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축협에서 운영하는 축산물프라자에서 식사를 했다. 점심시간, 축산물프라자 입구에 100여명의 손님이 줄을 섰고, 식당안은 만원이다.
대다수 축협의 축산물프라자가 적자에 허덕인다는 말을 들은 터라 의아한 마음에 축협 직원에게 “왜 이렇게 손님이 많냐”라고 물었다.
답변은 역시나 였다. 신선육 판매는 꽝이라는 설명이다. 점심시간에나 이처럼 손님이 많은데, 대부분이 ‘곰탕’을 먹으러 오는 손님이란다.
그나마 이곳 축산물프라자는 곰탕이라도 잘 팔려서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의 축협 축산물프라자가 어려움에 처한 건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아는 현실이다.
2018년 기준 전국의 농·축협 축산물프라자는 직영점이 189개소, 가맹점은 106개소, 임대 2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축산물프라자는 축산물 유통 선진화, 유통비용 절감, 판매농협 구현이라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그 목적을 실현하고 있는 축산물프라자는 극히 일부다. 축산물프라자의 운영이 부실한 이유에 대해 해당 농·축협 관계자들은 사전 시장 조사의 미흡 등 철저하지 못한 사업계획 수립을 우선순위로 꼽는다.
‘다른 조합에서 운영하니 우리도 해야지’, ‘업적 평가 잘 받기 위해서’ ‘판매 조합 구현의 구색이라도 내야하니까’, ‘조합원들 표 하나라도 더 챙기려면 어쩔 수 없지’라는 것이 축산물프라자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라는 일부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 안타까움을 더 한다.
그들의 말도 일리는 있다. 적자가 나더라도 조합원들을 위한 판매 채널을 확보(환원사업)하는 것은 협동조합 본연의 취지와 일치한다.
한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한 대다수가 농·축협 축산물프라자는 일반 식당에 비해 ‘비싸고, 접근성이 불편하다’고 답했다. 또한 식당과 판매장 중 주로 식당만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연 평균 이용 횟수는 ‘2.4회’에 불과했다. 
우선 가격이 비싼 이유를 살펴보면 축산물프자라의 운영 비용이 일반 기타 매장 보다 높았다. 농·축협 축산물프라자 활성화를 위해 진행된 한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외식업(한식) 식당보다 식자재비, 인건비, 관리비, 임차료(감가상각비)에서 더 많은 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전체 비용 중 식자재비 구성 비율이 풀서비스 축산물프라자의 경우 62.0%, 셀프형 축산물프라자는 74.0%로 일반 한식당보다 각각 22.0%P, 34.0%P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축협 매장이라는 특성상 국산 원료육만을 취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일반 한식당에 비해 인건비와 관리비, 임차료 등이 각각 7.4%P, 5.0%P, 2.2%P가 더 높다는 분석은 문제가 있다.
이를 종합하면 다수의 농·축협 축산물프라자의 사업추진 전략은 초기부터 잘못됐다는 것이 농축협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상권, 지역 특성, 컨셉, 적정규모, 투자금액, 메뉴, 판매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심도 있게 고려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 풀서비스 축산물프라자의 이익은 –14.6%, 셀프형 축산물프라자는 –26.6%로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농·축협 축산물프라자 사업 활성화를 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