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웃음…하지만 문제 산적”

아카시아꿀 예년 비해 풍작
비 오는 날 없이 최적 환경
봄철 말벌 여왕벌 단독 활동
여름 오기 전 적극 퇴치해야

타 가축보다 진입 장벽 낮고
초기 자본 적어 유입 급속화
전 농가 진드기 제거 협력을

 

올해 아카시아꿀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풍작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처럼 저온현상 등의 이상기후도 없던데다, 본격 유밀기에도 꿀이 잘 분비되는 적정온도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는 양봉농가의 소득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을 만나 올해 꿀 작황 현황 및 양봉산업의 현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용래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 올해는 아카시아꿀 생산량이 풍작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올해 아카시아꿀 생산량은 평년작보다 20% 정도 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근래 들어 최고의 풍년인 지난 2012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여진다.
아까시나무 꽃대 발육시기인 지난 4월에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 꽃대가 실하게 형성된 데다, 본격 개화기인 5월에도 꿀이 잘 나는 27℃ 이상의 온도가 유지됐다.
5월 중순경 며칠간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예년에 비해 비오는 날도 거의 없었다.
아카시아꿀 채취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면 된다.
양봉농협의 아카시아꿀 수매량 역시 평년을 훨씬 더 상회하는 수준이다.
10일 현재 아카시아꿀 수매량은 8500여 드럼(288kg)이다. 잡화는 500~600드럼이 들어왔으며, 밤꿀도 2000~3000드럼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등 총 1만1000~1만2000드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양봉농협은 아카시아꿀 수매가격 인하여부에 대해 고심 중에 있다. 이는 이달 말 예정된 이사회에서 정해진다.
또한 지난해 대흉작으로 인해 아카시아꿀 1등급 기준으로 한 드럼 당 80만원 정도 지원했던 자금 역시 보조하지 않는다. 

 

- 그럼 올해는 이상기후가 전혀 없었던 건가.
아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전국적으로 동시에 개화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보통 이동양봉시 1차(5. 5~5. 12) 경남·북지역, 2차(5. 10~5. 17) 충남·북과 경기지역, 3차(5. 15~5. 25)를 한강이북 및 강원지역이라 말한다.
꽃이 피는 시기가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까닭에 1차 지역에서 채밀한 뒤 2차 지역, 3차 지역 순으로 이동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산간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동시개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심지어 올해는 대구와 서울의 개화기시가 3일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1차 지역에서 채밀 후 2차 지역을 거르고 3차 지역으로 바로 이동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같은 동시개화로 인해 양봉농가가 전국적으로 분산돼 전체적으로 꿀 생산량이 많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말벌 피해도 급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름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며 등검은말벌이 활개를 치고 있다.
따라서 양봉농협은 등검은말벌 피해 예방을 위해 집중홍보 및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다.
등검은말벌은 일벌들은 죽고 여왕벌만 단독으로 월동하기 때문에, 봄철에 여왕벌 한 마리를 잡으면 벌집 하나를 없애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인액으로 여왕벌을 유인해 잡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물 50ℓ에 설탕 15kg을 녹인 뒤 잘게 쪼갠 참나무와 포도 한 박스를 짓이겨 넣고 발효시키면 말벌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되는데, 이를 포획기에 넣고 사용하면 된다.
등검은말벌의 경우 물 대신 구 소비를 녹인 물을 사용하면 효과가 높다.
우리 봉장의 경우 매년 200여 마리를 포획하는데, 이로 인해 등검은말벌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다.

 

- 양봉인구 급증도 양봉산업의 현안 중 하나다. 문제는 없나.
현재 양봉인구가 급속히 유입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양봉은 타 가축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초기자본이 적게 들어가는 이유에서다.
전국 시군기술센터에 양봉 강좌가 개설되지 않은 곳이 없는데다, 매번 교육 때마다 수강생도 꽉 찬다.
매해 평균 2000~3000명이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봉 조합원만 매년 100명 이상 늘어난다는 지역 농축협도 여러 곳이다. 향후에는 양봉농가들이 조합장 당락에도 영향을 끼칠거란 자조 섞인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양봉인들 사이에 벌통 이격거리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다발하고 있다.
또한 밀원수는 한정돼있는 반면, 벌들은 많아지는 까닭에 기존 전업농가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등록제나 허가제가 필요하단 여론도 조성되고 있지만, 이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 양봉농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장 큰 문제는 밀원을 공유하다보니 벌들이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는데 있다. 따라서 질병이 발생한다면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질 수밖에 없다.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이 전멸하다시피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때문에 무밀기에는 식량을 넉넉하게 공급해야 한다. 바이러스 등의 모든 질병이 식량 부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에서 오기 때문이다.
진드기 역시 꿀벌의 최대의 적이다.
특히 진드기는 체액을 빨아먹어 체력을 저하시키고 각종 병원균을 옮기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11월 월동사양이 끝난 후 진드기 구제 2회를 실시하고, 아카시아철이 끝나고 분봉 시킨 뒤 2회, 8월경 2회 실시로 진드기를 구제할 수 있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만큼 전체 농가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기존 벌꿀 드럼에 대한 위생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스텐 드럼 교체사용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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