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는 무엇이 던지 1등, 1등만을 외쳐왔다. 모두가 1등을 바라보며 모두가 서로를 경쟁자라 여기는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1등이 되기 위해서 살아가며 다 똑같은 목표를 가지게 된다. 모두가 일류대학을 목표로 하고 대기업 입사를 희망하며 좋은 동네에 거주하는 것이 대부분이 말하는 성공한 인생의 기준이다.

점점 특징이 사라지고 1등을 따라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이는 자기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기보다 제일 좋고 비싼 옷에 몸을 맞추는 꼴이다.

한 가지 혁신적인 제품이 생산되거나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부터 그를 롤모델로 삼고 목표한다.

이 과정에서 뒤처지거나 따라잡지 못하면 그때부터는 어정쩡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경쟁사회에서 얻은 것은 상실감과 패배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1등만을 위한 삶이 바람직하며 행복하다 말 할 수 있을까?

소를 키울 때도 모두가 못해도 1등급 이상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 노력 덕택인지 1등급 이상 출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2017년은 72.1%였다. 열에 일곱이 1등급 이상을 받은 것이다.

그럼 나머지 29.9%는 2~3등급을 위해 길러진 것인가. 농가들은 2~3등급을 생산했다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여긴다. 이들에게는 1등급 이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비롯된 실패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일부러 낮은 등급을 생산해 내는 사람들은 없다.

키우는 마음은 다 똑같이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1등급을 생산해 내는 것과 2~3등급을 생산해 내는 것의 생산비에는 차이가 없다. 2~3등급의 가격이 획기적으로 쌀 수 없는 이유다. 투자비가 같은데 헐값에 판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등급에 숫자를 없애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1등만 기억하는 이 사회에서는 숫자는 숫자일 뿐 또 서열을 매기고 등수를 매겨 결국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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