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육 기반은 자신…이젠 유통에 초점”

연간 도축 한우 80% 이상
1등급 이상 고급육 출현
조합장 식육 유통전문가
향후 ‘판매축협’완성 기대

내부 결속 통해 흑자 전환
취임 후 전직원 1대1 면담
업무 창의성 극대화 추진
흑우브랜드 육성 ‘차별화’

 

장흥지역의 한우산업은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산업이다. 한우 사육마리수는 4만 9000여 마리로 장흥인구 3만9000여 명을 넘어서는 숫자다. ‘사람보다 소가 많은 곳’이 바로 장흥이다.
연간 도축되는 한우 중 1등급 이상의 고급육 출현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다. 10마리를 출하하면 8마리 이상이 고급육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장흥축협을 중심으로 ‘고급육 한우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급육 생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특별한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유통과 가공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해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3·13 전국동시 조합장선거를 통해 조합원들이 선택한 김재은 조합장은, 장흥축협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가장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평생 처음 급여를 받는다”며 웃는 김재은 조합장은, 식육 유통, 식당, 기자재사업 등 축산과 관련된 사업을 해온 식육유통‧판매 전문경영인이다. 식육유통 사업을 할 땐 연간 1400마리를 취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재은 조합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내부 결속’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빚어진 갈등을 하루속히 해결해야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2달 동안 그는 조합원과의 만남의 자리를 갖지 못했다. 60명의 직원들과 ‘1대1’ 면담을 통해 보복성 인사가 없음을 선언했고,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원하거나 적성에 맞는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현장 위주의 이동, 육포공장을 책임지던 김옥화 공장장을 전무 자리에 앉혔고, 현장에서 조합원과 부대껴야 하는 지도사업을 희망하는 여직원도 원하는 자리에 배치했다.
김재은 조합장은 “그동안 조합이 1등급 이상의 고급육 생산에 초점을 맞춰 축산농가는 마리당 수익이 평균 200만원에 이른다”며 “생산비용 등을 제외한 액수로는 전국 축산농가 대비 상위권에 해당한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는 “이것만으로는 장흥축협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면서 “유통과 판매를 포함한 경제사업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첫 번째 목표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육포가공사업과 유기질 퇴비를 전문생산판매하고 있는 경축순환자원화센터의 흑자 전환이다.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을 살리지 못하고 어떻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흑우’육성도 추진한다. 장흥축협이 고급육 한우시대를 열었음에도 특별한 한우브랜드가 없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기 때문이다.
“‘표고골 한우’라는 자체 브랜드를 15년째 사용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정남진 장흥한우’는 지자체 소유라 조합만의 특별한 브랜드가 필요했다”고 김 조합장은 배경을 설명한다.
그는 식육유통 전문가답게 “흑우는 단면적, 지방의 두께, 지육 중량이 한우보다 우수하고 체형이 크다”면서 “흑우관련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은 조합장은 장흥군이 현재 조합이 위치한 자리의 주변들을 정리하면서, 공시지가로 조합 본점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본점의 신축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재은 조합장은 신축이전하는 본점에는 기자재 마트, 고급육 식당인 명품 한우관, 체험관 등의 공간을 만들고, 타 식당들에게 빼앗겨 정체성이 흐려진 기존의 ‘장흥삼합(키조개‧장흥한우‧표고버섯)’ 먹거리 문화를 온전히 재현할 계획이다.
그는 조합장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라면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들이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합장은 혼자의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직원들과 함께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소통과 화합’이 그의 지론이다.
‘축산 부농’의 꿈이 현실화되는 조합만들기가 목표라는 김재은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먼저 임직원들이 관행적이고 고정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자발적이고 열성적이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은 조합장은 조합의 미래상을 그리기 위해 일단 기존의 직원들 중에서 4명을 선발 TF팀을 구성하고, 영양관리‧마케팅‧사료‧육포 판매‧조합원 관리까지 전반적인 문제 해결을 추진한다.
고급육 생산기반이 갖춰졌으니, 이제는 외형을 넓히겠다는 것이 김 조합장의 구상이고,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해온 가장 자신 있는 일이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