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광역브랜드사업'으로 승부수

 
강원도내 한우농가는 7만4천호로 도내 농업 전체 농가의 22%를 점유하고 있으며 한우생산액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9.3%를 차지하는 등 도내 농업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강원도 한우는 산악지대에서 자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체형과 골격이 크며 조악한 사양관리와 더불어 산간지대 적응으로 체질이 강건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강원 한우의 일부 브랜드는 품질과 청정성을 인정받아 횡성한우, 홍천 늘푸름한우, 평창대관령 한우 등은 수도권 및 대도시로 판매되고 있는 등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우산업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강원도 브랜드 한우고기 또한 명성에 비해 사육규모가 적어 시장 대응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강원형 한우’모델개발을 통해 타도와의 근원적 차별화를 추진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안정적인 사육기반 조성과 품질고급화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도는 먼저 2012년까지 강원형 보증 종모우 10두를 선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2003년까지 당대검정 120두를 실시, 후보검정우 10두를 선발키로 했다. 또 2006년부터는 강원도 보증종모우 정액 8만4천여개를 연간 도내 농가에 공급, 강원도 특성에 적합한 차별화 된 한우 생산을 도모한다.
아울러 조사료 생산 여건이 양호한 지역에 송아지생산기지사업을 조성키로 하고 2007년까지 초지 10ha 이상 확보한 생산자 단체와 전업농가 7곳을 선정,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도가 한우산업 발전의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강원형 한우광역브랜드 사업’.
현재 도내 대부분의 한우브랜드가 시군단위로 육성되면서 지속적인 물량 공급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는 4∼6개 시군을 1개 브랜드 권역으로 묶어 안정적인 사육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강원도는 도의 한우사육기반을 고려하여 권역내에서 자체 수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전제아래 북부내륙권(춘천,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동해권(강릉, 동해, 태백, 속초, 삼척, 고성, 양양), 남부내륙관(원주, 횡성), 중부고원권(영월, 평창, 정선) 등으로 권역을 설정, 권역별로 차별화 된 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다.
사업주체는 농·축협 등 생산자단체 또는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사업은 시장·군수 주관, 모든 업무는 도에서 총괄 운영할 계획이다.
도는 4개 권역의 번식농가에 송아지 전두수 육성지원(아까바네병백신, 송아지설사백신)과 송아지방, 계획교배 등을 지원하고 비육농가에는 입식우 공제가입과 밑소 구입자금 지원, 출하선도금 등이 지원된다.
또 번식농가에서 생산된 송아지는 자체비육 또는 주관업체에 공급하고 비육농가는 농협과 지역축협, 축산계 대학 등의 전문 경영컨설팅과 농가 기술 지도를 통해 12개월 내 전두수 거세를 통한 고급육 생산에 전념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브랜드육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적용 작업장에서 도축과 부위별 포장을 통해 도시 대형 백화점과 유통점, 한우전문판매장에 공급된다.
강원도는 광역브랜드사업이 활성화 될 경우 도내 우수축 생산기반 확충은 물론 현대화된 유통체계 구축과 안정적인 소비기반을 통해 도내 한우산업 발전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옥미영 기자 omy@chukkyung.co.kr


■ 인터뷰

-홍덕표 강원도 축산과장
"강원도 한우의 경쟁력은 전국에서 제일입니다. 지리적인 조건으로 산악지대에 쉽게 적응하는 등 강건한 체질은 기본이며 일교차가 심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마블링 형성이 어느 지역보다 뛰어납니다"
강원도청 홍덕표 축산과장은 강원도 한우산업 육성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강원도 한우는 지리적 특성과 특유의 체질로 타도에 비해 월등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 홍천 늘푸름 한우나 횡성한우 등 전국적으로 이름난 강원도 한우 브랜드의 명성이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강원도 한우는 전국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우산업의 가장 큰 문제인 사육두수 부족으로 일정 수준의 물량을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최근 ‘강원형 한우’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타도와의 근본적인 차별화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2012년까지 강원도 특성에 적합한 보증씨수소 선발 육성을 통해 도내 농가에 종모우 정액을 공급하는 한편 안정적인 사육기반 조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 밑그림이다.
특히 시·군 단위의 브랜드 육성 체계를 강원 남부, 중부, 북부, 동해권 등 4개 권역으로 묶어 육성하는 ‘강원한우 광역브랜드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4∼6개 시군을 1개 브랜드 권역으로 육성할 경우 안정적인 사육기반 확보는 물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로 전국의 유명 브랜드로 자리 매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강원도 한우산업 발전에 누구보다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홍 과장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다. 소규모 영세농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내 한우산업 현실에서 상대적인 응집력과 농가의 호응도가 낮다는 것이 그것이다.
“개방화시대 조직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엔 공감하지만 여전히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는 농가가 적어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홍 과장은“뭉쳐야 산다”는 말을 힘주어 강조하며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작은 희생을 감수하는 농가의 자발적 참여의식을 강조했다.


-강원도 한우사육농가들의 바람
지난 8월 29일 제 30회 한우경진대회 시상식이 열렸던 철원군 공설운동장.
큰수소, 암소, 송아지, 고급육 등 6개 부문에 걸쳐 도내 최고의 한우를 선발 시상하는 이날은 각종 팡파레와 트럼펫 등 화려한 음악으로 장내에는 축제분위기가 가득했다.
이날 시상식 행사에 참석한 홍천 늘푸름 한우회 최부규 회장은 “도내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라면 누구나 이 자리에 서보는 것이 꿈”이라며 “내 고장에서 이렇게 큰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이 마음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농가 사기 진작과 도내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매년 경진대회를 개최해 주는 도 축산당국에 더할 나위 없이 고맙지만 수입개방 등으로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농가들을 위해서는 대회를 좀 더 확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한우산업 미래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았다.
원주에서 온 비육농가 심재권 씨는 “올 추석 대목 대비 10여 마리를 출하하고 나면 우사가 텅 비게 된다”며 “송아지 값이 너무 높아 입식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입식을 계획했다가도 자칫 송아지 값도 건지지 못한 체 소 값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안심하고 사육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고 토로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농가 불신도 강하게 묻어 났다.
이날 시상식에서 수송아지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전인권(평창군 미탄면 백운리)씨는 “남들은 송아지 값이 높다고 부러워들 하지만 농가 입장에선 하루 하루가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한 뒤 “특히 몇 년을 못 가고 없어지고 뒤바뀌는 정부의 한우정책은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며 정부 정책을 비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원도청 농정산림국 축산과 계재길 사무관은 “적극적인 사육의지 독려와 생산 안정 정책에도 불구하고 농가들은 여전히 한우산업 미래에 불안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며 “농가 사기 진작과 도내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매년 개최하는 경진대회도 도와 각 지역 축협에서 일일이 선별, 출전시키지 않으면 출전축이 없을 정도로 농가의 사육의지는 너무나도 소극적”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계 사무관은 “우수한 송아지와 고품질 한우고기 생산은 반드시 승산이 있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한우산업은 내가 지킨다는‘장인정신’의 마음이라면 개방화시대 한우산업 경쟁력은 거뜬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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