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원유거래체계 개선 안되면 어려움 지속


내수경기 불황청년 실업
낮은 출산결혼연령 지연
주 소비계층 급격히 감소
원료유 가격 경쟁력 없어
유제품 수입 봇물 가능 커

물류재고처리 비용 부담
신선 유제품은 국산 선전
그러나 확장되기엔 한계
초과량 싸게 공급한다면
농가 초과수익 혜택 가능

 

올해(2018년)의 원유생산량은 약 204만톤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 221만톤까지 증가했던 원유생산량은 유업체의 감산대책 추진과 낙농가의 협조 덕택으로 안정궤도에 진입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내수경기 불황,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 결혼연령 지연, 낮은 출산율로 음용용 우유의 주 소비계층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설상가상 국산 원료유는 가격경쟁력마저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치즈 등의 유제품이 국산이 아닌 수입제품으로 채워지고 있어 국내 낙농시장의 미래가 어두운 상황이다.
내년(2019년)의 원유생산량은 금년보다 소폭 줄어든 약 203만5000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9년에는 하절기 원유생산량 부족문제가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또 다시 2011년과 같이 유업체가 당장의 원료유 확보를 위해 시장의 거래질서를 무너뜨린다면 우리 낙농시장은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19년은 안정적인 원료유 수급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2018년처럼 낙농진흥회를 중심으로 원유 및 쿼터 전수배, 원유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모든 집유주체 및 낙농가의 합심 협력의 강화가 요구되는 해이다.

 

# 2019년 최대 이슈,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뭐니 뭐니 해도 2019년 우리 낙농산업의 화두는 ‘지속 가능한 낙농산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언제까지 우리 낙농산업이 지속될 수 있는지? 과연 다음 세대에게도 우리 목장사업을 안심하고 승계시켜 줄 수 있는지? 지난 10월에 대전에서 열렸던 ‘2018 IDF 세계연차총회’의 주제(Dairy For The next Generation 다음세대를 위한 낙농)는 정말로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료유 자급율은 50%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원유거래체계가 계속 유지된다면 현재의 자급율은 계속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어두운 전망 때문에 유업계는 물론이고 낙농가 역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업체가 정상가격(리터당 약 1044원)으로 원료유를 구입, 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면 수익이 발생해야 하는데 신선유제품을 제외한 치즈나 분유와 같은 유가공품을 만들어 팔 경우에는 손실이 나는 구조이다. 이는 2~3배 가격이 낮은 수입유제품 때문인데 유업체는 국내산 원료유 구입량을 자꾸 줄이려고 한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유제품 시장은 줄어들고,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긴 치즈와 같은 유가공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소비시장 구조다보니 유업체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원료유 구입량을 축소하려는 것이다.
유업체는 가공용 원료유도 정상가격으로 구입해야 하는 현행 원유거래체계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낙농가가 보유한 쿼터총량은 연간 약 224만톤으로 ‘농가가 쿼터 내에서 생산한 물량’은 모두 정상가격을 받을 수 있는데, 유업체가 음용용으로 사용하는 원료유 물량은 연간 약 180만톤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의 원유거래체계에서는 유업체가 연간 약 200만톤  정도를 정상가격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손실을 본다는 것이고, 그 손실액을 해소하고자 유업체는 원료유 구입량을 줄이려고 한다.
현재의 원유거래제도가 당장은 낙농가에게 유리한 제도인 듯 보이지만 우리 낙농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유지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자급율을 계속 낮아지게 하는 요인이고, 자급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안정적인 납유처가 줄어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급율은 그 산업의 경쟁력이다.
우리나라 유가공시장은 이미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이후 대문이 활짝 열린 상태다. 한미, 한EU, 한호주, 한캐나다, 한뉴질랜드 등 FTA협상 체결로 그 속도는 더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우리 시장에 값싼 수입유제품은 얼마든지 들어 올 수 있다. 그러나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유제품의 경우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재고처리비용의 부담 때문에 아직은 국내산 비중이 높다.
신선유제품이 국산 원료유 시장의 유일한 희망이기는 하지만 이미 더 이상 확장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다. 물론 안전성, 품질차별화로 국산 신선유제품 시장을 지키고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위생등급 하위 원료유에 대한 페널티 강화도 품질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한 제도다.
그러나 주 소비계층인 영유아 인구층의 급격한 감소가 작금의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낙농산업 기반의 유지(자급율)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국산 가공원료유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2018년 원유생산량은 204만톤 수준이다. 낙농가가 생산을 못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을 제한 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지금의 224만 쿼터 중에 약 20만톤은 사용할 수 없는 쿼터다. 만일 현재의 원유거래제도를 그대로 고수한다면(원유거래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사용할 수 없는 쿼터량은 점점 더 늘어날 확률이 높다.
현실에서 원유를 더 생산할 수도 없는데 쿼터를 굳이 가지려고, 지키려고 고집하는 것이 과연 우리 낙농산업의 미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모습일까? 

 

# 가격경쟁력을 만들면 낙농기반 확대가 가능
만일 우리 낙농가가 204만톤을 초과하는 원료유에 대하여 유업체에게 생산비(리터당 767원) 수준으로 공급해 준다고 가정한다면 유업체는 국산 유가공품 시장을 지금보다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추정컨대 적어도 212만톤 규모로 국내 낙농기반을 확대하는데 불과 2~3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 발 더 나아가 국산 유가공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개선(안전성, 고품질)이 추가된다면 그 규모를 더 확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농가가 보유한 쿼터는 224만톤 전량 그대로 농가소유권을 인정(인수도 가능)하고, 다만, 204만톤을 기준으로 농가별 가공용 구분선을 쿼터보유비율로 설정하여 용도별차등가격제를 시행해보자는 구상.
지금보다 원료를 약 8~10만톤 추가 생산하여 생산비 수준의 원유가격만 받고 유업체에게 공급한다면 그것이 과연 낙농가에 큰 손실을 초래하는 일일까? 경제학적으로 접근하면 기존의 낙농가가 약 8~10만톤을 추가생산 하는 데는 사료비, 약품대와 같은 변동비만 더 투입되기 때문에 현재의 경영비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든다. 따라서 생산비 수준의 원유가격을 받는다면 이론상으로는 낙농가는 추가 수익이 발생되는 일이다.
현재의 가격제도를 조금만 변경한다면 우리는 낙농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현재 축소 지향적인 낙농시장을 확대 지향적으로 변화 시킬수 있다.) 실질적으로 낙농가가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현재보다 낙농기반을 확대하는 방법이다(물론 보유쿼터의 비 활용이라는 이론적 손실이 발생한다) 현실 속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쿼터물량에 대한 미련을 잠시 접어두고 지금부터 204만톤을 초과하는 원유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부여하는 결단을 내려보면 어떨가? 국내 낙농기반의 확대냐, 아니냐는 우리 낙농산업 구성원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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