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수익 높이려면 ‘가성비’ 높은 사료 써야”

 

농협사료는 2012년부터 ‘대한민국 대표농가’를 선발해 오고 있다. 전국의 지사가 우수농가를 발굴 추천하면, ‘연평균 성적 축종별 상위 10% 이내’ 등 객관적 기준에 맞춰 선정한다.

이러한 선발 배경과 관련 장춘환 대표는 “농협사료에 대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표농가를 통한 농협사료 이미지 제고, 고객과의 소통을 통한 고객 중심 서비스 지향과 신뢰도 제고 그리고 농가 간 사양관리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농가의 수익 증대와 축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선정된 대표농가들은 ‘리더스 클럽’이라는 자체 모임을 통해 상호 침목을 도모하며 농협사료 품질 향상 모니터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6기 대한민국 대표농가 한우 부문에 선정된 「수관농장」의 박영효 대표는 1973년 한우를 시작한 후 1976년 외국산 소고기가 처음으로 수입되여 값 폭락의 아픔을 겪으면서 잠시 외유했다가 1981년 다시 한우 사육으로 재기했다. 그는 줄곧 농협사료를 구매하면서 높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농협사료 매니아다. 수관농장을 방문해 박 대표로부터 성공비결을 들어왔다.

 

 

“이 놈은 저쪽 놈의 자식이고, 조 놈은 요쪽 놈의 삼촌이고, 또 저 짝의 놈은 새끼를 배지 못해 비육하는 놈이요.”

수관농장에 첫 발을 들이자마자 박영효 대표는 칸칸이 들어찬 소의 이력을 설명한다. “아니, 이 소가 이 소 같고, 저 소가 저 소 같아 구별하는 자체가 신기한데 어떻게 이력을 꿰고 있느냐”는 질문에 “수십 년 한우를 키우는 축산 농가는 모두 안다”고 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사를 이어가며 능숙하게 이 소와 저 소를 연결하는 박 대표를 보면서 “얼마나 공을 들여 소를 키웠으면…”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수치화된 농장 성적을 보면 선 듯 수긍이 간다. 일괄사육을 하는 수관농장은 4~5개 동에서 암소와 거세우 319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비율은 각각 50대 50 정도다. 연간 출하 마리수는 39마리이고 평균 도체중은 467.3kg으로 전국 평균 420kg보다 무겁고, 평균등심단면적은 100.2㎠으로 전국 평균 91.8㎠보다 높다. 1+등급 출현율에서 보면 92%로 전국 평균 68%보다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수관농장의 연간 순수익은 3억원을 훨씬 넘긴다. 물론 사료 비용, 볏짚 구입, 수의사, 인건비, 동물약품 값 등을 모두 제한 수치다.

박영효 대표가 소를 키우게 된 것도 주변을 관찰하는 남다른 이목 덕분이다. 1973년 제대 후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지’ 미래를 고민하던 그는, 공무원 시험과 또 다른 삶에서 ‘한우 사육’을 선택했다. 경기도 연천군 대광리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군인 가족이 한우 사육을 해오면서 보다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봤던 덕분이다.

하지만 일소로서의 용도가 다한 한우가 ‘고기소’로 비육되고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돼 육류 소비가 빠르게 증가했던 상황은, 소고기 공급부족 현상을 심화시켰고 1976년 처음으로 소고기를 수입했다. 그 여파는 한우 값의 폭락 사태를 초래했고 그 타격으로 박 대표는 소사육을 잠시 접었다. 그가 다시 한우사육을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인 1981년부터다.

박영효 대표의 사육방식의 특징은 ‘암소’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최근에야 암소개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박 대표는 18년 전쯤부터 공을 들였다. 그것도 그의 세심한 관찰 습관 덕분이었다.

“1997년 12일 간 일본 연수를 간 적이 있는데, 우연히 번식우를 사육하는 농가를 보게 됐다. 그 농가의 송아지를 사기 위해 많은 비육 농가들이 찾아왔고, 일반 송아지 가격보다 30~50만원의 웃돈을 주고 사면서도 고마워하더라.”

그때 박 대표는 암소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귀국 후 암소 개량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축사 칸칸이 백보드를 달고 빽빽하게 기록을 하면서 어미소의 이력과 이식한 수정란과의 관계 등을 꼼꼼히 살펴보게 됐다. 그러니 이표에 적힌 날짜만으로도 출생의 비밀(?)을 꿰뚫어 보는 것이 전혀 이상할리 없다.

인공수정부터 혈통관리, 비육우의 거세일, 사료급여량은 물론 출하성적을 통해 우수혈통 역추적 관리 등 축사 칸마다 걸려 있는 기록부를 보면 한 눈에 개체별 특성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18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습관처럼 해온 일의 결실이다.

그는 “거창하게 외국산 소고기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사실 잘 모른다. 하지만 이전보다 더, 여타 농장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유전 능력이 뛰어난 암소를 개량하고, 우수한 정액으로 수정해 고품질의 한우로 사육하는 것이 살아남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우수한 정액만으로는 유전 능력이 좋은 송아지를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오래 전부터 직접 실험해 보면서 알게 됐다. 그렇게 체득된 지식은 육종학을 연구한 학자들의 지식에 버금간다. 그것은 수관농장의 성적이 말해 준다.

종자 개량과 함께 박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록 관리’와 ‘사료비용 절감’이라고 강조한다. 입식부터 출하되기 전까지의 세밀한 기록이 전제되지 않으면 출하 후 성적과 비교 분석이 될 수 없다고 한다.

기록관리는 부지런히 축사를 방문하면서 소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필수적 조건이란다. 매일 소들의 상태를 점검하면 질병의 징조를 조기에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이 없는 암소들을 신속히 도태시킬 수도 있어 낭비적 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료비용의 절감과 관련해서는 당장 눈앞의 성적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소 사육 시작부터 농협사료와 함께 했다. 특히 벌크 형태로 구입하면서 비용을 절감한다. 그는 인근 농가들이 ‘테마사료’ 등과 같은 사료를 구입해 좋은 등급의 소를 출하해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가성비를 따지면 농협사료만한 것이 없단다. 사료비를 제하고, 더 긴 사육월령 등을 따지면 그 농가보다 수관농장의 수익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8년 전부터 암소 개량 등 암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온 박 대표는 일본의 암소경진대회를 예로 들면서 암소 개량은 물론이고 ‘미경산우 브랜드’사업을 전개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영효 대표는 대물림을 준비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축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아들 박수관씨와 의기투합했다. 박수관씨는 이를 위해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무진장축협의 지도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농협사료 대한민국 대표농장인 ‘수관농장’에서는 지금, 아버지 박영효 대표가 수십 년 수작업과 기억으로 쌓아온 경륜을, 아들인 박수관 씨가 매뉴얼화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 암소 개량에 초점

우수한 정액이 우량 송아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암소가 있어야 우수한 종자가 태어난다.

 

▲ 가성비 좋은 사료 선택

당장의 성적이 좋다고 실질 소득이 높은 것은 아니다. 농장에 맞는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향후 더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 철저한 기록관리 필수

입식부터 출하 전까지 세밀한 기록관리가 습관화돼야 한다. 그래야 출하 후 우수혈통 역추적이 가능하고, 질병 조기 차단으로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경제성 없는 소의 조기 도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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