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이었던 라니냐 이슈가 축소되면서 대두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아르헨티나가 12월 초중반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가뭄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주요 산지 비 소식으로 인해 작황 피해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아르헨티나의 양호한 날씨 전개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브라질의 대두 생산 전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주요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17/18 시즌 브라질의 대두 생산량이 작년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으나 기대 이상으로 파종 면적과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곡물공급공사인 CONAB은 17/18 시즌 대두 생산량 최대 예상치를 종전 1억 860만 톤에서 1억 92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브라질 식물성 유지작물가공협회(Abiove) 역시 대두 생산량을 종전 1억 880만 톤에서 1억 95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당분간 대두 수입을 자제할 것이라는 소식 역시 전해져 대두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일시에 많은 양의 대두가 수입되어 통관 처리되지 못하고 항구에 적체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대두 수입량을 줄이고 있어 수입 수요 둔화 우려 또한 대두 가격 하락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가 됐다.

옥수수의 경우 하락세는 제한을 받아 낙폭이 크지 않으나 하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12월 미국 농무부 수급전망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미국 내 기말재고량 뿐만 아니라 세계 기말재고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옥수수 가격은 상승 흐름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최근 양호한 날씨로 인한 생육 개선 기대감이 부각되어 옥수수 가격을 끌어내렸다.

12일 발표된 USDA 수급전망보고서에서 관심사였던 미국 내 기말재고는 소비량 증가로 인해 전월 대비 2% 줄었으나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으며 세계 기말재고 역시 약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옥수수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 역시 조정을 받지 않아 전월 수준을 유지함에 따른 실망감이 옥수수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바닥을 다져왔던 겨울밀 가격도 대내외 하락 요인으로 인해 연중 최저점을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있다. 한동안 강세를 보여 왔던 봄밀 가격도 6월 초반의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세계 소맥 공급 과잉 우려가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러시아 농업부는 올해 대풍작에 이어 내년에도 소맥 생산량이 더 늘어 올해보다 1~2%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캐나다 통계청은 올해 소맥 생산량이 지난 9월 전망 때의 2713만 톤보다 더 늘어나 28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수출 실적 부진 역시 소맥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소가 됐다.

달러 강세에 따른 대외 여건 변화 역시 곡물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유력시되고 있으며 달러와 곡물 가격 간의 관계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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