성이 좋아야 하며, 기호성이 양호하며, 좋은 사료 요구율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금의 육성단계의 돼지는 전년도 여름의 후유증을 안고 있는 모돈에서 태아기를 보냈고, 설사병으로 장 발달이 저조한 상태에서 까다로운 환절기에 탁한 공기로 숨 쉬고 살아 왔다.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비정상적인 상태, 거의 병들지 않은 돼지가 없을 정도로 취약한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 사람의 경우에도 몸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식욕이 저하되는 것처럼 지금 돈사의 돼지들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좀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사료를 공급하고, 좀 더 많은 사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정성과 보살핌이 필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돈가는 성장을 위해 소요되는 생산비보다 성장으로 얻어지는 수익성이 훨씬 높은 시기인 만큼 돼지가 많이 먹고 많이 클 수 있도록 하는 정성과 사료 영양관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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