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향상 및 물류비 절감위해 막대한 투자

경기침체로 전반적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수비중이 높으면서 매출성장률, 이익률 등이 불황에도 호조를 보이고 있는 농심의 경영기법이 국내 업계의 관심을 사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현 연구원은 '내수 불황을 모르는 고성장 기업'이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들어 이라크전, 북핵긴장, SK글로벌사태, 노조파업 등 잇따라 터져나온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농심은 주력제품을 기반으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지난 1996년에서 2002년까지 평균 매출성장률이 10.8%로 업종평균 6.3%를 상회했고 순이익률 역시 업종평균 1.4%보다 높은 4.6%를 기록했다.
농심의 내수비중이 95%인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고성장은 국내 육·유가공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농심의 성공요인
농심은 장수브랜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식품업계의 최강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만큼 불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영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라면', '새우깡' 등 대표적 장수브랜드를 계속 만들어 내면서 업계 1위를 지켜온 농심은 지난해 1조1천억원 규모의 국내 라면시장에서 70.9%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8∼10% 선에 머물고 있는 2위권 업체들을 현격한 차로 따돌리고 있다.
이같은 업체 위치 때문에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1.8%, 영업이익은 54.4% 증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고 김 연구원은 말했다.
성공요인은 장수브랜드에만 기인한게 아니라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신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기존의 신라면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의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고가제품인 '생생우동' 등을 출시해 프리미엄급 라면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그 결과 프리미엄급 라면이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등의 성공을 거두었다.
여기에 생수, 즉석밥 등 관련 제품군으로 다각화를 시도해 업계 1위였던 '석수'를 제치고 출시 2년만에 생수 시장의 42.1%를 점유하며 1위를 굳혔다. 즉석밥 역시 지난해 1백20억원이 매출을 올리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신시장 개척에 성공한 것도 고공행진의 결과이지만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철저한 유통망관리와 생산성 향상 및 물류비 절감을 위해 각 종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 역시 고성장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농심은 음식료 제조업이 생산라인 건설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반면,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안성과 구미 공장에 초고속 생산라인을 신설해 원가를 70% 이상 절감했다. 또 향후 매년 7백∼8백억원을 설비 현대화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점
김 연구원은 농심의 사례에서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려면 ▲강한 기업체질 구축이 근본적인 불황대책 수단 ▲핵심사업에서 확고한 지위 확보 ▲성공 영속성의 메커니즘 조직내 정착 ▲내수 중심기업 글로벌화 준비 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호·불황일 경우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기업체질을 강화해야 하고 핵심사업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핵심사업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선 사업확장을 실시해야 한다고 연구서는 밝혔다. 강선 기자 kang@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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