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산 대두 다시 구매
기대이하 물량에 시장 실망

한 주간의 곡물 가격 변동성을 살펴보면, 옥수수의 경우 큰 변동 없이 박스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시장 방향성을 살피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소맥 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조정을 받아 하락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에 반해 대두 가격은 2% 이상 하락해 낙폭을 키웠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 휴전 후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 시작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미국 농무부는 공식적으로 중국이 13일 113만톤, 14일 30만톤, 19일 119만9000톤의 대두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두 가격은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나 최소 수백만 톤의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구매 규모가 크지 않아 시장 참가자들은 상당한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과 더불어 남미 시장의 곡물 생산 상황도 가격 변동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라질의 경우 옥수수 및 대두 작황 상태는 상당히 좋아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주요 산지 기상 악화로 인해 기대했던 것만큼 생산량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주요 산지인 파라나 주와 마토 그로소 주에서의 가뭄 현상이 심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및 대두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남부와 아르헨티나 주요 산지는 오히려 많은 양의 비로 인해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남미 시장의 불안 요인이 옥수수 및 대두 가격의 하락을 제어하는 가운데 소맥의 경우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흑해 연안 국가들의 수출 제한 가능성 및 미국의 수출 확대 전망으로 견고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루블화가 강세에서 약세로 전환되고 미국산 소맥이 국제 시장에서 차츰 경쟁력을 잃음에 따라 소맥 가격의 상승세는 꺾여 하락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 국제 유가가 폭락한 점도 곡물 가격 상승의 저해 요인이 됐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들이 내년부터 원유 산유량을 감산키로 합의했으나 미국이 계속해서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세계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도 줄어들 전망이다.
달러 가치 역시 곡물 가격을 상승세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존과 더불어 중국의 경제 지표도 악화되어 국제 증시는 불안해졌으며 안전 자산인 달러로 투자 자금이 쏠리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 연준(Fed)이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달러 가치는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 전개되어 달러 가치 변동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미국 연준도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양국의 무역 협상이 90일 간의 휴전 기간 내에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미중 무역 협상의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외부 시장과의 관계도 고려해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살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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