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통화 대비 달러 약세
美 곡물 수출 경쟁력 향상

곡물 수확 시즌 오락가락하는 미국 날씨로 인해 곡물 가격의 부침이 심해지고 있다. 수확 속도가 빨라져 기상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두 가격은 하락했으나 옥수수의 경우 수확이 상당히 느리게 진행되어 강세를 나타냈다. 소맥 시장은 미국 내 겨울밀 작황 및 생육 상태 개선으로 인해 계속해서 하향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미국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눈 또는 비가 내림에 따라 옥수수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콘 벨트 및 대평원 일대는 앞으로도 상당히 추운 날씨가 형성될 전망이어서 기상 악화 문제가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중 무역협상 이슈도 가격 변동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따른 세부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움직임도 없어 시장은 활기를 되찾고 있지 못하다. 다만 다음 달 16일과 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만나 무역협상 합의문에 공식 서명함으로써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지하철 요금 인상에 따른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인한 정국 혼란으로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취소해버렸으며 미중 정상 간의 무역 합의 시점도 뒤로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곡물 시장을 상승세로 이끌만한 요소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주요 곡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아르헨티나 시장을 주목해봐야 한다. 지난달 27일 실시한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페론주의 좌파인 페르난데스 후보가 당선되어 마크리 정권이 물러남에 따라 새 정부는 곡물 수출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곡물 수출세를 완화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페르난데스 새 정부는 수출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어 아르헨티나의 곡물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러시아와 흑해 연안 국가들의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불안한 요소가 된다. 러시아에서는 소맥 재고가 줄면서 내수 소맥 가격이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으며 수출량이 작년 대비 11% 줄어들 전망이다. 흑해 산 소맥 가격도 12% 오르는 등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호주의 경우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소맥 생산량이 1679만 톤까지 떨어져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인하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 약세를 유지하고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미국의 곡물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주요 수입국들의 곡물 구매 확대 움직임도 곡물 시장을 강세로 이끄는 요인이 된다. 다만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 국제 원유 가격의 하락이 곡물 시장을 받쳐주고 있지 못하다. 원유 산유국들은 감산 이행 정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가 계속해서 원유 가격을 약세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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