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옥수수·소맥 하락 흐름 유지

기상 악화로 파종 지연 변수

 

10월 들어 주요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살펴보면 옥수수와 소맥은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대두의 경우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곡물 가격에 큰 변화를 줄 만한 요인들이 생겨나지 않음에 따라 곡물 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옥수수와 대두가 수확되고 있으며 주요 산지에 잦은 비가 내리면서 수확이 다소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나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예년에 비해 생육 속도가 뒤처지고 작황 상태 역시 좋은 편은 아니지만 수확량이 시장 예상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옥수수 및 대두 가격의 상승을 제어하고 있다.

미국 중서부 및 중남부 대평원 일대에서는 겨울밀의 파종이 진행 중이며 일찍 파종이 끝난 곳에서는 발아 단계에 들어섰다. 이들 지역에 간간히 비가 내리면서 생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봄밀은 9월 초반에 수확이 완료되었으며 산지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시장에서 우려한 만큼 생산량이 줄지는 않았다.

특히 미국산 옥수수 및 소맥이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저하로 밀리면서 수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가격 하락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브라질산 옥수수와 러시아산 소맥이 미국산에 비해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대두의 경우 양상이 다르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산 대두의 구매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어 수출 실적 호조로 인해 대두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북반구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본격적으로 곡물을 수확하고 밀어내기식으로 공급량을 늘림에 따라 곡물 가격은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방향성에 다소 변화가 주어질 것으로 본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에서는 옥수수 및 대두 파종이 시작되고 있으나 기상 악화로 인한 파종 지연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브라질 곡물공급공사인 Conab은 10월 10일자 보고서에서 2017/18 시즌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상당히 건조한 날씨로 인해 파종이 지연되고 있으며 옥수수의 경우 파종 면적까지 줄어 작년보다 생산량이 5.7%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두의 경우 파종 면적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단위당 수확량이 저조할 것으로 보아 전체 생산량은 7.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달리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곡물의 파종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적기에 이들 국가에서 곡물의 파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예상보다 저조한 생산 실적을 기록해 곡물 가격의 상승 요소가 될 것이다.

주요 소맥 생산국인 호주 역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어 문제가 된다. 최근 주요 산지에 비가 내리며 생육 상태가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어 호주 시장 역시 주목해 보아야 한다.

주요 국가의 17/18 시즌 수급 전망 변화에 따라 곡물 가격의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으며 10월 12일자 미국 농무부의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남미와 흑해 연안 동유럽 국가들 생산량 변화를 토대로 주요 소비국의 소비량 및 교역량 등을 살펴보아 가격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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