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미국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옥수수 및 겨울밀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져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우는 한편 대두 가격은 11월 중에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가 조정을 받아 상승 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내 곡물 작황 상태와 관련해 대두의 경우 수확은 마무리됐으며 옥수수가 11월 26일 현재 95%의 수확률을 기록하고 있다. 겨울밀의 경우 예년 수준에 맞춰 싹이 트는 단계가 거의 마무리됐으며 겨울 내내 휴면 상태에 머물게 될 것이다. 다만 생육 상태가 예년보다 좋지 못한 점이 문제되어 소맥 가격의 하락세가 제한을 받고 있다.

곡물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미국 내 곡물 작황 및 생산 관련 소식은 내년으로 넘어가고 이제는 소비와 수출에 따른 기말 재고량의 변화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지금까지 미국 내 곡물 수급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나 소비와 수출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면서 재고는 계속해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겨울철에는 사료용 곡물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신곡 수확에 따라 밀어내기 식으로 곡물 수출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대두유를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대두를 미국과 브라질에서 구매하고 있으며 종전보다 수입량을 더 늘릴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한편 미국이 아르헨티나산 대두유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내수 시장에서 대두유 생산을 늘려야 하는 점도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해 대두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내년 미국의 곡물 파종 면적에 대한 전망 역시 곡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한 해의 농사가 마무리되고 나면 다음 해의 곡물 파종 면적에 대한 예상을 하고 있는데 최근 18/19 시즌 주요 곡물의 파종을 가늠하는 예상치를 발표했다.

보다 구체적인 자료는 내년 2월 말 경에 열리는 ‘농업대전망’과 3월 말의 ‘파종예상면적 보고서’에서 나타나겠으나 전반적으로 올해보다는 옥수수 및 대두의 파종 면적이 약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와 달리 소맥의 경우 크게 줄어 99년 만에 가장 적은 파종 면적을 기록할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예상한다.

당분간 곡물 시장은 남미의 곡물 생산량 변화에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 날씨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되는데 라니냐 현상이 심해지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곡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최근 주요 산지에 비가 내려 파종 및 생육에 도움을 줘 곡물 가격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12월부터는 다시 건조한 날씨를 보일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브라질의 경우 양호한 날씨로 인해 파종 및 생육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예측 불가능한 날씨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변할 수 있어 남미 시장의 곡물 생산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만 한다.

외부 시장 요소 또한 상당히 중요해졌다.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곡물 가격은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국제유가도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기간 연장 여부와 미국의 원유 생산 및 재고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세재 개편안 문제와 주요 경제 지표의 변화에 따른 미국 내 주식 시장의 흐름도 곡물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므로 대내외 여려가지 요소들의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를 갖춰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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