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공동기획
현장서 뽑은 우수 연구기술 주인공
산자수 향상 기술로 고능력 수퇘지 선별

‘정자 고산자 마커’ 활용
인공수정 통해 다산 가능
폐사율 20%라 가정해도
경제적 파급효과는 극대

고객농가 맞춤정액 공급
한돈산업 신기원 기대 속
마커 확인은 실험실서만
공학 전문가와 협업 절실

 

중앙대학교 생명공학대학 방명걸 교수의 연구기술이 ‘현장에서 뽑은 우수 연구(R&D)’에 선정됐다. ‘돼지에서 정자 고산자 마커를 활용한 산자수 향상 기술’로 높은 수태 능력을 가진 수퇘지를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장에서 뽑은 우수 연구 선정’을 위해 지난 8월부터 현장에서 추천 받은 90건의 연구기술을 심사했다. 관련 분야 전문가, 농식품부 전문지 기자단, 국민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높은 점수를 획득한 10건을 최종 선정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소재 한국교총 MW컨벤션에서 열린 ‘2019 농식품 과학기술대전’에서 방명걸 교수를 포함한 우수기술 개발자 10명에게 장관상을 수상했다.
방명걸 교수의 연구기술 내용을 살펴보면 수퇘지의 정자에서 단백질체학 및 RNA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자돈 생산 능력이 탁월한 수퇘지를 구분해 낼 수 있는 마커 6종을 발견했다. 정액을 통해 이 마커들을 확인, 인공수정을 통해 모돈 한 마리당 연간 4.4마리의 자돈을 생산할 수 있다.
폐사율을 20%라고 가정해도 연간 3.6마리의 자돈 생산이 가능하다.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국내에 모돈이 100만 마리라고 할 때 매출이 약 1조 3000억 원에 이르고, 순이익은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6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명걸 교수는 “이 기술은 16년의 연구 성과다. 현재는 해외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스페인, 영국, 미국 등 양돈선진국들의 초청을 받아 관련 기술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국제 특허 3건, 국내 특허 5건, SCI 논문 7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술은 활용도가 높고 현장 적용시 대한민국 한돈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향후 인공수정센터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자돈 생산 능력을 차별화한 정액의 고객농가 공급이 가능해진다.
정액 한 방울을 키트에 떨어뜨리는 수고만으로 수퇘지 잠재 능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방명걸 교수의 목표다.
방명걸 교수는 “인공수정센터나 종돈장에서 여러 단백질 마커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고객농가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진 수퇘지 정액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또 “한발 더 나아가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우수한 수퇘지를 가려낼 수 있게 된다”며 “정액을 키트에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수퇘지의 잠재 능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기술은 단순히 수퇘지의 수태능력 예측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응용 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한돈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현장에 보급해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현재 마커 확인은 실험실에서만 가능한 상태다. 제품(키트, KIT)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비용 지원과 공학 전문가와의 협업이 요구된다.
이번 돼지 산자수 향상 기술 내용을 접한 한 한돈농가는 “튼튼한 자돈 생산 증가는 농장의 생산성 향상 및 생산원가 절감을 실현시킬 것”이라며 “이 기술이 조속한 시일 내에 실용화되도록 정부나 업계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키트화 이전이라도 실험실을 갖추고 있거나 갖출 의사가 있는 종돈장이나 인공수정센터에 기술을 보급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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