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동물약품업체들의 갑질 논란이 보는 이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MSD와 베링거에 이어 조에티스까지 근래에만 벌써 세 번째다.

사정은 이렇다.

조에티스는 지난 1월부터 노조와 임금협상을 진행해왔다.

한 달에 두 번씩 총 18차례의 교섭을 진행한 끝에 6월 결렬됐고, 이후 진행된 파업 여부 투표에서 노조원 95%의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이후 조에티스는 7월 말 노조 비조합원에 대해서만 임금인상을 한다는 초강경수를 둠으로써 노사 갈등의 골이 극에 달했다.

참고로 조에티스는 전직원 55명 중 대표이사와 이사, 팀장급과 계약직 등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 41명이 노조에 가입돼있다.

게다가 최근 조에티스의 경영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실정이다.

반려동물 심장사상충예방약인 ‘레볼루션’과 관련해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조에티스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달 인천에서 열린 세계수의사대회에도 참가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하는 등 수의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평직원들의 임금은 동결한 채 경영진들의 연봉만 인상한 조에티스의 조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에 조에티스 노조는 지난 5일 유성 라온컨벤션 앞에서 조합원 등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조에티스의 양돈백신 세미나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세미나가 개최되는 행사장 앞에서 그 회사의 직원들이 항의집회를 여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된 것.

이날 노조는 세계수의사대회 퇴출과 불매운동을 자초한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는 한편, 현 위기상황을 침몰하는 배에 비유하며 노조가 합심해 조에티스 정상화에 앞장서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조에티스 측은 노사와의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떤 일이든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노조의 외침을 무시한 채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향후 조에티스의 경영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단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노조의 미래가 곧 회사의 미래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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