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 전파매체가 몇 일전 돼지 목살 이상육 발생 실태를 취재해 방영했다. 돼지 목살에 이상육(고름)이 찬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줘 충격을 줬다. 가면을 쓴 정육업자 A씨가 목살 절단면의 누런색 이상육을 카메라 앞에 내밀었다. 이 부위를 만지자 안에서 하얀색 고름 같은 물질이 나왔다. A씨는 “이 같은 경우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업체들은 상품가치가 떨어진 고름을 제거한 목살을 ‘B목’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자극적인 보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이러한 고름 고기를 모아 식용 접착제로 붙인 뒤 ‘왕갈비’를 만들어 비싸게 판매 한다”고 연이어 폭로했다. 이상육을 제거한 목살은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B목을 일부 육가공업자가 갈비대에 붙여 왕갈비로 판매 한다는 것이다. 모든 식당에서 이러한 왕갈비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취급하는 일부 음식점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영상의 영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관련 영상 조회수가 불과 몇 일만에 13만을 넘겼다. 영상을 본 후 다수가 한동안 왕갈비를 먹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목살 구입도 꺼려 진다고 전했다.

한 축산업계 관계자는 “목살 이상육 실태의 심각성을 이미 알던 사람들조차도 이 영상을 접한 후에는 목살 부위를 먹을 때 마음 한쪽이 개운치 않았다”며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상황을 농축산부는 아는지 모르는지 돼지 FMD 백신 2회 접종 의무화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상육 발생 증가 피해는 모두 농가와 가공업체 몫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농축산부는 지난 1일자로 돼지 FMD 백신 접종을 기존 1회에서 2회로 강화시켰다. 한돈협회를 비롯해 농가들은 FMD 재발 위험이 높은 지역에 한해서 한시적인 2회 접종 안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이상육 목살 문제에 대한 대책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농축산부는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상육은 FMD 백신 접종 흔적이다. 주사가 근육부위에 올바르게 들어가지 않고 지방부위에 잘못 들어갈 경우 백신에 있는 미네랄 오일 부형제 흡수가 늦어지면서 발생한다. 오일 부형제가 지방과 섞여 응고돼 마치 고름처럼 목부위에 남아 있는 것이다. 농가들은 이로 인해 지난 몇 년 간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고 지금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농축산부는 FMD 백신 접종을 2회로 늘리며, 더 많은 손해 감수를 강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축산부의 이번 조치가 FMD 예방 효과는 크지 않고 자칫 범법자만 양산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규정을 지키지 않은 농가들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는 형국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목살 이상육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FMD 백신 접종이다. 농가는 이상육이 발생하면 두당 몇 만원씩 페널티를 물게 된다. 반복적인 이상육 발생 농가는 백신 비접종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우려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백신을 2회 접종한 선량한 농가만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겨나면 안 된다. 이를 위해 농축산부는 대책 없는 백신 2회 접종을 1회로 환원시켜야 한다. 대책 마련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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