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인증…명실상부 ‘고품격’ 위치에

 

매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는 NH순한한우가 지난해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마침내 명품브랜드 인증을 받으며, 명실상부 전국브랜드로서의 영예뿐만 아니라 고품격 한우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12년 연속 우수축산물 브랜드 인증과 함께 축산물 브랜드 경영체 지원 평가 우수경영체로 선정되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2014년 명품관 인수 후 직영 전환, 2015년 TMF 사료공장 인수, 2016년 광주 축산물유통센터 인수, 그리고 2017년 사업장 내 주유소 인수 개장.

엄기대 대표의 말처럼, NH순한한우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NH순한한우)이 전국 최초의 한우광역브랜드라는 명색에 걸맞지 않게 험난함을 겪으면서 ‘기적’ 같은 회생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 우연도 두세 번 겹치면 우연이 아니다.

NH 순한한우는 2016년 매출 500억원에서 2017년 7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렇게 단기간에 급성장한 조합공동사업법인은 없었다. 엄기대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유통센터를 인수한 덕이라고 했다.

하지만 NH 순한한우가 급성장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유통사업의 활성화다. 전남 동부권 8개 시·군 7개축협(순천광양·곡성·여수·고흥·장흥·보성·구례축협)의 600여 농가가 참여해 시작됐다.

NH 순한한우는 2005년 롯데쇼핑과 전속 거래 약정을 체결해 10년 넘게 최고급 한우만을 롯데마트 전 매장에 연간 3000마리를 공급해 오고 있다. 하지만 NH순한한우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것은 아니다.

중간에 경영 부실로 성장 동력을 잃고 깊은 늪에 빠져들었다. 동력을 잃자 사업의 틀이 깨졌고, 그동안 쌓아 올렸던 판매망도 반토막이 났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영업 기반은 물론 전체적으로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NH 순한한우가 뒷걸음질 치는 사이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순한한우가 지금의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 것은, 참여조합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012년 엄기대 대표를 영입하고부터다.

당시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근무 시절 순한한우 탄생의 가교역할을 해 왔을 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와의 전속거래 체결을 주도했던 엄 대표가 순한한우를 맡으면서 이전의 판매망을 되찾았다.

2014년 NH 순한한우가 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 출범하면서 그는 마케팅 전문조직으로써 유통업체와 가격 교섭력과 안정적인 판로확보로 사업활성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한층 공격적인 경영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고, 결국 오늘의 순한한우로 탈바꿈했다.

그 해, NH 순한한우는 적자사업장인 본점 내의 명품관을 직영으로 돌렸다. 그리고 명품관을 수익사업이 아닌 지역 환원사업으로 전환하고, 정기적으로 연 1~2회 문을 닫고 독거노인과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식사와 선물세트까지 제공했다.

 

“‘식당이 있어서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는 말을 듣고 싶었다”는 그의 생각은 연 매출 27~28억원의 사업장으로 발전했다. 자녀들이 오면 항상 대동해 팔아주기에 앞장선 어르신들의 덕택이다. “좋은 일을 해보자”가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식당에서 파는 한우고기도 싸다. 1+ 200g 1인당 1만5000원이고 숯불값을 합쳐 2만원이면 충분하다. 농가의 소를 많이 팔아줌으로써 농가에게 이익을 되돌리고, 농가는 더 좋은 고기를 생산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었다.

2015년엔 연 3억5000만원 적자사업장인 TMF사료공장을 인수해, 2년 만에 흑자사업으로 전환시켰다. ‘좋은 사료를 적정가에 판매한다’는 그의 신념에 따라, 농협사료와 공동 협약을 맺고, 프리미엄급 밑사료를 농협사료로부터 공급받아 품질 고급화를 꾀했다.

농협사료 사료연구소와 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거듭하면서, 엄 대표는 순한한우의 TMF사료를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품질의 사료라고 자부한다. 인수 전 월 400톤에 불과했던 판매실적이 2016년 말엔 월 1300여톤이 팔려나간다. 품질이 고급화되면서 말 그대로 날개를 달았다.

3억5000만원을 투입해 로봇팔을 설치하는 등 시설 현대화가 추진되면서 인원도 절반으로 줄었다. 이렇게 발생된 여유 인력을 다른 곳으로 돌려 전체 사업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한 것은 바로 유통의 활성화로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각종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NH 순한한우는 2016년 9월 30일 광주시 평동산업단지 내 축산물 유통센터를 인수·개장했다. 이로써 NH 순한한우는 농협 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한 뒤, 자체 유통센터에서 직접 가공해 롯데마트 110개점과 참여축협, 인근 하나로마트 등에 원활하게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인수 전에는 손익분기점인 월 가동률 250마리를 채우지도 못했지만, 순한한우가 인수하고 난 후엔 월 450마리를 가공하고 있다. 가동률이 2배에 가깝다. 유통센터 인수로 튼튼한 기존의 판매망 역시 풀가동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NH 순한한우의 약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7년 12월 본점 내 버려진 주유소를 인수해 주유소사업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농협중앙회의 규정상 공동사업법인에선 목적사업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었지만 농축산부·농협중앙회와의 토의 끝에 허가를 받아, 전국 조합공동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하나로마트와 주유소 사업이 가능하게 됐다.

매년 신사업을 개발·추진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NH 순한한우의 진화는 어디가 한계일까. 순한한우의 행보를 보면 매년 궁금증을 자아낸다.

 

<인터뷰>엄 기 대 대표

 

“로컬·중소유통업체와 연계 초점”

 

올 유통사업 어려워질 것

모바일쇼핑·온라인에 집

마케팅사업부를 주축으로

능동적 선제적 대응할 터

 

“올해는 한·미FTA의 미결정, 각종 유통사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형 유통매장에서 한우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 올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선방한다고 볼 수 있지요. 일단 대형유통업체보다는 로컬이나 중소업체들과 연계하고, 오픈 마켓과 모바일 쇼핑, 롯데 닷컴 등 온라인 등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엄 대표는 지난해 10월 마케팅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사업부를 신설하고, 악화되고 있는 축산물 유통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NH 순한한우는 이미 안심한우 호남센터, 지역 하나로마트에도 진입했다. 대형유통점 상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 할인행사로 버티고 있다고 판단한 엄 대표는 체인·대리점으로 관심을 돌렸다.

특히 광주유통센터의 기능을 강화할 생각이다. 롯데 납품을 전담하고 있는 1공장 외에 부분육 가공을 시작한 2공장은 농협 갈비세트, 지역 중소유통 선물세트를 떠맡고, 비어 있는 3공장에서는 곰탕·도가니탕을 중심으로 한 2차 가공을 직접 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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