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승리에서 배운 것은
독일전 승리에서 배운 것은
  • 권민 기자
  • 승인 2018.07.06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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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변방의 한국 대표팀이 부동의 세계 1위 독일팀을 맞아 2대 0의 승리를 거뒀다. 독일을 제외한 전 세계가 난리다.
영국 축구의 레전드 게리 리네커는 과거 “축구는 단순하다. 22명이 90분간 볼을 쫓고 나면 경기는 끝나고, 독일이 언제나 승리하는 경기”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이날 경기를 보고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축구는 지금도 22명이 90분간 볼을 쫓고 나면 끝나는 경기지만, 독일은 더 이상 늘 이길 수 없다”면서 “이전 버전은 과거 역사에만 해당하는 걸로 국한 한다”고 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앞으로의 진보를 가로 막고 있는 철벽의 한 쪽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을 이긴 우리는 세계 1위를 이겼다는 기쁨이었겠지만, 이것은 그 벽을 향해 끝없이 도전해 왔던 세계 축구인들의 마음속에 새겨져 있던, 패배의식을 한 순간에 날려버린 일대 사건이다.
스웨덴과 멕시코에게 패배를 당하면서 국민들에게 온갖 욕을 먹었던 대표팀은 한 순간에 영웅시 됐다. 독일에게 이겼기 때문에? 이기는 과정이 그토록 염원했던 ‘한국축구’의 참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금 일으켜 세운 것이다.

 

피눈물과 한 서려
수십 년을 월드컵에 참여하면서 국민들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는 것은, 악에 바쳐서, 쉴 새 없이 뛰고, 부딪치는 모습이다. 그것은 마치 헐벗은 대한민국이, 현재 경제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축구 후진국으로서 강국들과 악으로 깡으로 싸우는 모습, 불모의 땅에서 경제를 일으켰던 그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우린 줄곧 싸워왔다. 선수들이 독일전을 이기고 경기장에 드러누워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함께 울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핏속엔 항상 ‘그것’이 흐르고 있다. 그 빠른 시간 속에 경제의 기적을 일궈낸 ‘자부심’, 그 속엔 많은 ‘피눈물’과 ‘한’이 서려있다. 그래서 불가능하게 여기는 일에도 주저없이 부딪치는 의지가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기본이 제대로 서지 못한 일부 선수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웠지만, 정작 문제는 이들을 관리하고 지도하는 외부적 요인들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학연, 지연, 혈연이 편협된 선발을 유발했고, 지도자들의 구시대적인 발상이 잘못된 전략을 수립하게 했으며, 선수들의 내재된 능력을 오히려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매번 경기 시작부터 승률의 따지는 습성은, 선수들로 하여금 싸울 의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했다. 기성세대의 주눅 든 태도를 지금의 세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력 차이를 인정하지만 결코 싸워보기도 전에 패배의식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것이 독일전에서의 교훈이다. 
많은 선발진들이 부상으로 러시아에 가지 못했다. 기성용이라는 ‘경기 조율자’도 빠졌다. 믿음직한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전에서 승리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완벽하게 해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로 인해 독일축구라는 벽이 깨짐으로써 향후 세계 축구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마도 독일축구는 수많은 나라들로부터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제 한국 축산업으로 관심을 돌려보자. 세계화에 따른 수입육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격 경쟁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고급육’이라는 품질 경쟁력을 쌓아 왔다. 그 결과 국내 축산물은 위생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한동안 경쟁력을 확보했다.

 

‘잘하는 것’무엇인지
그러나 잇따른 악성가축질병은 소비자들에게 “국내산도 못믿겠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줬다. 게다가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되면서 축산업을 옭죄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가의 환경개선에 대한 의식전환 운동이 농협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안전과 위생을 확보한 고급육 생산’은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이고 장점으로 내세울만한 것이지만, 과연 현실은 그런가?

 

고품격 축산물이 답
최근 축산물유통단체협의회에서는 ‘이상육’ 발생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돼지고기는 목심에서의 ‘화농’으로, 한우에서는 이상육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돼지 이상육의 발생증가만으로 연 28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협의회는 이에 따른 1차 가공업체, 정육점 등의 피해가 크다면서 이상육에 대한 보험을 도입하고,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보상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보상을 지적하기 전에 구제역 백신의 접종방법의 개선과 농가 스스로의 관심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수입육과 경쟁해서 이길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렇다.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전쟁 불똥이 우리에게 튀면, 국내 시장 공략은 더욱 커질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대한민국 축산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것은 고품격의 축산업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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