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 곡물값 상승 부추겨
대내외 정치여건 변화도 영향

미국을 중심으로 옥수수 및 대두 수확 시즌 기상 악화가 곡물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봄철에 파종 지연 이슈로 치솟았던 곡물 가격이 이제는 수확 문제로 인해 재차 상승하는 분위기다. 미국 북부 대평원과 콘 벨트로 불리는 중서부 평야 지대의 기온이 뚝 떨어졌으며 일부 지역은 초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폭풍우도 발생해 비나 눈을 뿌리면서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 10월 6일까지 미국 내 옥수수 수확률은 15%로 작년 동기 대비 18%p, 최근 5년 평균 대비 12%p 뒤처져 있다. 대두 수확률도 14%에 머물러 작년 동기 대비 17%p, 최근 5년 평균 대비 20%p 뒤처져 있다. 벌써 수확이 마무리됐어야 할 봄밀도 9% 정도가 수확되지 못하고 남아있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농무부의 10월 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내 곡물 생산량 변화가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현재의 재고 수준과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 악화 등을 고려해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의 단위당 수확량을 낮춰 잡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단위당 수확량이 에이커당 168.2부셸에서 166.7부셸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수확 면적도 50만 에이커 줄어든 8150만 에이커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두 역시 단위당 수확량이 47.9부셀에서 47.0부셸로 낮아져 생산량이 97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곡물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부 시장은 최근의 곡물 시장 상승 움직임과 달리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제조업 및 서비스업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증시는 두드러진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도 미국 내 원유 재고량 증가와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로 강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강세 기조를 보였던 달러가 미국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인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된다.
다양한 빅 이벤트들이 10월 말까지 쏟아지면서 곡물 시장도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미국 정치권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어수선해진 가운데 10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중국은 무역협상의 걸림돌인 기술이전 강요나 지식재산권 탈취 문제 등을 현안에서 빼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조건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조치가 철회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은 계속해서 전면적 합의인 빅딜로 나아가길 원하고 있어 이번 협상에 거는 기대감도 크지 않으며 15일로 예정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조치가 그대로 실행되면 미중 무역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9일과 30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주목을 끌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미국과 EU간의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슈도 외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곡물 시장은 대내외 시장의 여건 변화에 중점을 두면서 방향성을 설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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