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유수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지난 2015년 3월11일, 당시 전국의 1326개 조합에서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엊그제 같은데 내년 3월31일로 4년의 임기가 끝난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시작됐다.
때가 때인가? 전국의 각 조합마다 유난히 화려한(?) 행사들이 눈에 띈다. 개점, 준공식에다 조합원한마음대회 등 예년에 보기 힘들었던 큼직한 행사들로 한동안 분주했던 농촌현장이다.
21일로 모든 행사들이 대부분 금지 되지만 그동안 열렸던 행사의 목적은 모두 조합원 권익신장과 조합발전이다.
전국의 많은 협동조합들이 개최하는 조합원전이용대회나 한마음대회의 예산은 작게는 수 천만원에서 억대가 넘게 들어간다. 행사를 대행하는 이벤트사가 가져가는 비용이 예산의 대부분 이다. 화려한 무대가 준비되고 이름깨나 있는 연예인 몇 사람 초청하는데 대부분의 예산이 들어간다.
현란한 전자음과 조명 속에 조합의 미래 비전을 선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연예인 몇 사람이 현란한 춤과 노래로 잠깐 혼을 빼고 나면 진정 농민의 가슴에 남는 건 무엇일까?
지난17일, 경남 하동축산농협의 한마음대회는 잔잔한 감동이었다. 화려한 무대도 없고 현란한 조명과 음악도 없었다. 좁은 축산물판매장 주차장을 행사장으로 만들었다. 물론 무대도 조합시설물을 지혜롭게 이용해 활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곳 하나 어색함과 부족함이 없었다. 2000여명의 조합원과 주민들이 정겨운 대화로 협동의 자부심을 서로가 확인하며 한 그릇 국밥과 막걸리 몇 사발로 오랜만에 힘겨운 축산현장의 시름을 달래기에 충분한 한마음대회였다.
대회 중의 이색적인 결혼식은 또 다른 재미로 박수를 받았다. 전자음 요란한 퍼포먼스가 아니라도 우리의 전통적인 멋을 살리면서 함께 박수하고 환하게 웃는 일로 깊은 뜻을 공유하고 새겨서 함께 할수 있다면 이보다 더 귀한 한마음대회가 어디 있겠는가. 더하여 하동군의 수장인 윤상기 군수가 주례를 맡아 무게와 웃음을 더한 멋진 결혼식 퍼포먼스였다.
하동솔잎한우 군과 로컬푸드 종합센터 하담로 양의 결혼식 퍼포먼스를 기획한 직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협동조합의 경영여건은 날로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손익문제로 힘든 현실이다. 농축산물 수입개방의 파고와 악성가축질병 등 외적인 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경영여건이 열악한 조합은 한해 1~2억원의 손익을 내기도 숨이 가쁜 현실을 감안해 본다면, 이럴 때 진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조합원의 실익증진과 조합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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