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존재가치는 조합원 삶의 질 향상”

직원들 업무 중요성 알아야
대조합원·고객 서비스 달라져
취임 직후부터 ‘맨투맨’면담
17일‘밤샘토론’ 역할 재정립

농가-생산, 조합은 판매 전담
마트 현대화 ‘판매축협’ 달성
‘으뜸 송아지’사업 적극 추진
농가 생산성 향상 경쟁 강화케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외국산 소고기 수입 증가·환경 규제 강화에 장기 경기 불황으로 소비 부진, 그리고 등급제 개편은 물론 최근엔 무허가 축사 적법화 등 축산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은 조합원들의 불안 심리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축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는 조합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협동조합 역할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자신들을 대변해 보다 잘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저를 선택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전국동시 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정삼차 화순축협 조합장은 자신을 선택한 조합원들의 뜻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삼차 조합장은 화순 동면에서 한우 목장을 시작으로 25년간 농가로, 축산기자재 사업으로 성공한 전문경영인으로, 전 세계 축산선진국을 돌면서 선진화된 축산업을 국내에 접목시켜왔다. 그런 의미에서 화순축협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국한우협회 화순군지부장을 맡으면서 축산인의 한 사람으로서 축산 발전에 최선을 다했다. 축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개인으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너무 힘에 겹다. 축산농가들을 하나로 규합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삼차 조합장이 선거에 참여한 이유다. 그는 한우협회 군지부장을 맡았을 당시 ‘송아지 릴레이 기증 사업’, ‘헬퍼 사업’을 현실화하는 등 많은 모범사례를 남겼다.
그만큼 조합장이 되면 조합원과 지역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것들을 차근차근 추진할 예정이지만, 정작 취임 이후 그가 시작한 것은 사업이 아니라 직원들과의 소통이었다.
이에 대해 정삼차 조합장은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소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기에 조합 임직원과 소통을 하고, 하고자 하는 열의를 이끌어내면 바로 조합원과의 단합도 이뤄진다는 신념에서다.
그는 매일 직원들과 전자메일을 주고받는다. 업무에 대해서, 또는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무엇을 개선했으면 좋은지에 대해서다. 그리고 지난 17일에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협동조합맨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밤샘토론’도 열었다.   
그는 “조합장의 역할은 ‘무조건 믿고 따르라’며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업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라고 한다. 그래야 도전의식이 생기고 어떤 사업이든 자신감을 갖고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구상하는 사업들은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될 때 비로소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실현될 수 있기에 그렇다.
정삼차 조합장은 많은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공약했다. 전수조사를 통한 장기발전 계획 수립,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으로 효율을 극대화하고, 한우 우량종모우를 지속 개량하고, 조합 자체 브랜드 개발과 대형마트 활성화가 그것이다.
또 축산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조합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일원화된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각 읍면별 축종별 단체 지원, 조사료 창고 신축, 축산기자재 백화점 개설, 동물병원과 조합원 휴게시설 마련, 염소 경매신설 개장으로 염소사육농가 편익 제공 등도 있다.
이러한 모든 구상의 종착점은 조합원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축산업의 밝은 미래와 조합원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착실하게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그 중에서 정 조합장이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화순축협 본점 이전·마트 현대화사업과 전남 한우 송아지브랜드 사업 일명 ‘으뜸 송아지’사업이다. 이에 관해 들어봤다.

 

- 왜 마트 현대화사업이 필요했나?
“화순군은 지리적으로 동부권에는 순천과 보성, 남부권은 장흥과 강진, 영암, 서부권에는 나주혁신도시와 함평, 영광 등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다. 여기에 무등산 국립공원의 일부가 속해 있고, 운주사‧쌍봉사‧만연사 등 천년의 고찰과 금호리조트‧중흥골드스파랜드 등 위락시설까지 갖춰져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하지만 본점은 단독건물이 아닌 아파트 상가 내에 위치해 있어 주차장이 없는 데다, 조합원과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열악한 입지와 환경 그리고 경제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마트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소형마트가 난립해 자체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
2007년부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마트 대형화사업을 계획해왔지만 생축사업장을 신설하면서 고정자산 투자한도가 초과돼 밀리고 밀렸다.”

 

- 투자의 적정성과 실익성은 따져봤나?
“예정부지를 기준으로 1~3차 상권 내 세대수를 산정할 경우 약 2만7000세대를 가망고객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파트 밀집지역 인근에 위치해 상권 잠재력은 양호하다.
매장면적은 1650㎡(약 500평)에 창고와 작업장 245㎡를 더하면 1895㎡(574평)이다. 이중 일부인 60평 정도에 식자재코너를 마련한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이 생산하는 우수한 축산물을 판매함으로써 생산·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조합원은 우수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조합은 이를 적정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판매축협’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으뜸송아지’사업이란?
“전남지역은 대한민국의 한우 번식기지 역할을 하고 있을 만큼 우량 소가 많다. 특히 화순 지역의 한우는 그 우수성이 남다르다. 이러한 소를 중심으로 보다 우수한 한우고기를 생산해 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생각이다.
으뜸 송아지 사업은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한우 송아지브랜드 사업의 일환이다. 세부 계획을 전남도에 제출해 지난  3월 승인을 받았다. 으뜸 송아지는 혈통등록과 친자확인 검사를 반드시 필한 송아지이고, 가축시장 경매 출품이 제한되며, 발육상태가 양호하고 질병 검진에서 음성이고, 바코드 재장착과 이모색 등이 없는 뛰어난 개체다. 체계적인 전산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며 개량을 통해 생산능력이 우수한 송아지다.
이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화순군 한우농가의 경쟁력이 강력해져 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부터 시작되는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합원 농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한다.”
정삼차 조합장은 그런 의미에서 조합은 조합원들이 주인인 것은 맞지만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의무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 조합장은 또 “조합 사업이 활성화되면 당연히 수익이 발생할 것이고, 그 수익은 일차적으로 조합원의 환원사업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조합의 미래는 조합원 그리고 직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협력해 나가야 비로소 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삼차 조합장은 “젊은 조합장을 선택한 것은 끓어오르는 열정을 믿어보겠다는 뜻인 만큼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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