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독자적으로 혈액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도축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혈액자원화 사업은 국제협약에 의거해 혈액 등 육상폐기물 해양배출이 중단되면서부터 도축업계의 숙원사업이자 최우선 과제가 됐다.

도축업계는 이를 해결하고자 자체사업 추진과 해외기업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끝에 국내 현실을 고려해 외국기업과 손을 잡고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바오디사는 전북 소재 새만금 단지에 둥지를 틀고 혈액자원화 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외교적 상황과 맞물려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을 발단으로 농협이 독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농협이 계획하고 있는 (가칭)농협 혈액자원화 센터는 2020년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며 사업대상은 농협 목우촌을 포함한 지주 공판장 5개소와 제주를 제외한 회원 축협 도축장 5개소이다. 단계적으로 10개소의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돈 혈액을 자체 시설을 통해 자원화 시키겠다는 것.

농협의 이 같은 행보에 도축업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업계는 농협이 자체적으로 자본금을 투자해 시설을 짓고 운영하는 것은 문제 삼을 수 없으나 이로 인해 다른 일반 도축장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 시설을 투자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바오디사에서는 최소 750만 마리의 처리량에 대해 설계 및 사업계획을 하고 있는데 농협의 물량이 빠진다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시설을 투자하고 운용하는데 있어서의 최소 요구량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농협의 물량이 빠져나가면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돈 혈액을 모아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

어렵게 혈액을 모은다 쳐도 시설투자비 및 물류비의 상승으로 사업성과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게 되면 사업이 축소되거나 사업 수정으로 또다시 지연이 될 수 도 있다.

농협 뿐 아니라 모든 도축장이 하루빨리 혈액자원화 시설이 자리 잡길 바라고 있다. 범 농협이 아닌 범 도축업계를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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