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육가공시대 연 옛 영화 다시 한 번”

 

지난해 말 농협중앙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브랜드 조사에서 농협목우촌의 브랜드 파위지수(Brand Power Index, BPI)가 전년대비 상승, 시장 내 1위를 차지했다. 김용훈 농협목우촌대표이사는 이를 두고 “소비자들이 마음에 두고 있는 브랜드, 즉 TOM(Top of Mind)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1995년 ‘무방부제·무전분·국내산 순돈육’이라는 3무(無)원칙을 내세우며 국내 육가공시장에 진출한 농협목우촌은 동종업계의 반신반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으며, 고품격 육가공품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출시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농협목우촌은 ‘정체’ 상태에서 동종업체들과의 숨가쁜 경쟁으로 힘겹다. 모기업(?)인 구축협중앙회의, 농협으로의 합병에서 빚어진 침체와 맞물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 때문일까? 아니면 미래를 지향하지 못한 현상유지의 경영 때문일까? 올 초 선장을 맡은 김용훈 대표이사에게 농협목우촌의 미래를 들어봤다.

 

“농협목우촌은 우리 축산물 지킴이로서 축산인들과 동고동락을 함께 하며 돼지·닭·오리고기를 비롯 100% 국내산 순돈육으로 만든 햄과 소시지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국내 축산물 유통시장을 선도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발생되는 가축질병으로 경영 압박을 받아왔으며, 수입 축산물과의 치열한 무한경쟁을 전개해 왔습니다. 여기에 최근 고령화·여성의 사회진출이 가속화되면서 ‘혼밥’·‘혼술’이라는 급격한 축산물 트렌드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김용훈 농협목우촌 대표이사는 이러한 주변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기존의 내부 조직의 변화와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반 기업들이 이윤 확보를 최우선으로 경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목우촌은 ‘협동조합기업으로써 국내 축산농가가 피땀 흘려 생산한 국내산 축산물을 팔아주면서 소득 안정을 꾀한다’는 기업 이념을 실천하기에 힘에 겨울 수밖에 없다.

원료육 조달·제조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고, 그것이 바로 영업 부담으로, 경영 압박으로 되돌아오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부 누수를 최소화하고, 조직 운영을 효율화하며,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방법만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구상이다.

올해 농협목우촌의 계량화된 의지목표는 6000억이고, 순이익은 55억원이다. 이는 곧 한 해 동안 603억의 사업량을 확대하고, 68억원의 원가를 절감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이를 위해 김용훈 대표는 5가지의 역점사업을 밝혔다.

첫째, 완전계열화 구축을 위해 양돈 자돈농장과 원종계 및 종계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수직계열 조달물량을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인 원료육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시세의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게 되면 안정적 수익기반을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여기에 전문컨설팅에 의한 체계적인 농가관리와 계열사업 핵심지표 관리로 원가를 절감한다.

둘째, 신성장 동력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한다. 최근 혼밥족, 1인 가구 증가, 편의점 확대, 반려동물 시장의 팽창 등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가정간편식(HMR), 소단량 제품과 팻(PET)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그것이다.

김용훈 대표는 “최근 축산물 소비패턴이 1인 가구 증가로 ‘혼밥족’이 늘어나는 한편 고령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려졌다”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조만간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관련산업도 활성화돼, 기존의 진료·사료·용품 등에서 미용·호텔·보험·장묘 등으로 다양화 되면서 관련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1조8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급속 성장할 전망이다. 목우촌이 팻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것도 성장 흐름세와 동행하겠다는 맥락이다.

또 하나 김 대표는 “온라인 특히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해 B2B(기업 간), B2C(기업과 소비자 간) 사업 확대와 적극적인 M&A, 다양한 협업 사업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사업을 발굴해 목우촌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홈쇼핑과 온라인 시장이 급속 성장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또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인과 농어민의 판로 확충을 위해 2015년 7월 개국한 공영홈쇼핑은 매출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지난해에만 전년비 10배나 커졌다. 농축수산물의 주요 판로로 자리매김한 것도 목우촌이 적극성을 띠는 이유다.

이러한 사업들에 집중하기 위해 목우촌은 지지부진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면서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셋째, 그동안 지적돼 왔던 관리위주의 영업을 과감히 떨쳐내고 철저하게 현장 위주의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을 영업 현장에 우선 배치해 장기적으로 영업력을 키워나간다.

넷째, 생산부문 별로 원가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종합평가기준 마련과 신규업체 발굴 등 본사의 전략적 구매력을 강화하고 통합구매에 의한 입찰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또 부서 별로 효율적 판관비 집행을 통해 내실을 기한다.

다섯째,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하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한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사무소 업적평가 시스템을 통해 평가제도를 개선하고 보상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 훈련 및 경력제도 강화를 위한 예산도 증액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력 양성체계를 갖추고 인력풀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한다.

농협목우촌은 출범 22년을 맞았다. 국내산 프리미엄 돼지고기 ‘프로포크’와 햄·소시지 등 국내 육가공시장이 ‘고품격’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그러하냐”고 묻는다면 선 듯 “그렇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농협목우촌이 이 시점에서 내세우는 슬로건이 ‘화려한 비상’이라는 것은 바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다. 1986년 구축협중앙회에 첫발을 내딛은 김용훈 대표는 1992년 일본 식육전문학교를 수료하고, 농협목우촌 마케팅부장, 축산물위생교육원장, 안심축산분사장, 농협목우촌 전무이사 등을 역임한 축산물 유통의 전문가다.

그가 취임 소감으로 “농협 생활 대부분을 농협목우촌의 조직과 사업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으니, 내 청춘과 함께 한 농협목우촌의 화려한 비상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를 각오가 되어 있다”고 비장하게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용훈 대표는 “올해 육가공 시장에서 장수해온 히트 브랜드 ‘주부 9단’의 뒤를 이어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인 ‘원칙을 지키는 햄’의 정착을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달라”고 주문한다. 농협목우촌 제2의 도약을 그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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