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라, 무리한 해외사업으로 6286억 손실

뉴질랜드 최대 유업체 폰테라는 지난 8월, 중국, 호주,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에서의 해외사업과 뉴질랜드 국내 사업에서 발생한 8억 2000만 NZD(약 6286억 원)의 평가손실을 계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74억 NZD(약 5조 6739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매년 연도 말에 지급하는 배당금을 처음으로 지급하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폰테라의 야심찬 목표가 좌절된 것이다. 뉴질랜드 1차산업부장관은 폰테라 경영진 전원의 연봉삭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 새로운 경영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를 기다리지 못한 일부 낙농가들이 납유처를 바꾸기 시작했다. 폰테라의 경영악화로 주주인 1만 여명의 낙농가들도 피해를 입었다. 보수적이고 참을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뉴질랜드 낙농가들 사이에서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폰테라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기업전략과 경영체제 모두 의문시되는 사태에 빠져들고 있다.
폰테라는 2001년에 뉴질랜드 낙농가의 이익을 대표하는 ‘전국단위 수호자’로 설립되었으며, 조직은 협동조합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후 폰테라는 전 세계로 수출하는 대형 유업체로 성장했으며, 호주, 중국, 중남미 등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폰테라는 전 세계 우유교역량의 1/3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중국수출은 2018년 매출액 204억 NZD(약 1조 5641억원)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나친 욕심과 투자 실패
뉴질랜드 최대 유업체인 폰테라의 경영악화는 낙농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에 따르면 낙농가의 약 1/3 가량은 지난 10년 동안 대출을 받아 사육규모를 확대했는데, 지금 대출금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 경제에 대한 영향도 우려된다. 폰테라의 유제품 수출액이 뉴질랜드 전체 수출의 1/4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폰테라의 평가손실 계상은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8월 23일에는 주당 3.43NZD(약 2627원)까지 하락하면서 1년 반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폰테라의 쇠퇴는 지난 10년 동안 야심차게 추진했던 투자가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폰테라는 유가공업체에서 고부가가치 제품과 푸드 서비스를 공급하는 회사로 도약을 추진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농업사업에 10억 NZD(약 7658억 원), 유아식업체 베이인메이(貝因美)에 7억 5000만 NZD(약 5744억 원), 중남미와 호주의 유제품사업에 수 억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이 모두 실패로 끝나면서 큰 손실을 안겨주었다.
사임한 피에링스씨와 작년에 질병을 이유로 회장을 사임한 존윌슨씨는 표준적인 유제품 가공업체에서 고부가가치제품과 푸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것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농업 사업에 10억 NZD, 유아식업체 베이인메이(貝因美)에게 7억 5000만 NZD, 중남미와 호주의 유제품사업에 수 억 NZD를 투자했다. 이들 사업은 모두 실패로 끝나면서 손실을 안겨주었다.
전문가들은 폰테라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산매각과 주주인 낙농가를 통한 새로운 자금조달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폰테라는 지난 5월에 수익성이 좋은 ‘Tip Top’ 아이스크림사업을 3억 8000만 NZD(약 2907억 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채산성이 없는 나머지 사업장을 인수할 대상자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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