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검출되고, 오리농장에서 AI 발생이 빈번하지만, 다행히도 농장 대 농장 확산(수평감염) 보고는 없다. 올겨울 AI 방역활동이 실효성 있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전북 고창을 시작으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은 10일 현재 12곳이다. 오리농장 11곳, 산란계농장 1곳에서 발생했다. 추가로 전남 장흥 종오리농장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되어 고병원성 여부를 기다리는 중이다.

오리의 AI 잠복기는 최대 3주로 닭보다 길다. 걸렸다 해도 이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확산 우려가 높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농장 간 확산이 없다는 것은 큰 성과다. 올겨울 실시 중인 AI 방역과 관련해 예전과 다른 대처 사항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평가를 모아 중간 점검을 실시했다.

성공요인이 몇가지로 압축됐다. 우선 AI 방역에 대한 정부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성공적인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행정부 전체가 AI 방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올림픽이 가금산업을 살렸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과거 몇 년간을 살펴보면 농림축산식품부만으로는 고병원성 AI를 막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전 행정부가 힘을 모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농축산부 방역정책국 신설도 과거와 다른 변화다. 지난해 신설됐다. 오순민 국장을 중심으로 △방역정책과 △구제역방역과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 등 3개과가 운영되고 있다. 방역정책국 신설 이후 AI 초동대응이 빨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농축산부 직원들이 예전에는 축산 업무를 하다가 AI 발생 후 확산 방지를 위한 태세를 갖췄다면, 지금은 24시간 AI 발생에 예의주시 하는 인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오리 사육 휴지기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3년 이내 2회 이상 AI 발생농장과 반경 500m 이내 오리농장을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12월말 기준 휴지기에 들어간 농장은 모두 180개로 당초 예상 보다 많다. 한 방역 전문가는 “전국에는 3만 5000여개의 호수 등이 있고 이중 35개가 주요 철새 도래지로 꼽힌다. 과거 AI 발생 사례를 살펴보면 최초 발생 농가들 대부분 이 호수들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 AI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 농가들 중심으로 휴지기제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의 경우 두 차례 이상 AI가 발생한 오리농장과 반경 500m에 있는 농가, 시설이 열악해 AI 감염 위험이 있는 86개 농가에 휴지기제를 적용했다. 충남 천안 풍세천 등의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견됐지만 충북까지 번지지 않은 것은 휴지기제를 도입하고, 선제적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란 평가다. 도가 휴지기제에 보상금으로 25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방역당국이 지난 몇 년간 보여 졌던 AI 방역 대응보다 돋보인다. 방역 체계가 진일보 했다는 평가다.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지속되길 기대한다. 이러한 성과가 올해만으로 끝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지금도 끊임없이 AI 바이러스가 전국에서 검출되고 있다.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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