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라니냐 현상 곡물 피해
남미 옥수수 수확 부진

1월 23일 현재를 기점으로 한 주간 곡물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대두를 중심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남미 시장의 대두 생산 상황이 좋지 못해 대두 가격은 큰 폭으로 올라 전주 대비 1.9%, 전월 평균 대비 2.5% 상승했다. 옥수수 역시 남미 시장의 불안 요인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으나 수급 상의 약세 요인으로 인해 상승세는 제한을 받아 전주 대비 0.9%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내 겨울밀 산지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피해 우려로 겨울밀 가격은 전주 대비 1.2% 올랐으나 여전히 공급 우위의 시장 형성으로 전월 평균 대비해서는 1.3%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라니냐 현상에 따른 아르헨티나의 건조한 날씨가 대두를 비롯한 옥수수 작황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아직까지 파종되지 않고 남아 있는 지역들도 있다. 브라질의 경우 주요 대두 산지에 잦은 비가 내려 수확이 지연되고 있다. 대두 수확이 늦어지는 만큼 2기작 옥수수 생산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대비 브라질의 2기작 옥수수 생산량이 1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남미 시장의 날씨 프리미엄이 대두와 옥수수 가격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와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 향후 2주일 간 상당히 건조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라니냐 현상이 5월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 예측도 나와 계속해서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도 곡물 가격을 끌어올릴 만한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국제유가의 급등에 따른 바이오연료용 곡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어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 지속과 미국의 혹한에 따른 난방유 수요 증가로 미국의 원유 재고가 급격히 줄자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 세계경제 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을 3.9%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국제 시장에서의 원자재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곡물 교역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국가의 정치·경제 상황과 환율 시장의 변화 역시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으로 정부 임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셧 다운(일시 업무 정지)되어 달러 약세를 가중시켰으며 그로 인해 미국의 곡물 수출 경쟁력은 강화됐다. 미연방 정부의 업무가 정지 된지 사흘 만에 극적인 타협으로 셧 다운이 종료되었으나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어 달러의 약세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이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로 인해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도마 위로 떠올랐다. NAFTA 재협상에 대한 변화 역시 우려된다. 미국산 옥수수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가장 큰 멕시코의 경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사전에 많은 양의 미국산 옥수수를 확보해 놓으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다만 미국의 곡물 수출을 견제하는 브라질의 경우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를 놓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 헤알화의 가치가 하락해 3년 만에 가장 낮은 환율을 기록했다. 헤알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브라질의 곡물 수출이 활기를 되찾는 반면 미국의 곡물 수출은 제한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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