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곡물판매 실적 하락
좋은 날씨에 공급은 증가

미국 시카고 선물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의 흐름을 살펴보면 10월 중반을 전후로  곡물 가격이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전환됐으며 계속해서 낙폭이 더 확대되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가격 변동 폭은 크지 않으나 대두와 소맥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져 9월 중반의 저점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미국의 곡물 판매 실적이 크게 떨어졌으며 미국 주요 산지 쾌청한 날씨로 옥수수 및 대두 수확과 겨울밀의 파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21일을 기점으로 미국의 옥수수 수확률은 49%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2%p 앞서 있으나 대두 수확률이 53%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16%p 뒤처져 있다. 겨울밀 파종율은 72%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5%p 뒤처져 있으나 양호한 날씨로 인해 파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 국제 유가와 달러 가치 변동은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이들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 추진 소식이 국제 유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려 놓았다. 반면 이탈리아의 예산안 편성과 유럽연합의 승인 거부, 영국과 유럽연합 간의 브렉시트 협상 장기화 등으로 유로가 약세를 보여 달러 가치는 크게 올랐다.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산 곡물이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내수 시장에서 바이오 연료용 곡물 소비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해 곡물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았다. 
남미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는 양호한 날씨로 인해 옥수수 및 대두 파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10월 17일 현재 옥수수 파종율이 32.6%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으며 예년 평균보다 4.1%p 빠른 파종율을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 곡물 컨설팅 기업인 아그후랄(AgRural)은 최근 브라질의 대두 파종율이 34%로 최근 5년 평균 18%보다 앞서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르헨티나에서의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어 곡물 가격의 하락세가 제한을 받기도 했다. 지난주에 아르헨티나 노동자 연맹은 마크리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반대 시위를 전국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운송 조합은 지난 수요일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파업 몇 시간 만에 사태가 수습됨에 따라 곡물 공급 제한 우려도 해소됐다.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 이후 해외로부터의 대두 수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올해 4/4분기 대두 수입량은 1800~2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보아 작년 동기 대비 25%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의 수입 수요 둔화가 계속해서 대두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 곡물 시장의 잠재적인 위험 요소는 러시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등 흑해 연안 국가들의 곡물 공급 제한 가능성이다. 최근 러시아 농업부는 올해 곡물 생산량 전망치를 종전 1억 600만 톤에서 1억 90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러시아 농업컨설팅 기업인 IKAR는 소맥 수출 전망치를 50만 톤 상향 조정해 33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수출 제한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러시아 농업부 장관과 주요 수출업체들과의 정기적인 미팅을 앞두고 있으며 여기에서 수출 제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