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비 살포지 축소…축분뇨 처리 발동동
액비 살포지 축소…축분뇨 처리 발동동
  • 한정희 기자
  • 승인 2019.07.1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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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총량제 도입 검토 후
한돈농가, ‘무차별 규제’ 지적
작년 주민 민원·‘불법’ 제보
‘무혐의’ 받았지만 수거 줄여
결국 피해는 한돈농가에게

 

제주도가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한돈농가 악취 저감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중장기적으로 돼지 사육마릿수를 제한하는 총량제 도입 검토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한 한돈농가들이 “선 대책 후 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귀포시 소재 A한돈농가는 “가축분뇨 발생량 전량을 공동자원화센터를 통해 처리 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액비 살포지 축소로 인해 가축분뇨가 전량 수거되지 못하면서 가축분뇨 처리가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 공동자원화센터의 안정적인 액비 살포지 확보 등 가축분뇨 처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가축분뇨(악취) 관련 규제만 강화 하는 것은 농가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센터가 수거하지 못한 가축분뇨를 보관하기 위해 돈사 인근 빈 부지에 액비탱크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다른 업체를 통해 2배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고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며 “악취에 민감한 제주에서 다량의 가축분뇨를 농장에서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러 업체의 가축분뇨 차량이 농장을 오가는 것은 방역에도 문제가 된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소재 ‘칠성영농조합법인(이하 칠성)’은 몇 해 전부터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센터의 증설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해 2월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계획했다. 그러나 7~8명의 주민들 반대로 설명회가 열리지 못했고, 이들은 증설 저지 일환으로 도내 방송사와 신문사에 칠성을 가축분뇨 불법 처리 업체로 제보했다.<본지 2019년 7월 15일자 7면 참조> 
제주지방검찰청이 같은 해 5월 29일 불법 가축분뇨 처리와 관련해 칠성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그 일의 여파로 많은 한돈농가들이 지금까지 가축분뇨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검찰의 무혐의로 판결 직후 증설을 반대하던 가시리마을 당시 이장은 한진그룹 본사에 호소문을 보내 “칠성의 제동목장 액비 살포 중단”을 요청했다. 한진그룹은 가리시마을과의 상생을 위해 당시 이장의 민원을 받아들였고 그해 9월 칠성의 제동목장 액비살포가 전면 중단됐다. 칠성은 하루아침에 수만 톤의 액비 살포지를 잃었으며, 1년 가까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동목장 액비 살포 중단은 많은 한돈농가의 가축분뇨 처리를 어렵게 만들었다. 제동목장 액비 살포 중단 이후 제주도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포지가 턱없이 부족해진 칠성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축분뇨가 차올랐다. 가축분뇨 저장 탱크 용량에 한계를 느낀 칠성은 결국 한돈농가로부터 가축분뇨 수거량을 줄이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B한돈농가는 “칠성의 잘못이 아닌 악의적인 민원으로 인해 한돈농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지금의 상태가 계속된다면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가축분뇨 처리에 문제가 발생할 농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동목장에 액비 살포가 가능해지면 칠성의 가축분뇨 수거도 정상화 될 수 있고 농가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제동목장이 액비 살포를 허가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칠성의 센터 증설을 반대하던 당시 이장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이장으로 바뀌었다. 현재 이장과 가시리마을은 칠성의 증설을 반대하지 않고 있다. 서귀포시도 그간 친환경 고품질 액비를 생산해온 칠성의 입장을 지원하고 있다.
칠성은 그동안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한편, 10톤짜리 물백 90개를 설치해 가축분뇨를 임시 보관하고 액비를 소규모 목초지에 뿌리며 버텨왔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다다랐다. 칠성과 한돈농가들은 제동목장에 액비를 다시 살포 할 수 있게 하는데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C한돈농가는 “한진그룹이 다시 한 번 액비 살포의 길을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가축분뇨 처리가 예전과 같이 원활해지기 위해서는 제동목장의 액비 살포 재개가 최선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동목장 관계자는 “농가와 상생 차원에서 액비살포가 이뤄졌지만 관련해 민원이 발생했다. 앞으로 또 이 같은 민원이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며 “현재는 액비 살포 재개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감정으로 인한 일부 주민의 악성민원으로 인해 많은 축산농가들이 가축분뇨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직시, 도 차원에서 제동목장과 협의해 액비살포가 재개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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