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에 젊은 피를…

 

<탐방> 국립한국농수산대학

 

20년 동안 4400여명 인재 배출한

「농업사관학교」

 

 

한국농수산대학(총장 김남수, 이하 한농대)은 국내 유일 농림수산업 특성화 국립대학이다. 올해로 개교 20년 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 농어업 분야에 4400여명의 젊은 인재를 배출하며 농업사관학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농촌은 도시보다 더 빠르게 초고령화 되면서 후계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산업의 흥망성쇠를 가름하는 것은 바로 사람.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농어촌 발전대책의 일환으로 1997년에 정부가 한농대를 설립했다. 2006년 9월 한국농업대학, 2009년 10월 한국농수산대학으로 교명을 바꿨다. 2015년 2월 경기도 화성시에서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며 제 2의 도약에 나섰다.

농어촌에 뜻을 둔 젊은이들이 한농대를 지원한다. 졸업 후 바로 농어업에 종사하는 농어업 CEO를 양성하기 위해 이론과 실습이 조화된 샌드위치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은 지역사회에서 리더로서 대한민국 농수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한농대 학생들은 학비 부담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입학금, 수업료, 기숙사비 등 교육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받는다. 경제적인 부담 없이 공부에만 열중하면 된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2인 1실이다. 다양한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남학생의 경우 병역특혜도 주어진다.

 

# 기초이론―현장실습―심화학습

한농대 교육목표는 투철한 직업의식과 현장 중심의 지식기술경영 능력, 국제적인 안목을 갖추고 농어업을 선도할 수 있는 전문 농어업경영인 양성이다.

1학년은 농어업기초지식, 농기계, 종합정보기술 등 공통교과를, 2학년은 국내외 선진농장 장기현장 실습을, 3학년은 전문기술 및 창업설계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여기에 1년의 전공심화과정을 이수하면 4년제와 동일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2학년 때는 선진농장 경영주의 지도하에 실제적인 영농실습으로 농장경영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국내외 장기현장실습을 실시한다.

3학년에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전공 심화 과정을 마치게 된다. 공부의 깊이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졸업 후 경영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졸업논문을 대신한다. 졸업 후의 사업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거친다 만만한 과정이 아니란 평가다.

졸업 후 지속적인 재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부터 전공심화과정을 신설해 4년제 대학과 같이 학사학위 취득과정이 운영되며 졸업생들이 농업과 수산업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졸업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졸업생 교육에도 매진하고 있다.

한 졸업생은 “2학년 때의 실습과 3학년 때 이론적인 공부는 특히나 도움이 됐다. 단순히 이론적인 것만 배웠다면 몰랐을 많은 실무 지식을 2학년 때 실습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실습 덕분에 3학년 때 이론 공부를 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론만 배웠거나 혹 실습만 했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을 이 두가지의 결합을 통해 소중한 지식으로 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 국내외 장기 현장실습

2학년 때는 국내외 장기 현장실습을 실시한다. 연수받을 농장 선정은 학생과 담당교수가 협의해서 결정한다. 외국의 경우 가족농 중심이면서도 몇 대에 걸쳐 가업을 잇고 있는 농장을, 국내의 경우 가족농이면서도 국내 최고 성적 및 차별화에 성공한 농장을 섭외한다. 대부분 개인적으로는 섭외가 어려운 농장들이다. 기간은 1년(2학기) 동안 10개월 이상이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해외 장기 연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집한다. 이 학생들은 일과 후에 영어 등 외국어 공부를 따로 하게 된다. 처음에는 120명 정도가 해외 장기 연수를 준비하다가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많은 학생들이 어학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열심히 한다.

국내외 장기 현장 실습생들은 학기말까지 교과목 보고서와 실습일지를 해당학과에 제출해야 한다. 실습일지는 자신이 관심 있는 테마를 스스로 정해서 하루하루 기록해 나가는 것으로 농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이다.

김남수 총장은 “학생들에게 농장에서 실습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업무에 임할 것을 당부한다”며 “사료와 약품은 어디서 사오는지, 비용은 얼마가 드는지, 인력활용은 잘하고 있는지, 작업 동선은 효율적인지, 어떤 경영관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학년 2학기 때 실습일지 콘테스트를, 3학년 1학기 때는 신입생 앞에서 실습 경험담 발표회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배들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게 된다. 콘테스트와 발표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학생은 해외 연수를 보내준다.

 

# 한우·낙농·양돈·가금학과로 세분화

2018학년도부터 4개의 학과를 신설하고 기존 3개 학과를 각각 분과해 기존 11개 학과에서 18개 학과로 확대됐다. 정원의 41%가 늘었다.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대가축학과를 한우학과와 낙농학과로, 중소가축학과를 양돈학과와 가금학과로, 산림조경학과를 산림학과와 조경학과로 분과했다.

2018학년도 신입생은 550명을 선발한다. 20%(110명)를 농수산인재전형으로, 10%(58명)는 도시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나머지 70%(382명)는 일반전형으로 선발한다.

농수산인재전형은 9월 11일부터 29일까지 원서접수를 한다. 농수산계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예정인 사람이나 농어촌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예정인 사람이 지원한다.

도시인재전형의 원서접수일정은 농수산인재전형과 동일하지만, 특별·광역시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예정인 사람이 지원한다.

일반전형은 오는 10월 10일부터 23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원서접수 이후에는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평가를 진행한다. 11월 14일과 12월 15일에 각각 농수산·도시인재전형과 일반전형의 합격자를 발표한다. 농어촌 자영이거나 영어영농기반 있으면 합격에 가산점이 있다.

김 총장은 “옛날에는 내 자식에게는 농업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한농대 졸업생들은 자식에게 농업을 가업으로 물려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졸업생들이 중심이 되어서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김남수 총장

 

젊은 농군에 ‘실사구시·가치창조·미래지향’

이념 고취

 

 

1997년 문을 연 한농대가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았다. 스무 살의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한농대는 농어촌에서 꿈을 찾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입학정원을 현재 470명에서 내년에는 550명으로 확대했다. 김남수 총장은 이와함께 지난 20년 동안 해왔던 교육시스템, 교과과정, 교과목이 현재의 상황에서 적합한지, 미래 트렌드를 담고 있는지,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학과 주임 교수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교과과정에 대해 재편,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한농대 김남수 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은 한농대의 교육 이념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고령화와 개방화에 직면한 농수산업을 살리고 농어촌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정예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명확한 목적으로 1997년에 설립된 3년제 국립대학이다.

일반대학의 학생들은 연구자가 되거나, 공무원, 회사원 등 다양한 분야 취업을 목표로 한다. 한농대 졸업생들은 농어촌에 정착해 농수산업을 경영하는 CEO를 목표로 한다.

당연히 교육내용도 농수산업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전문기술과 경영자로서 갖추어야할 지식을 실습·실무 위주로 가르치는 등, 차세대 농어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 대학의 교육이념은 ‘실사구시, 가치창조, 미래지향’이라 할 수 있다.

 

― 국비로 교육을 받은 한농대 졸업생들의 의무영농기간 이행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

2016년 조사결과 98.1%의 의무영농을 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비, 기숙사비 등 교육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전부 국가가 부담, 학생들 전원이 국비장학생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3년 동안 국비 장학생으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졸업 후 의무영농 이행 기간(6년) 동안 영농 활동을 해야 한다.

졸업생들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영농에 유용한 인맥이 어느 학교 어느 학과보다 넓다. 산골짜기에서 돼지를 키워도 동문 몇 명과 통화만 해봐도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졸업생들이 지역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졸업생들이 농촌 시군마다 적게는 30명 많게는 80명이 넘는 곳도 있다.

한농대가 20년을 오면서 인정을 받는 것은 실제 현장에서 일할 인재를 키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4400명 정도가 졸업을 했는데 3300명 가량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러한 인맥은 창업 영농 리스크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 졸업생들의 승계농과 창업농 비율은 어떻게 되나.

졸업생들의 영농 형태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농수산업을 경영하는 경우가 57%로 가장 많고, 스스로 창업하는 경우가 23%. 부모님께 농장을 이어받는 승계농이 20% 정도다.

부모와 협동해서 농장을 경영하다가 일정기간 후 독립하는 경우가 20%이상이 되므로 실제적으로 독자 경영은 40%를 넘는다.

축산계열의 경우 창업의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다소 낮은 12%정도다.

참고로 우리 대학에서는 실제 농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실무를 익힌다. 남녀 학생들 모두 용접, 농기계 사용법, 전기 관리 등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기 때문에 현장 적응력이 향상된다.

 

― 3년의 교육기간이 끝나고 현장에서 영농을 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교육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나.

우리 대학은 지난 2010학년도부터 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공심화과정은 3년의 교육과정이 끝나고 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학구열을 충족하고자 운영하게 됐다. 이 과정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영농이행 기간을 유예할 수 있고, 전공심화과정으로 졸업할 경우 일반 4년제 대학과 동일한 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이외에도 부속기관인 평생교육원과 산학협력단을 통해 졸업생뿐만 아니라 농어업인, 직장인 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비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교육원에서는 일학습병행 과정, 미래농산업 CEO과정, 전북농업마이스터대학을 운영해 기존 농업인과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교육한다.

산학협력단에서는 지역별 귀농귀촌 사업을 수행하거나 지역 내 특산물을 재배하는 농업인들에게 전문 지식을 교육하는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버섯첨단품목대학, 화훼류 스마트팜 교육, 수삼수출교육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 학과에서 틈틈이 농어업인을 대상으로 최근 농업 트렌드에 맞는 공개강의를 무료로 진행하는 등 농업인 전문 교육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한농대는 입학금, 수업료, 기숙사비 등 교육에 필요한 일체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한다. 여기에 추가로 다양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장학금이 있나.

교내 장학금은 크게 4종류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매 학기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지급하는 성적우수 장학금 △학과별 실습포장 관리장학생 및 도서관 근로장학생을 선발해 지급하는 근로장학금 △학생회 등에 소속되어 학생자치단체 활동에 공로가 있는 학생에게 지급하는 공로 장학금 △재학 중 학교에서 정한 농어업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에게 지급하는 자격증장학금이 있다.

이 외에도 교외 장학금으로 국가기관, 사회단체, 기업체, 개인 등이 지정한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 한농대는 입학시 학생과 부모 동반 면접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모동반 면접은 2018학년도부터 폐지된다. 대학을 입학하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20대 초반의 학생들이고, 졸업 후 6년이라는 의무영농이행기간이 있어 혼자서 농업을 경영하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확실히 후계인력으로 양성하겠다는 부모님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부모 동반면접을 실시했었다. 이런 면접 방법에 대해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여러 의견과 지적이 있어 부모 동반 면접을 폐지하게 됐다.

 

― 한농대에 입학하길 원하는 사람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우리 대학은 영농에 의지를 갖고 농어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시설과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생 정원이 550명으로 증가되는 등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농수산업을 희망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80% 정도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학하고 20% 정도는 다른 직업에 종사하다가 농업에 뜻을 두고 입학한다.

우리 대학은 모두 수시모집을 하고 있다. 우선 농수산인재전형, 도시인재전형, 일반전형 등 3가지 전형별 1차 서류평가가 있고, 1차 서류평가 합격자를 대상으로 2차 면접시험이 있다.

졸업 후 영농계획 등 필요한 서류를 꼼꼼히 준비해야하고 영농의지 등이 확실하다면 합격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농수산인재전형과 도시인재전형에 지원했더라도 일반전형에 중복으로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지원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 대학 전 구성원은 미래 대한민국 농수산업의 트렌드를 이끌어 갈 핵심 인력 양성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개교 20년을 지난 한농대는 입학정원 증원과 신규 학과 개설 등으로 제 2의 도약을 확실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갖고 있는 시대적 미션을 완수하고 대한민국 농수산업의 청년 CEO를 양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수호 대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조부와 부친에 이어 3대째 소를 키우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서 소 400마리를 사육 중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하면서 자동차 정비 전문가를 꿈꿨다. 하지만 장남으로 가업을 잇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진로를 바꿨다.

가축인공수정사, 축산산업기사, 농기계정비기능사 세 가지 자격증을 대학 재학 시절 취득했다.

김 대표가 농장을 맡으면서 새롭게 도입한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인공수정이다. 튼튼한 개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공수정을 통해 개체를 생산하는 방식이 낮다고 생각했다.

사료 공급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소들에게 농후사료와 볏짚을 따로 줬는데 소들이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할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판단했다. 완전혼합사료(TMR)를 주기 위해 TMR 배합기를 도입했다. 사료와 조사료, 그 외의 영양성분을 배합해서 소들에게 영양이 균형 잡힌 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고급육 출현율 향상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 농장의 한우들은 전국에서 상위 10% 안에 든다. 한우의 우수한 품질을 기반으로 삼아 ‘후대검정농가’로 선발됐다.

김 대표는 한농대 졸업생들이 그러한 것처럼 기록을 중시한다. 하루에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기록한다. 축사 현장에서 휴대폰에 기록하고 축사의 한쪽에 배치된 대형 칠판에 기록한다. 공책으로 된 장부에 기록하고 마지막으로 컴퓨터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으로 기록한다. 기록을 여러 번 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범석 동창농장 대표(특용작물과 2011년 졸업)

 

선배 조언으로 진학…수석 입학

 

6시 기상 착유·밭일 등 번갈아

오미자·젖소 등 다양한 작목

태양광 설치해 전력 되팔아

체험 위주 6차산업 진출 꿈

 

농업고등학교 선배의 조언으로 한농대학 진학을 목표로 정한 오범석 동창농장 대표. 착실한 진학 준비로 수석 입학의 영예를 안았다. 졸업 후 고향인 강원도 정선으로 돌아온 오 대표는 아버지를 도왔다.

오 대표의 하루는 쉼 없이 돌아간다. 아침 6시에 일어나 2시간 동안 젖소 착유를 한다. 8시 아침식사 후 점심 전까지 밭일을 한다. 오후에는 밭일과 축사 일을 번갈아 한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8시 30분까지 착유와 축사정리를 한다. 바쁜 일상은 고된 노동이기도 하지만 오 대표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배움이자 도전이다.

오 대표가 운영하는 동창농장에는 오미자 1만 3300㎡, 젖소 40마리와 함께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고 있다. 돌배나무 1000주와 산마늘 1600㎡ 규모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동창농장은 수익의 안정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자가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에 되팔아 수익을 내고 있다. 100kW의 전력을 생산해 매달 25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축사 정비가 끝이 나고 자금에 여유가 생기면 300kW까지 생산량을 늘려 더 많은 수익을 낼 예정이다.

오 대표는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1년을 보낸 후 다음 해에 특정 시기를 맞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했었는지 좀처럼 기억이 나지 않아서 고생했다. 영농 2년차부터는 영농일지를 주기적으로 쓰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또 “6차 산업을 해보고 싶다. 낙농업과 작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치즈체험, 오미자·돌배 요거트 만들기 체험, 작물수확체험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귀농인들을 돕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 곽동훈 금안농장 대표(중소가축학과 2012년 졸업)

 

닭 20만수 키우며 부농 ‘구슬땀’

 

농장 승계 후 1년 현대화

단순 경영서 과학화 면모

미강·호밀 이용 발효제로

소화·성장에 탁월한 효과

 

전북 남원에 위치한 금안농장의 곽동훈 대표. 20만 수의 닭을 기르고 있으며 연간 120만 수를 출하한다.

2012년 한농대 졸업 후 농장을 승계한 곽 대표는 1년여 기간 동안 계사를 현대식으로 개·증축 했다. 기존 3300㎡ 규모의 계사를 현대화하고 6600㎡ 규모로 2배 넓혔다. 곽 대표는 농장 증축 당시에는 힘들어 후회도 했지만 단순한 농장경영을 넘어서서 점점 기업적인 면모를 갖춰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 스마트시설도 들여 좀 더 효율적인 농장 운영을 해나갈 계획이다.

곽 대표는 병아리들에게 기능성 사료를 먹여 면역력이 높아지고 육질도 좋아지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한다. 곽 대표는 “부모님께서 친환경에 관심이 많으셔서 예전엔 마늘 효소액 같은 고가 발효제를 사용했다. 그러나 가격대비 성능이 좋진 않았다. 결국 미강과 당밀을 이용한 발효제를 개발했다. 육계의 생육에서 출하까지 발효제를 사료와 함께 먹이면 소화에 도움이 되어 성장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24시간 언제라도 계사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나 좋은 시설장비를 갖추느냐보다 얼마나 자주 계사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관심이 소홀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육계를 키우지만 2학년 때 현장실습은 종계농가에서 했다. 육계와 종계는 사양관리 자체가 다르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었다. 졸업 후에는 부화장을 찾아가 일을 배웠다. 종계농가에서 낳은 알을 부화하는 과정까지 경험해보고 싶었다. 종계에서 부화, 육계까지 모두 섭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국태호 거성축산 전무(중소가축학과 2011년 졸업)

 

수치화 가능한 모든 것 매일 기록

 

모돈 1000마리 농장 승계

부친 신념 이해하고 따라

수시로 돼지 컨디션 점검

시설 상태 확인해야 안심

 

전북 정읍에서 모돈 1000두 규모의 한돈농장을 운영하는 국태호 거성축산 전무. 한농대 졸업 후 부모님이 경영해온 한돈농장을 승계했다.

농장의 성적 향상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지만, 당장은 기존에 농장이 운영되던 방식을 배우는 것에 더 비중을 뒀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면 새로운 수익 창출은 커녕 기존의 수익 구조마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규모가 크고 시스템이 이미 잘 갖춰진 곳은 더더욱 기존 운영방식에 대한 완전한 숙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국 전무는 자신의 성공비결은 아버지가 지켜온 철칙을 자신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라 말한다. 우선 철저한 기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치화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매일 꼼꼼히 기록해 둔다.

분만사는 매일 둘러보며 새끼 돼지들의 상태를 잘 살피고, 힘이 없어 어미젖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새끼들이 없는지 잘 살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매일 돼지들의 상태를 살피며 돈사를 관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물과 사료 급여는 자동화했지만 분뇨를 치우고 예방접종을 하고 소독을 하는 일은 손이 많이 간다. 자동화 되어가는 세상이지만 결국 모든 일의 마무리는 인간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국 전무의 생각이다.

이 농장은 사료와 물, 온도 등은 모두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조절한다. 그러나 국 전무는 수시로 돈사를 찾아 일일이 살핀다. 기계가 돼지의 상태를 아는 건 아니기 때문이란다. 사람의 눈과 경험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대학생활은 너무 즐거웠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고, 명확한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고민할 것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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