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사료연구소장 최병렬 박사

 
봄은 어김없이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왔습니다. 지난 겨울 폭설로 많은 낙농인들께서 고생을 하셨고 아직도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낙농 산업에서도 지금 이 봄처럼 좋은 소식들이 날아 올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각종 질병이다 사료값 인상 등의 악조건이 팽배한 어려움이 더해 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젠 좀 더 저렴하게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만이 우리 낙농을 더 건강하게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낙농은 경영자의 관리능력에 따라 수익율이 달라지는 전형적인 관리형 산업입니다. 똑같은 농후사료와 배합사료를 똑같은 양 먹이더라도 산유량이 달라지고 원유 품질도 달라지며 우유 영양소 함량마저 달라지는, 말 그대로 경영자의 실력에 따라 수익을 얼마나 더 내고 덜 내는지 결정되는 것이 낙농산업입니다.
낙농가 여러분들은 오직 생산비 절감만이 내 목장의 경쟁력을 살린다는 것을 모두 알고 계십니다. 이런 비젼을 수행하기 위한 방법론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알고 실천하는 경영자의 의지입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배합사료의 종류와 조사료의 질만을 가지고 낙농을 하시고 계시는 ‘낙농 관리자’분들이 많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이유를 들어 건초를 볏짚으로 바꾸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당장 어려움을 피하시려는 노력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러나 바꾼 볏짚으로 인하여 유량이 줄고 수입이 줄어든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포대 당 가격이 500∼600원 차이가 난다고 해서 배합사료를 싼 사료로 변경하시려는 분들이 생겨납니다. 과연 가격이 저렴하다하여 경제적일까요? 만약 바꾼 배합사료를 급여하여 유량이 당장 2kg만 줄어도 농장의 수익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조사료나 배합사료를 바꾸실 때에도 이러한 점을 반드시 고려해 보셔야만 손해를 입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경영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관리자’가 될 것인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목장의 경쟁력과 생존문제를 결정할 만큼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학적인 낙농 경영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시기입니다. 자꾸만 오르는 사료(조사료 및 배합사료)가격, 유량 쿼터, 외국산 유제품의 수입과 같은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이젠 계산기를 눌러 보아야 합니다. 수익을 내지 않는 군더더기가 목장에 있다면 과감히 도려내야 합니다.
△육성우가 지나치게 많지는 않으십니까? △치료하여 가망없을 환축을 공연히 오래 키우고 있지는 않습니까? △유전능력이 모자라 경제적인 유량을 내지 못하는 다산차 젖소들을 그냥 데리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여 그냥 그 비싼 첨가제들을 뭔지도 모르고 그냥 급여하는 일은 없으십니까? △배합사료에 다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첨가제들을 중복하여 쓰시는 일은 없으십니까? 이제는 이런 일들을 삼가셔야 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낙농산업을 지탱하고 계신 여러분, 꽃이 만발한 봄날처럼 늘 힘찬 나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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