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축제의 나라다.

계절별로 봄은 꽃, 여름은 피서지,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꽃 등이 단골 소재다. 때로는 포도, 인삼, 콩 등 지역 특산물이 축제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지역의 특성과 특산물을 잘 살린 축제도 있지만, 개중에는 성격과 일정이 중복돼 관광객이 만 명에도 못 미치는 등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축제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다.

그렇다면 축산업계의 축제는 어떨까.

업계 관계자들은 축산업계 내에서도 이같은 문제점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우의 경우 매년 11월 1일을 ‘대한민국 한우 먹는 날’로, 돼지의 경우 3월 3일을 ‘삼겹살데이’로, 닭의 경우 9월 9일을 ‘구구데이’로, 오리의 경우 5월 2일을 ‘오리데이’ 등으로 지정해 다양한 행사와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축산물 브랜드 페스티벌’‘계란 페스티벌’ 등의 행사도 있다.

하지만 같은 축산업계 내에서도 단합은 커녕 엇박자 행보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만 해도 그렇다.

‘대한민국 한우먹는 날’을 맞아 살곶이공원에서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전국한우협회 주최로 ‘한우 숯불구이 축제’가, 서울광장에서는 농축산부 주최·농협경제지주 주관으로 ‘2017 대한민국 축산물브랜드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또한 같은 날 aT센터에서는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의 주최로 ‘2017 계란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때문에 축산업계의 인사들은 각 행사의 개회식 일정에 맞춰 ‘계란페스티벌’이 개최된 aT센터에 들렸다가 ‘한우 숯불구이 축제’가 열린 살곶이공원으로 넘어가는 웃지 못 할 헤프닝도 벌어졌다.

‘생산자단체들이 사전조율을 통해 미리 일정을 조정했더라면…’이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안 그래도 축산업계에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종사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행사 일정 하나 잡는데도 손발이 안 맞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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