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절반 이상 목초지 EU의 축산물 공급기지
유럽서 가장 오래 소 방목
8만 농가 660만마리 사육
생산량 우유, 소, 돼지고기 순
수입국서 곡물비육 원하면
4~6개월 정도 곡물로 비육

한국처럼 소·돼지이력제도
태어나는 순간 이표 부착
이동경로 국가 DB에 집약
돼지고기 등급 기계 측정
거세는 한 달 이내에 실시

아일랜드 국토 면적의 62%가 농경지이며 이중 80%가 목초지다. 광활한 목초지로 인해 소 비육과 낙농이 발달했다. 정부는 이러한 환경을 지켜 나가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서대서양 북동부에 위치한 섬 아일랜드.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전체 인구 수보다 소 마릿수가 훨씬 많다. 아일랜드는 지난해에 대한민국으로 돼지고기를 6000톤 이상 수출했다. 소고기는 수출을 위한 과정을 진행 중에 있다. 이에 3회에 걸쳐 △아일랜드 축산 현황 △아일랜드 대표 육가공업체 7곳 △소(비육우) 사육농장 △정부 주도의 농업환경 보존 프로그램 ‘오리진 그린’에 대해 살펴본다.

 

# 아일랜드 축산 현황
아일랜드의 정식명칭은 아일랜드 공화국(Republic of Ireland)이다. 1534년 잉글랜드의 침공으로 약 400년간 식민지 통치를 받았다. 1919년 독립을 선언하고 192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육류와 감자류를 주식으로 하는 식문화로, 스테이크, 소시지 등 육류와 육가공품의 소비가 많다. 축산물에서는 우유, 소고기, 돼지고기 생산량이 가장 많다. 농산물 중에서는 보리, 밀, 감자를 많이 생산한다. 감자는 주된 탄수화물 공급원이며, 육류와 함께 곁들여먹는 경우가 많아 소비량이 많다. 섬나라이면서도 생선 등을 비롯한 해산물의 섭취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국토 면적은 702만 8000ha(헥타르)로 대한민국의 70%에 해당하는 크기다. 인구는 484만 7000여명이다. 대한민국 인구(5170만)의 10분의 1도 안 되고, 서울특별시 인구(975만 1415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동부 지역에 거주하며 서부 지역에는 거주 인구가 적다. 1인당 국민총생산액(GDP)은 6만 9330달러로 2017년에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아일랜드는 수출 중심의 국가다. 농식품 수출 규모는 약 123억 달러(2016년 기준)로, 주요 수출 품목은 소고기(정육), 유아용 조제 식품, 치즈 제품 등이다. 주로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등 EU국가로 수출한다. 유아용 조제 식료품은 중국으로 수출한다.
아일랜드는 유럽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소를 방목할 수 있는 나라다. 비가 자주 내리고 기후가 서늘해 목초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이로 인해 축산업과 낙농업이 발달했다. 국토의 62%가 넘는 440만ha가 농경지이며 이중 80%가 목초지다. 13만 9000여개의 소규모 농장들이 있고, 이중 고기용 소를 사육하는 농장은 8만개 이른다.
8만 농장에서 660만 마리의 비육우를 사육 중이다. 대한민국 한육우 사육마릿수 308만마리(2019년 2분기)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아일랜드는 소 60마리 미만의 중소규모 농가들이 많고 농가별 평균 규모는 30ha 가량이다. 이들이 매년 60만톤의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축산물 생산량(2014년 기준)을 살펴보면 △우유가 581만 톤으로 생산량이 가장 많으며 △소고기(58만톤) △돼지고기(25만톤) 순으로 집계됐다. △닭고기 8만 6000톤 △계란 4만 8000톤을 생산했다.
소 사육 방식은 방목이다. 수입국에서 곡물비육을 원하면 4~6개월 정도 곡물비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도축 연령은 16개월 이후로 소의 품종에 따라 다르다. 잘 크는 품종은 빨리 도축한다. 도축 생체 무게는 평균 720kg이다.

소고기에 대해 도체등급판정을 실시하고 있다.

아일랜드도 대한민국과 같이 소와 돼지 이력제를 실시하고 있다. 소가 태어나면 하루 만에 이표를 부착한다. 농가, 가축운반 기사, 공장 도착 시간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소와 돼지 이동정보는 국가의 데이터베이스에 모이게 된다. 아일랜드는 소 거세를 생후 한 달 이내에 실시한다. 대한민국은 평균 3~4개월령에 거세를 실시한다. 16개월령에 도축을 계획하는 소는 거세를 실시하지 않고 그 이상을 사육하고 도축하려는 소는 거세를 실시한다.
소고기(정육)는 2016년 인접 국가인 영국으로의 수출이 약 7억 6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네덜란드(약 1억 7730만 달러), 이탈리아(약 1억 5000만 달러), 독일(약 1억 3000만 달러), 프랑스(약 1억 1000만 달러) 순이다.
돼지는 거세를 하지 않고 있다. 돼지는 평균 23주령(161일)에 도축하고, 도축 전 생시체중은 110kg이며 도축 후 머리가 달려있는 상태의 무게가 85kg이다. 대한민국은 115kg을 도축해 머리가 없는 상태로 87kg 가량이 나오는 것과 비교가 된다.
돼지고기 등급은 체중에 따라 1~9등급으로 나눈다. 기계로 등급을 측정한다. 1등급은 가장 지방이 적고 가볍고, 9등급은 지방이 많고 무겁다고 아일랜드 사람들은 표현한다. 한국에는 4~6등급으로 평균보다 무거운 돼지고기를 수출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목표로 환경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정부 주도의 지속가능 프로그램인 오리진 그린(Origin Green)을 2012년 도입했다. 오리진 그린 프로그램 참여 농가와 식품 기업, 유통 및 외식 기업에 대해서는 환경보호와 관련한 감사 및 평가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아일랜드 식품청인 보드 비아(Bord Bia)를 중심으로 축산물을 포함한 식품의 원료 생산부터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단계에 오리진 그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아일랜드 소비자들은 육류 제품을 구매할 때 Bord Bia 마크를 확인하고 구매한다고 한다.
아일랜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경기 침체기를 겪었지만, 수출 활성화를 통해 극복했다. 영국으로의 수출 증가가 경기 회복을 견인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의료용품, 유기 화학품이며, 식품에서는 육류와 유제품의 수출 비중이 높다.
아일랜드가 아시아 등 세계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이유는 영국의 브렉시트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2016년 영국은 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선언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행할 경우 아일랜드산이 영국으로 수출될 때 관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수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아일랜드는 청정한 자연 이미지와 안정적인 식육 가공 시스템을 최고의 무기로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정육점 내부. 소비자들이 투명한 유리 안으로 고기 발골·숙성 과정을 확인 할 수 있다. 작업장의 일정한 온도 유지 및 위생관리가 용이하다.
대형매장 내부에 자리 잡은 정육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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