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축산농가들에게 가장 잔인한 계절이다. 우선 축종을 불문하고 모든 축산농가는 오는 9월 24일까지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한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갈 길이 바쁘다.
제출기한까지 남은 시간은 약 2개월. 그러나 3월 24일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상황이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그때나 지금이나 농가들의 속이 끓기는 마찬가지다.
제도개선을 전제로 신청서를 제출한 농가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신청서 제출은 농가 개인의 뜻과 의지에 따라 제출된 것이며 그 누구도 책임져 줄 사람이 없다.
농가들의 불안감은 점차적으로 고조되고 있으며 농심 또한 폭발 직전이다. 입지제한 구역의 농가들은 계획서에 펜조차 댈 수 없는 상황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그나마 지방선거 이전에는 호의적이었던 정치인들도 선거 이후에는 소식이 끊기기 일쑤다.
최근 만난 경기도의 한 농가는 “입지제한 구역에서 축산을 하고 있음에도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그만큼 축산업을 영위하고 싶은 의지가 강해서 였다”면서 “제출 이후 상황은 변한게 없고 오히려 날 처벌해달라는 신청서를 내손으로 작성해 제출한 꼴”이라며 한스러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농가들은 점점 애만 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농가들은 다시 아스팔트 위로 나서기를 희망한다. 대대적인 강경 투쟁으로 농가들의 절박함을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정부, 국회 등 전방위적인 활동과 세종과 여의도 국회앞을 오가는 천막농성을 통해 축산농가가 처한 현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외면하는 이들만 있을 뿐.
이행계회서 제출 마감기한은 9월 24일. 공교롭게도 추석이다. 추석은 그동안 농사를 잘하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이며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이다. 아울러 한해의 농사를 마무리 하는 시기로 이듬해의 풍농을 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축산농가들이 무사히 추석을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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